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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아가
이해인 지음, 김진섭.유진 W. 자일펠더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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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이해인 수녀의 영문시집 『눈꽃 아가: Snow Flower Songs』은 한 사람의 시인이자 수도자의 삶이 얼마나 깊고 조용하게 세계와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답고도 절제된 시집이다. 김진섭, 유진 W. 차일펠더 두 명의 번역자가 참여해 원문의 결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영어권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정제된 언어로 옮겨냈다. 이 시집은 단순히 한글 시를 영어로 번역한 결과물이 아니라, ‘시와 기도’라는 이중의 언어를 지닌 이해인 수녀의 영성이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로 다시 태어난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는 늘 그렇듯, 조용히 마음의 물결을 일으킨다. 일상의 작고 사소한 것들—자연, 계절, 사람, 하느님—에 대한 섬세한 관찰은 시인이자 수도자인 그녀만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다. 『눈꽃 아가』에서는 특히 “눈꽃”이라는 상징이 인상 깊다. 눈꽃은 피었다가 사라지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지니며, 침묵과 기다림, 기도의 형상을 닮았다. 마치 수녀의 기도가 이 세상에 조용히 흩뿌려진 눈꽃처럼, 언어로 응결되어 이 시집을 통해 피어난 것이다.

번역된 영어 시들은 시인의 목소리를 존중하면서도 독립된 미학을 갖는다. 원문이 가진 정서적 깊이나 의미의 층위를 잘 보존했기에, 영어 독자에게도 단순한 소개를 넘은 ‘경험’이 된다. 이 시집은 단지 번역서로서가 아니라, 한국 문학의 영적 아름다움을 세계 문학의 문턱에 올려놓는 작업으로서 의미가 크다.

“시들이 언어의 벽을 넘어 마음을 잇는 다리가 되기를”이라는 바람은 단순한 소망이 아니라, 이 시집 전체가 향하는 방향이다.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시가 단순한 언어의 예술을 넘어서, 영혼을 울리는 기도의 형태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눈꽃 아가』는 이해인 수녀의 61년 수도 여정 위에 피어난 시의 결실이며, 삶과 기도가 하나 된 문장의 아름다움을 영어라는 새로운 독자에게까지 전달하는 가교이다. 언어를 넘어 영혼으로 다가가는 이 시집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위로의 시집이며, 모든 이의 마음속에도 조용한 눈꽃 하나를 피우는 은총을 가져다준다.

* 이 리뷰는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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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일러스트 에디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정윤희 옮김 / 오렌지연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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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단순한 삶을 갈망하게 된다. 『월든』은 그런 갈망의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단호한 응답 중 하나다.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도시의 편리함과 문명의 속도를 등지고, 매사추세츠의 월든 호숫가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2년 2개월, 그는 나무로 직접 지은 오두막에 머물며 자급자족의 삶을 실험한다. 『월든』은 바로 그 실험의 기록이자,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사색의 책이다.

최근 출간된 『월든』 일러스트레이션 특별판은 단지 텍스트를 담은 고전을 넘어선다. 이번 판본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림과 함께 읽는다’는 데 있다. 어둑한 숲, 고요한 호수, 투박한 오두막의 풍경들이 섬세한 일러스트로 되살아나면서, 독자는 소로가 머물렀던 그 시간과 공간을 보다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단어 너머의 분위기, 문장 사이의 정적, 그리고 사유의 여운까지 시각적으로 확장된 이 『월든』은 사색이 시작되는 공간 그 자체다.

소로는 말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삶을 가난하게 만든다.” 삶을 버겁게 만드는 것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내부의 과잉일지도 모른다. 그가 강조하는 ‘단순한 삶’은 결핍이 아닌 선택이며, 도피가 아닌 해방이다. 자연 속에서의 생활을 통해 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 본디 어떤 존재인지를 새롭게 깨달아간다. 이 책은 바로 그 자각의 과정이다.

번역을 맡은 정윤희는 소로의 사상과 문체를 충실히 옮기되, 오늘날의 독자가 무리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문장을 다듬었다. 덕분에 『월든』이 품고 있는 철학적 깊이와 문학적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지나치게 고전적인 어조도, 현대적으로 과장된 어투도 아닌, 독자의 내면에 조용히 말을 거는 목소리로 다가온다.

『월든』은 질문하는 책이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바쁘게 살아가는 오늘의 삶이 과연 진짜 삶인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본질은 무엇인지 묻는다. 동시에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실천적 해답이기도 하다. 읽는 동안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월든’을 상상하게 된다. 그것이 꼭 숲 속의 오두막일 필요는 없다. 하루의 속도를 줄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고요한 순간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월든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지금 이곳, 우리 삶을 묵직하게 돌아보게 하는 영원한 ‘현재형 사유서’다. 그림과 함께 읽는 『월든』은 그래서 더 오래 머무르게 되고, 더 깊이 스며든다. 평생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 있다면, 아마 이 책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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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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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데미안은, 다시 한 번 우리 안의 알을 두드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알’을 품고 산다.
그 알은 깨지지 않는 한, 세상에 나올 수 없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바로 그 알을 깨고 나오는 정신의 탄생기이다. 누군가에게는 성장소설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존재의 심연과 마주한 통과의례가 된다.

이 소설은 ‘에밀 싱클레어’라는 한 소년의 시선으로 시작된다.
가정과 학교, 선과 악, 믿음과 죄의식 사이에서 그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리고 그 혼란은 단순한 유년기의 혼란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아를 받아들이기 위한 고통의 시작이다.

싱클레어의 여정은 ‘데미안’이라는 인물을 통해 방향을 얻는다.
데미안은 기존의 가치체계를 넘어선, 어쩌면 신화적이고도 초월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그는 기존의 도덕이 말하지 않는 영역에서 질문을 던지고, 세계는 선과 악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문장이자, 결국 인간은 자신의 세계를 깨는 일로만 스스로가 될 수 있다는 선언이다.

『데미안』은 감각적 묘사나 서사의 긴장으로 독자를 끌어당기지 않는다. 대신 내면 깊은 곳을 두드리는 문장들로, 조용히 독자를 감염시킨다. 어떤 문장은 철학처럼 느껴지고, 어떤 문장은 기도처럼 다가온다. 책을 덮은 후에도 문장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유다.
특히 ‘아브락사스’라는 개념을 통해, 작가는 신성과 악마성, 모든 대립된 개념을 품는 하나의 존재를 제시한다. 이것은 단순히 신비주의적 상징을 넘어, 현실의 경계 바깥에 있는 내면의 진실에 대한 탐색이다.

이 여정을 번역해낸 사람이 바로 전혜린이다.
전혜린은 1960년대, 이 책을 단순한 번역이 아닌 자신의 삶의 고백처럼 옮겼다. 그리고 올해, 그녀의 번역이 북하우스에 의해 복원되었다. 맞춤법과 표기만을 최소한으로 손본 이번 판본은, 그녀가 원문에 새긴 체온과 숨결을 그대로 담아낸 유일한 판본이다.
그녀가 이 책에 담았던 고독, 결핍, 진실에의 욕망이 문장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 그녀는 이 책을 번역함으로써, ‘싱클레어’라는 이름을 빌려 자신의 세계를 통과했고, 그 시간의 언어가 오늘날 우리에게 ‘읽히는’ 중이다.

『데미안』은 결국 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빛과 어둠, 의지와 유혹, 순종과 반항이라는 내면의 싸움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 둘을 함께 끌어안고 나아가는 것이 성장이며, 성숙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행해야 할 여정임을 이 책은 알려준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어쩌면 우리는 자신이 그토록 외면하고 있던 ‘나’의 얼굴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알 속에 있을지라도, 그 안에서 이미 세상을 깨뜨릴 준비는 시작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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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지 말 것 사랑을 할 것
슈히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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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서포터즈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사랑을 할 것.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흔히 우리는 사랑을 “빠지는(fall)” 감정으로 받아들이지만, 이 책은 그 프레임을 완전히 뒤집는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세워진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감정의 열병이 아니라, 의식의 태도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저자 슈히는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기대를 해체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사랑은 우리가 ‘소유’하거나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고 실천해야 할 ‘능동적 행위’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감정은 깊지만, 중심은 나여야 한다

이 책의 핵심은 명확하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나를 잃는다.”
감정에 취한 순간, 우리는 이성적인 판단을 잃고, 관계의 중심이 ‘상대’로 옮겨간다. 하지만 진짜 사랑은, 나를 잃지 않으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과정에서 싹트는 것이다. 슈히는 이를 통해 자기 중심적 사고가 아니라, 자기 보호적 태도를 말한다.

사랑을 하되, 나를 침몰시키지 말 것.
이 단순한 명제야말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도달한 통찰처럼 들린다.



제목이 곧 메시지다

“Never Fall in Love, Just Love.”

이 영어 부제는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가장 간결하게 요약한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흔히 우리가 쓰는 표현이지만, 이는 곧 통제를 잃는 감정 상태를 의미한다. 저자는 그러한 사랑을 경계하며, 대신 매일의 선택과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행위로서의 사랑’을 말한다. 이성적인 거리두기, 건강한 자율성, 그리고 감정의 절제. 이것들이 진정한 사랑의 바탕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연애에 지친 이들을 위한 작은 회복

이 책은 연애와 이별로 지친 사람들에게도 큰 위로가 된다.
불완전한 감정 속에서 자신을 놓아버린 경험, ‘왜 나는 또 상처받았을까’ 하는 자책 속에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사랑은 운명처럼 빠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매 순간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다.”

이 메시지는 자기회복과 사랑에 대한 재정립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읽는 이의 연애사가 어떠하든, 이 책은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사랑의 재해석’

사랑이라는 주제를 감정적이고 낭만적인 언어가 아닌, 사유와 실천의 언어로 옮긴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일종의 ‘개념 전환’ 텍스트이기도 하다. 마치 사랑이라는 일상적 감정을 하나의 기호적 구조로 재구성한 작업 같다고 할까.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사랑을 할 것』은 단순한 연애 조언서가 아니다. 이 책은 사랑을 하나의 태도로 재정립하고, 사랑 앞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감정에 익사하지 않고, 삶의 중심에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연애에 지쳐버린 이들에게,
혹은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충분히 건넬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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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 - 문태준 시인의 초록문장 자연일기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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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문태준 시인의 산문집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는 단정하고 사려 깊은 문장으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기록한 에세이이다. 제주라는 땅에서 흘러간 다섯 해의 시간은 단순한 일기나 농사일의 나열이 아닌, 시인의 감각과 철학이 오롯이 배어 있는 ‘살아 있는 문장’으로 새겨져 있다.

이 책은 ‘여름, 가을, 겨울, 봄’이라는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구성되어 있으며, 계절마다 다른 빛깔과 냄새, 감정과 기도를 품고 있다. 마치 농부의 손으로 갈무리하듯, 시인은 하루하루의 자연 속에서 감정의 흔적을 따뜻하게 그러모은다.

시인이 제주로 거처를 옮긴 이후, 그는 직접 호미를 들고 풀을 매고, 땅을 일구며, 씨앗을 뿌리고 꽃을 맞이한다. 시를 짓던 손이 흙을 만지고, 글을 쓰던 눈이 들꽃과 돌담을 바라본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연의 숨결에 귀 기울이고, 인간 존재의 무게를 새삼 가늠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모든 ‘느낌’과 ‘깨달음’의 기록이다.

표지에 흐드러진 초록 식물의 실루엣처럼,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는 화려한 수식이나 장치 없이도 묵직한 울림을 안긴다.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는다”는 문장은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자연 앞에 선 인간의 겸허한 자세이자, 회복에 대한 희망이다.

문태준 시인의 문장은 매우 정제되어 있으면서도 감각적이다. 이를테면 ‘작약꽃이 성당 같고 절 같다’는 비유나, ‘얼음 밑의 거실에서 살아가는 물고기’라는 묘사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인의 깊은 내면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그는 자신이 돌보는 밭의 이름을 ‘구구전’이라 부르고, 마치 생명의 기록을 이어가는 사관처럼 땅의 시간과 식물의 언어를 노트에 옮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시를 읽는 듯한 농사의 언어를 선사한다. 동시에, 묵묵히 자신과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태도를 보여준다. 뽑아낸 잡초를 한 줄 한 줄 기억하고, 계절을 해마다 다른 리듬으로 느끼며, 그 안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시인은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품는다.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는 단순한 자연예찬이 아니다. 이것은 일상을 산문으로, 생을 문장으로 다시 세우는 작업이다. 그 안에서 독자는 나지막이 묻는다. ‘나는 얼마나 자연 속에서 내 삶의 리듬을 듣고 있는가?’, ‘나는 이 고요한 세계에 귀 기울인 적이 있는가?’

누구보다 조용히, 그러나 가장 정확하게 자연과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책은, 하루를 무탈하게 살아내는 이들에게 한 송이의 위로로 다가온다. 지금, 서러운 일이 마음속을 지나가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꽃이 피고 있으니, 잊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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