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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책세상 세계문학 13
메리 셸리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5년 4월
평점 :
#서포터즈 #도서제공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한 공포 소설이나 괴물 이야기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 존재의 본질, 과학의 윤리, 창조자와 피조물 사이의 관계, 외로움과 소외의 고통 등 복잡하고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괴물’이라는 말이 누구에게 적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게 되었다.
메리 셸리는 이 작품을 19세의 나이에 집필했지만, 문장 속에 담긴 통찰은 놀라울 정도로 성숙하고 무겁다. 이야기는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자의 신체를 이어붙여 생명을 창조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는 피조물이 살아 움직이는 순간, 자신의 창조물을 외면하고 도망친다. 이 장면은 인간이 자기 욕망에 의해 어떤 결과를 만들고도 그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방기의 대가는 너무나도 크고 잔혹하다.
무명의 ‘괴물’은 인간 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사랑받지 못한 채 스스로 인간이 되기를 절망적으로 갈망한다. 그는 언어를 배우고, 문학과 철학을 익히며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려 하지만, 외형으로 인해 끊임없이 거부당한다. 결국 그는 자신의 창조자에게 복수하고, 인간 세계와 자신 사이에 놓인 넘을 수 없는 벽을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파괴해간다.
이 작품의 가장 비극적인 지점은 괴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괴물을 만든 인간이다. 빅터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싶어 했지만, 창조 이후의 책임과 윤리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무감각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현대 과학기술—특히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이 떠올랐고, 인간이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이 소설은 외로움과 소속되지 못한 존재가 겪는 고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괴물은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복합적인 존재이다. 그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며, 동시에 그 누구보다 파괴적인 힘을 품고 있다. 그가 지닌 이중성은 독자에게 ‘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프랑켄슈타인』은 고전이지만,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한 질문들을 품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책임, 인간됨의 조건, 사회의 배척과 고독, 창조와 파괴 사이의 간극… 이 모든 것이 소설 전반에 짙게 깔려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윤리적 물음을 오래도록 마음에 품게 되었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 이야기다. 가장 괴물 같은 것은 괴물이 아니라 인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메리 셀리는 놀라운 예리함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싶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문학적·철학적 완성도를 동시에 지닌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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