하루 한 점 아트 테라피 - 오늘을 위로하고 내일을 응원하는 명화들
수지 호지 지음, 김세진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월요일이 공휴일이었다. 주말과 이어진 연휴는 직장인에게는 정말 달콤하다. 달콤한 것이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것처럼 달콤한 연휴 끝에 여지없이 후유증이 찾아왔다. 

유난히 일어나기 힘들었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하자마자 산적해 있는 업무를 보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침부터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 얼굴을 보니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폭발하기 직전일 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그림을 보았다.

조지아 오키프의 <회색 선들과 검정, 파랑, 그리고 노랑>은 그러데이션의 채색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다. 중간에 어두운 부분은 왠지 나를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인데,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장 미셀 바스티아의 <격분하는 남자>는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나의 기분을 옮겨놓은 듯하다. 다른 사람 눈에 내가 이렇게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저자는 미술이 단순히 시각을 자극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을 치유하고, 희망을 품게 하며, 신념과 태도를 바꾸거나 회복하고, 자기성찰을 촉진하며, 어쩌면 본인도 잊었을지 모를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뭔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문장을 끊어서 해석해 보니 다 맞는 말이라 수긍할 수밖에 없다.

영국의 신경과학 교수 세미르 제키는 미술작품을 앞에 두었을 때 인간의 뇌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밝히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 (…) 뇌에서 즐거움에 관여하는 부분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 이런 반응은 즉시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제키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술작품을 접하면 몸을 긴장시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는 낮아지고, 쾌락을 주는 호르몬인 도파민 수치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독자의 기분과 상황에 맞는 그림을 자유롭게 찾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명화를 개인적인 기분에 맞춰 마음대로 감상할 수 있으니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이 가깝게 느껴졌다.

나는 먼저 나름대로 그림을 마음껏 느껴본 후에 친절한 해설을 읽고 다시 그림을 보니 그림이 또 다른 느낌으로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다.

제목처럼 오늘을 위로하고 내일을 응원하는 명화들을 보며 아트 테라피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