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반성문
조영진 지음 / 세이코리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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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에는 다정한 남편이지만, 쌓아두었던 화가 폭발하면 돌변하는 남편에게 이 책을 권했다. 남편의 첫 반응은 "나, 반성해야 되는 아빠인건가?"라는 물음이었다. 하지만 이내 책소개를 살펴본 후에 읽어보겠노라고, 성장에 대해서만큼은 진심인 사람이기에 서평에 도전해보겠다고 하였다. 아이들도 성장 중이지만, 부모가 처음인 어른들도 아이들을 키우며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는 사실은 잊어서는 안될 터였다.

아래 내용은 부모 12년차인 남편이 이 책을 완독한 후에 써준 서평이다.

나의 아버지는 내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돌아가셨다.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당시에는 사춘기가 오기 전인 철없던 유년 시절이라 아버지의 죽음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곧 바로 시작된 경제적 가난은 나를 불우하면서도 삐뚫어지고 싶어질 수밖에 없는 질풍노도의 사춘기 유년시절을 가져다줬다. 연이어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둘째형의 사고는 갓 시작되는 20대의 젋음을 아버지의 부재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간호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적 재건을 위해 주어진 제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청년의 시절은 그렇게 지나갔다. 바쁘게 지나갔고 내 삶에 부족한 무엇가를 채우고 갖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보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어서 순응하면서 살았지만, 만약 그때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아버지가 있었다면, 정말 아빠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는 결혼 적령기의 청년이 될때까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경제적, 정서적, 소양적 결핍을 느꼈다. 아버지의 부재는 지금도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마음 어딘가에 저장된 상처난 생채기처럼 이미 성인이 된 나의 모습 안에 녹아져 있을리라.

나는 [아빠 반성문] 이란 책을 받아 앞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과거를 다시 돌이켜봤다. 작가도 꿈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통해 과거를 돌이켜보고 또 자신의 자기다움이 진정 무엇인지 해석하면서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뒤틀린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던 것처럼 나는 이 책의 서두를 통해 과거의 나, 아빠가 없던 나의 삶을 돌이켜봤다. 그리고 저자의 삶과 나의 삶이 조금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저자는 모든 이가 '생존 도구'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어떤이는 '문제를 일으키는 말과 행동'으로 또는 사회 생활 속에서 '중심잡기'로 연인 사이에서는 '의존'을, 가족 안에서는 '순종'을 이렇듯 다양한 생존도구로 삶을 지탱한다고 한다. 또한 이 생존도구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시작되고 일종의 관계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반응이 곧 자신의 삶에서 관계를 형성할 때 핵심도구로 쓰인다고 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나의 생존도구는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릴적 자신의 모습과 대면하게 만든다. 나는 어떤 생존도구로 살아왔던가?

아이는 부모의 삶을 보고 자란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가보지 못한 미래라고도 한다. 내가 가보진 못한 미래에 있는 나 자신. 그게 나의 아이들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좋은 아빠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무엇을 해야 좋은 아빠로 기억될까. 이런 고민을 수도 없이 한다. 이 질문을 명쾌하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 어떤 부모도 늘 자식에게는 불충분한 사랑을 줬다고 할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부담을 덜어준다.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애써서 뭔가를 가르쳐들려 하지말고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유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에게는 충분한다고 말한다. 있는 존재감 하나만으로도 아빠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위로한다. 이 책을 읽으면 뭔가 생각이 단순해지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상담 사례를 소개하며 내 안의 '버럭이'를 보게 했다. 나 또한 분노조절장애 환자처럼 갑자기 폭발하는 분노가 있었기에 그 상담 사례는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나름 안심이 되었다. 나뿐만이 아니구나. 하지만 그걸로 그냥 끝나면 안되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버럭이'가 왜 과격하게 사이렌 소리를 내면서 내 맘 구석구석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드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된다고 한다. 그걸 이해해야 내 안에서 혼자 끙끙대는 버럭이를 끌어안아줄 수 있다고 한다. 나의 '버럭이'는 이렇게 모습을 드러냈고 나와 마주할 수 있었다.

저자는 심리학의 대가로 보인다. 아빠들과 진행한 심리상담 사례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아빠라면 한 개쯤은 무조건 걸리는 아주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아빠들의 모습들을 담았다. 그 중 기억나는 사례가 있는데 빨간색 색안경을 끼고 보는 민수씨와 침묵하는 주현씨 사례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마음 속에 대상인 '표상' 에 관한 것인데 대인관계에 있어서 이 표상이 미치는 영향력이 결국 가족들에게까지 미치는 사례다. 부정적인 표상은 가족들의 말을 왜곡해서 듣거나 작은 것에도 분노로 반응한다. 때로는 과거에 수치스럽고 무시당했던 경험 때문에 가족 안에서 자연스럽게 침묵할 때도 있다. 모두 과거의 내모습, 즉 내면과 마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빠의 내면도 가정 교육에 있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해준다.

또한 심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의 모습도 나온다. 아이의 필요를 너무 잘 알아서 미리미리 정답을 챙겨주다보니 아이들의 선택이 아닌 일반적인 강요가 되어버린 경우다.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하고 있는지, 나 또한 우리 자녀들이 마땅히 그 나이에 누려야될 경험과 실패들을 사랑이랍시고 하나밖에 없는 선택지를 강요하고 결국 아빠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요즘의 회사에서도 싫어하는 통제, 지시, 명령을 가족들에게 하고 있었다.

글 중에서 동의할 수 없는 내용도 하나 있었다. 아빠의 삶의 방식과 아이의 삶의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가난한 홀어머니의 외아들로 자랐던 저자의 삶의 방식과 지금 교수인 아버지의 아들로 자라고 있는 저자의 아들의 삶은 달라야 한다는 것. 즉 가난한 삶을 자식들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요즘 MZ세대에게 부장들은 하지 말라는 '라떼는 말이야' 처럼 말이다. 아이는 아빠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서는 안된다고 하고 또래의 아이들과 그 시대의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야 한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이 맞으려면 아버지의 삶이 부끄러울 때나 그렇다고 생각했다. 과연 우리가 읽는 훌륭한 위인들의 삶의 태도나, 배워서 길이 보존해야되는 전통에 대한 것들도 가르치지 말고 버려야 되는걸까? 자고로 아빠의 삶은 자녀들에게 위인의 삶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면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의 세대를 포함하여 자식을 이해한다는 말 아래 가족들의 개인주의를 표방하고 그것이 가족 안에서 지키고자 했던 신념까지도 쉽게 무너뜨리는데 그냥 방관하고 있겠는가? 비록 자수성가한 아빠의 삶이 옛된 가난한 자의 삶의 태도를 가졌을지라도 그것 하나만으로도 가족 안에서 존중받고 사랑 받아야 된다. 그의 삶의 모습도 그 당시에는 최선의 방식과 후회없는 삶의 결과였기 때문에.

책의 후반부 PART3에 접어들면서 나는 상담 받는 느낌이들었다. PART2까지는 내담자의 사례를 들며 서툰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가르쳐주고 보여줬다면 PART3에서는 나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받아주고 보듬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소 거창하게 표현했지만 아마 글 속에서 보이는 작가의 주장을 두 아이를 키우는 있는 내가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후반부 글을 통해 나의 과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진심을 아이들에게 의미있게 전달하지 못한 서툰 나의 모습도, 또 아이들 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안전기지'가 되고자 노력했던 모습도, 안전하지 못했던 나의 어릴적 가족 모습으로 인해 내가 왜 안전을 그토록 중시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될지 짧지만 지혜롭게 써져 있다. 자녀들에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느낄 때도 있었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한편의 일본 영화에 대한 설명으로 '아버지'와 '아빠'의 차이도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결국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로 인해 행복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지금의 노력하는 모습으로도 충분히 족하고 그 존재감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의미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안도감과 함께 아이들로 인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된다.

그래서 이 책은 PART3부터가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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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아이와 가볼 만한 곳 1193 - 유아, 초등 교과 추천 여행지를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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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나 초등 자녀가 있는 집,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구비하길 권하고 싶은 책은 책을 만났다.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색다른 국내여행 가이드북이다. 여행의 장점은 누구나 알 것이다. 특히 유아와 초등시기의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즐거운 여행의 경험은 평생동안 아이와 부모에게 큰 선물과도 같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을 접하는 것이 설레였고, 이 책을 꼼꼼히 살펴보며 감탄을 거듭했다. 그 이유를 이 리뷰에 담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는 17년간 여행 콘텐츠와 서비스만을 만들어온 여행 콘텐츠 전문가이다. 현재는 타블라라사 출판사의 대표가 되어 다양한 여행 관련 도서를 기획 집필 출판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몇 안되는 '관광벤처'에 타블라라사가 선정이 되었고, 그해 신입부분 우수관광벤처로 수상도 하였다.

이 책의 장점을 하나씩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지식별 여행지 소개!

아이들이 교육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지식(연계되는 교육과정이 표시됨)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관련 여행지를 추천해준다. 여행을 통해 만나는 지식은 풍성한 배경지식이 되어, 관련 교과과정을 접할 때 즐거운 추억과 함께 배움이 더 효과적으로 일어나게 만들어 준다.


뒤쪽 '지식별 여행지 인덱스'에서는 각 지식별 주제에 연계된 더 많은 여행지 목록이 나와있다.



2. 테마별 여행지 추천!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큰 도움이 될 테마별 여행지를 추천해준다. 공공기관, 방송국, 대학교, 산업시설, 해외 문화원 등 특별한 경험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다.



3.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 전국 MAP 제공!

여행계획을 세울 때, 시간절약을 위해 동선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지도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에이든만의 전국 지도가 제공되어, 지도만 보고도 여행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 책에 나온 지역별 지도는 서울, 수도권 북부, 수도권 남부,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제주로 분류되었으며, 각 지역별 지도에 '아이들과 같이 가면 좋은 여행지'가 잘 정리되어 있다.


4. 전국의 1193개 여행지 소개!

지식별, 테마별 여행지 소개 뒤에는 지역별로 지도와 함께 세부 여행지가 소개된다. 어디를 갈까 고민될 때, 이 책 한권을 펼치고 각 지역별로 가고 싶은 곳을 정해보고 경로를 짜보자.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라는 생각과 함께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더 설레어질 것이다.



5. '여행지에서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를 제안한다!

여행지에 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행지와 관련된 의미있는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 값진 여행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알려주세요'를 활용한다면 부모와 아이 모두 더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알려주세요' 텍스트 박스 안의 색은 컬러별로 관련 교과목을 나타낸다. 사회는 초록색, 과학은 파란색, 국어는 빨간색, 미술/음악은 보라색, 바슬즐/실과는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6. 초등 교과 과정에 맞는 여행지 인덱스 제공!

이 책의 각 여행지 소개에서 연계교육과정을 표시해두기도 하였지만, 별도로 '교과별 여행지 인덱스'를 제공하여1193개의 여행지를 학년-교과 표로 묶어 놓았다. 우리집 아이의 해당학년에 따라 원하는 학년, 교과를 연결지어 여행을 계획하기에 좋은 정보이다.



유아나 초등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이 여행서적은 보물같은 책이 될 것이다. 아이와의 여행 계획을 세우고자 할 때 충분한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라 생각하기에, 의미있는 여행이 고민인 부모들에게 강력추천한다. 아울러 초등 고학년이라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고 여행계획을 같이 세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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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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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토록 놀라운 에세이가 있을까? 그의 자전적 에세이를 보며 당장에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는 휘발되는 모든 순간의 기억과 생각들의 가치를 알았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붙들어 글을 쓰며 생각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로인해 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딜지 모를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의 삶의 방향은 여전히 글을 쓰며 미래를 향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베스트셀러작가이다. 그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들은 35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가 데뷔 30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자전적 에세이로, 스펙터클한 그의 삶과 글쓰기의 모든 비밀이 담겨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감탄이 줄줄이 나왔다. 어디하나 그냥 저절로 된 글이 없었다. 그의 노력이 알알이 박힌 문장들을 접하며 감사함과 배움과 사색이 이어졌다.



이 책은 그의 유년시절부터 예순 살인 현재까지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담고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마법을 부리기도 한다. 이 책을 단숨에 읽기보다는 아껴가며 읽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쓰기가 생계의 수단을 넘어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는 듯하다. 나는 서스벤스를 창조하는 시계공 같은 소설가의 일에 관해 아들과 틈틈이 이야기를 나눈다. 서사의 완성도를 높일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빠르고 강렬한 이야기 전개에 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는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서스펜스 메커니즘을 만들어 낼지, 어떻게 하면 놀라운 결말을 만들어 낼지 진지하고도 양보 없는 토론을 벌인다.

아들은 내게 만족하지 말고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중략)

우리 누구에게나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중략)

우리는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p470~471, <예순 살, 에필로그>중에서



그는 지금까지 5만 시간 가까이 글을 쓰면서 배우고 성장해왔으며, 글을 쓰는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끼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해왔던 것 같다. 입이 쩍 벌어지는 대작들을 써내며, 가히 최고라고 불릴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겸손하며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려 한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딱 한 가지 바꾸고 싶은 게 있긴 하다. 삶을 대하는 태도. 다시 할 수만 있다면 삶의 순간순간을 더 음미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다."라고 고백한다. 더 이상 완벽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렇게 겸손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웠다.

이 에세이를 읽다보면 위기를 기회의 순간으로 바꾸는 삶의 자세,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진취적 자세, 미래는 상상하는 이들의 것이라는 삶의 열정, 좌절이 있을 때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며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 등.. 수많은 놀라운 순간들을 베르베르 작가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무조건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베르베르 작가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은 독자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그에게 매료되고 그에게 더 배우고 싶어질 것이다. 끈질긴 노력없이 이루어진 것은 오랜 기간 빛을 발하기 어렵다. 우리 누구라도 빛을 발하는 삶을 살 수 있기에, 이 책을 읽고 큰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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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 권하는 물리학 - 어려운 물리학을 왜 배워야 할까요? 10대에게 권하는 시리즈
이강영 지음 / 글담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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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물리학을 왜 배워야 할까? 그 답을 차근차근 알아볼 수 있는 친절한 책! <10대에게 권하는 물리학> 이 책은 정말 10대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학창시절, 나에게도 물리는 도전적인 과목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과목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서, 물리가 재밌다는 친구들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리를 좋아하는 이들은 어떤 점에서 물리가 재미 있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그 궁금증이 하나둘씩 풀린다. 물리학이 그렇게 여렵기만 한 학문은 아니었으며,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분야임을 느끼게 해주는 책! 누구나 물리학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북 같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과거에 물리를 좋아했던 학생이었고, 꾸준히 물리학을 깊이 파고들어 현재는 대학에서 물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분이다. 끊임없이 연구를 진행하였기에 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고, 과학의 대중화에 힘쓴 결과물로 다수의 과학도서를 집필하였다. 이번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10대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게 써진 책이라는 것이다. 다소 방대하고 어려울 수 있는 물리학의 핵심 내용들이 반듯하게 잘 정리된 책이라서, 물리학의 입문서라 해도 무방할듯 하다.


아래는 이 책의 목차이다.


1장 물리학이란 무엇인가요

2장 물리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3장 현대물리학은 어떻게 발전했나요

4장 물리학은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이용되나요

5장 물리학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요


각 장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보면 어떻게 이 한 권의 책에 다 담을 수 있을까 싶다. 이 책은 입문서와 같기에, 모든 내용을 깊이 있게 파고 들기 보다는 물리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폭넓게 다루며 '물리'라는 숲을 조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다가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을 만난다면, 관련도서를 찾아 병행하여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확장독서를 하다보면 나무와 숲을 모두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일부를 공유하면 아래와 같다.


1장 물리학이란 무엇인가요

물리(䥼理)라는 말은 '사물의 이치'라는 뜻이며, 물리학이 다루는 대상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 다른 과학과 물리학은 어떻게 다를까? 가장 큰 차이점은, 물리학의 경우 같은 현상을 다루더라도 더 보편적인 원리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물리학을 공부하면 어떤 유익이 있을까? 물리학과 연결되는 직업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리와 수학의 연관성은? 물리학과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하는가?' 등의 물리학과 관련된 궁금증을 하나둘씩 풀어준다.



2장 물리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옛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을까? 물리학은 어떻게 본격적인 학문이 되었을까? 자석과 번개가 지닌 힘을 어떻게 연구했을까?' 등의 물리학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물리학이 출현하게 된 이유를 풀어주니, 물리학에 대한 호감도가 점차 상승하는듯 하다.



3장 현대물리학은 어떻게 발전했나요

현대물리학의 거장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해 알아보고, 원자란 무엇인지, 그리고 양자역학과 입자물리학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현대물리학의 큰 흐름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4장 물리학은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이용되나요

물리학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물리학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를 이해할 수 있으며, 알고나면 더 재미가 있다. 빛을 통해 보는 세상도 물리학을 통해 더 쉽게 이해가 된다. 물리학의 발전으로 다양한 디지털 문물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개념이 바로 에너지인데, 과학자들이 다양한 에너지원을 찾은 덕분에 지금 우리가 매일 전기 에너지를 사용한다. 물론 물리학에서 앞으로 새로운 자연친화적인 에너지원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5장 물리학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요

물리학은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세계를 확장시키며 발전하여 왔고 새로운 개념들이 계속해서 나왔기에, 미래의 물리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먼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리학의 흐름에 기반하여 가까운 미래의 물리학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우주와 물질을 이해하기 위한 천체물리학과 우주론, 보다 근본적인 이론을 찾기 위한 노력들, 양자 정보학, 응집물질물리학 등의 발전 방향을 짚어볼 수 있다.



이 책은 과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읽는다면 너무나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아울러 물리를 어렵게만 생각했던 학생들에게도 물리가 생각보다 흥미로운 과목임을 알게 해주는 멋진 책이다. "공부의 이유를 알아야 공부를 잘한다"는 말처럼 이 책은 물리를 왜 배워야 하고 얼마나 중요한 학문인지를 알게 해주는 책이기에 물리학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10대들에게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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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문장 - 작고 말캉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정혜영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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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어린이의 문장을 통해 깨달아가는 어른의 섬세한 시선, 그 시선을 함께 바라볼 수 있음에 감사함이 넘치는 책인 것 같다. '어린이의 문장이 이렇게나 멋진 거였구나!' 깨달음과 함께 우리집 아이들의 글도 좀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솔직하고 말랑말랑한 표현들을 마주하다보면, 아이들의 순수한 내면을 다시금 깊이 바라보게 된다. 저자는 어린이의 문장들을 쉬 지나치지 않고 세밀하게 바라보며 그 안에 숨겨진 반짝이는 순간들을 어른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읽는 내내 마음에 온기가 돌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23년차 초등학교 교사로, 어린이의 문장을 일상적으로 접하며 그속에서 보물같은 마음을 발견하고, 아이들에게 배운 것들을 글로 공유하는 작가이다. 이번 책은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원작 <어린이의 문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래는 이 책의 목차이다.


1부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2부 지루한 매일을 찬란하게 사는 법

3부 바람 빠진 내 마음 다정 불어넣을 시간

이 책에 나오는 어린이의 문장은 한 줄 문장도 있고, 좀 길게 쓴 글도 있다. 하지만 그 길이와 상관없이 어린이의 문장이 주는 감흥은 여전히 크다.




저 멀리, 잘 짜여진 여행을 통해서만 특별한 행복을 얻는 것이 아니다. 그저 평범할 것 같은 일상속에서도 좋은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색다른 순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얻기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리고 감사할 수 있는 여유를 찾아야지 다짐해본다.

아래의 어린이 문장을 통해서는 다정한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서툴렀던 친구에게 잘할 수 있다고 응원을 보내는 다정한 존재! 우리 어른들은 이 마음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자녀들을 바라볼 때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면, 응원하기 보다 더 빨리 해야 한다고 조급한 마음만 표현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순수한 아이들의 문장을 통해 배워가는 삶의 지혜들을 공유하며 우리가 잊고 있던 중요한 가치들을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잊고 있던 순수한 감정들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어린이 문장들을 바라보며 '맞아! 나도 이랬던 적이 있었는데...' 과거의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현재 내 곁에 있는 아이의 속마음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 저자가 고백하는 '궁극의 순수를 만날 때 몰려오는 감동'을 만나보고 싶다면 함께 이 책을 읽고 지친 일상에 쉼을 더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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