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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 - 차별과 편견을 허무는 평등한 언어 사용 설명서
오승현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11월
평점 :
우리는 살아가면서 착하게 사는 것이 다가 아니란 말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착한 사람이 더 많이 피해보고 손해보는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 누군가를 속이거나 제압할 목적이 아니라도 때로는 좀더 독한말, 쎈말을 함으로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거나 혹은 기죽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목적 외에도 너무 순하다고 욕 한번 안 하는 사람들조차 사실 알게 모르게 남을 상처받게 하는 말을 하게 된다. 그것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의도하지 않은 말 중에는 이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상처주는 말이라고 생각지 못한 것들이 참 많다.
결론은 힘있는 자가 하는 말은 대체로, 그 힘이란 다수가 인정할 때 그것이 폭력적이든 악하든 상관없이 용인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을사보호조약이 힘없던 조선에게는 불평등조약이었지만 일본에게는 그야말로 보호조약이란 것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 성폭력, 동성애 등등 생각해보면 그와 반대되는 사람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편견 때문에 나타나는 비판을 담은 말들이다.
특히 유교이념이 바탕되는 우리나라는 무엇을 향해, 그것이 남성주의든, 유교주의든, 혹은 사대주의든 알게 모르게 어려서부터 공식, 비공식적으로 사회통념에 굳어져 교육받기 때문에 그 생각과 말을 의식하고 쓰지 못할 때가 많다. 더구나 그것이 기업의 의도적인 광고와 결합하여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면 사회적 환기가 어렵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미 맹목적인 대중의 힘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상적]인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바르다는 기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면 그 정상적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는 반성이 든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거짓이 아니다. 하지만 순화되고 따뜻하게 말 한마디 하는 것 조차 습관되지 않으면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꼭 연세 많으신 분들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따뜻한 말을 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상처주지 않는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뭐 사회적으로 나도 모르게 사용하던 말이라면 당장 고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런 말에 대한 생각을 깨닫는 것부터가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책을 읽는 것은 엄청난 교육과 학습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알지 못했던 말, 단어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