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쩜 이토록 놀라운 에세이가 있을까? 그의 자전적 에세이를 보며 당장에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는 휘발되는 모든 순간의 기억과 생각들의 가치를 알았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붙들어 글을 쓰며 생각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로인해 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딜지 모를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의 삶의 방향은 여전히 글을 쓰며 미래를 향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베스트셀러작가이다. 그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들은 35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가 데뷔 30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자전적 에세이로, 스펙터클한 그의 삶과 글쓰기의 모든 비밀이 담겨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감탄이 줄줄이 나왔다. 어디하나 그냥 저절로 된 글이 없었다. 그의 노력이 알알이 박힌 문장들을 접하며 감사함과 배움과 사색이 이어졌다.



이 책은 그의 유년시절부터 예순 살인 현재까지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담고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마법을 부리기도 한다. 이 책을 단숨에 읽기보다는 아껴가며 읽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쓰기가 생계의 수단을 넘어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는 듯하다. 나는 서스벤스를 창조하는 시계공 같은 소설가의 일에 관해 아들과 틈틈이 이야기를 나눈다. 서사의 완성도를 높일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빠르고 강렬한 이야기 전개에 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는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서스펜스 메커니즘을 만들어 낼지, 어떻게 하면 놀라운 결말을 만들어 낼지 진지하고도 양보 없는 토론을 벌인다.

아들은 내게 만족하지 말고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중략)

우리 누구에게나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중략)

우리는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p470~471, <예순 살, 에필로그>중에서



그는 지금까지 5만 시간 가까이 글을 쓰면서 배우고 성장해왔으며, 글을 쓰는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끼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해왔던 것 같다. 입이 쩍 벌어지는 대작들을 써내며, 가히 최고라고 불릴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겸손하며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려 한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딱 한 가지 바꾸고 싶은 게 있긴 하다. 삶을 대하는 태도. 다시 할 수만 있다면 삶의 순간순간을 더 음미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다."라고 고백한다. 더 이상 완벽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렇게 겸손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웠다.

이 에세이를 읽다보면 위기를 기회의 순간으로 바꾸는 삶의 자세,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진취적 자세, 미래는 상상하는 이들의 것이라는 삶의 열정, 좌절이 있을 때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며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 등.. 수많은 놀라운 순간들을 베르베르 작가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무조건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베르베르 작가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은 독자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그에게 매료되고 그에게 더 배우고 싶어질 것이다. 끈질긴 노력없이 이루어진 것은 오랜 기간 빛을 발하기 어렵다. 우리 누구라도 빛을 발하는 삶을 살 수 있기에, 이 책을 읽고 큰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