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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나 - 우리 시대 살아 있는 지성들이 발견한 행복
김형석 외 지음 / 프런티어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행복한가? 그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을까?
근 20여년을,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직장생활...한 직장에서 15년을 넘게 한 우물만을 파며 살았던 내 삶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렵다는 문제가 직장으로 내 삶으로 깊숙하게 들어오니 마치 인생이 꼬이는 듯한 기분에 갈피를 잡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정으로 의리로, 아니면 쌓여진 시간의 가족같은 애정으로 내가 받아야 할 몇년간의 대가를 법으로도 어쩔 수가 없어 포기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분노마저 일어났다.
남들은 몇년 동안 반복되었던 바닥으로의 질주를 벗어나지 못한 건 내 탓이라고 하기도 하지만....난 아직도 길을 헤메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경력은 오히려 나이와 맞물려 방해가 되는 것 같고...나이 들어 새로운 경력을 쌓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날 부끄럽고 물러서게 한다.
이렇게 정신없이 복잡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기웃거릴 때 이 책이 내 손에 펼쳐졌다.
솔직히 처음엔 이 시대의 유명 지성인들이 말하는 행복타령인가 싶어 쳐다보기도 싫었다.
그래서 책을 넘기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책등이 보이지 않게 뒤집어 놓았나 보다...
8인의 저자들은 각자의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이란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아 명성이 있고,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보편적이라 말할 만한 이름일 것이다.
저자의 이름을 빼고 그들의 행복론 또는 행복했던 이유들에 대해 풀어보면...
행복이란 인간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사람이 성장함에 있어 자신에게 성실하다면 사랑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행복을 깨닫게 된다....
행복은 자신이 추구하는 구체적 목표, 즉 자기 실현의 과정이든 결과이든 끊임없이 연구하고 학습하며 깨달아야 한다. 그 구체적 통로가 대학에서의 학문이 될 수 있다.
행복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찾아 크든 작든 성취감을 느낄 때 자신만이 아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성취감은 어느날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삶의 습관이 중요하다. 그런데 좋은 습관들을 쌓기 위해서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날 갑자기 행복이란 걸 찾을 수 있거나 깨달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재가 행복한 아이가 자신의 인생 역시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행복을 맛본 사람이 행복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듯 자신만의 돋보임으로 행복을 깨달을 수 없다. 부딪치며 함께 이웃하며 사는 삶 속에서 감사함을 알게 되고 그것이 행복임을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의 시간을 흘려 보내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간절함을 실천하라. 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면 내 생각이 바뀌고, 패턴이 달라져 목적을 향해 가게 된다. 단순히 기능적 도달이 아닌 자아의 성숙이 이뤄지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사소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내게 없는 것만을 소망하느라 내게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버리는, 행복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삶은 아닐까? 있어서 남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베풀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기부하는 삶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나눔의 행복을 찾아야 한다.
행복은 가정 안에서 시작된다. 부모와 자녀간의 친밀함. 이스라엘 교육의 핵심은 대화이다. 대화를 통한 이해, 즉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행복인 것이다.
각 저자들 김형석, 이어령, 강성모, 문용린, 진영, 황농문, 김영순, 전성수 선생님들의 이름을 빼고 봐도 어느 부분에서는 저자들의 영역을 엿볼 수 있는 행복론이다.
자신의 일을 통한 행복은 아마 나이 듦에 따라 비례하는 것 같다.
아마 지금 책을 읽은 내 현실이 이런 자신의 인생 경험, 사회에서의 경력을 통한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꾸 치우치게 생각되는 것이리라....
책 속에서 특히 공감이 갔던 부분은 가족 안에서의 행복을 배우는 부분이다.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하는 것이 서툴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행복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세상의 수많은 크고 작은...내게 향한 행복을 깨닫는 것이 느리거나 지나칠 수 있다는 것....내 주변에도 구김살 없이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들을 보면 어려서부터 가족간의 사랑을 충분히 받는 것 외에 물질적으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된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어떤 저자는 펜으로는 이런...내가 공감했던 행복에 대해 피력하면서도 정작 공교육에서 반하는 정책을 부단히 실천했던 것들을 생각하면 책을 출판하는 저자의 오만함? 자신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느끼게 된다.
물론 이 책을 비난하려 마지막 문장을 넣은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의 다른 관점에서 말하는 행복.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냐는 것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인생과 깨달음을 알게 해주었기에 나는 행복한가 라는 질문에서 과거에 행복했던 것들과 현재, 미래에 행복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