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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세상 - 나는 음식에서 삶을 배웠다, 환경부 선정 "2016 우수환경도서"
켈시 티머먼 지음, 문희경 옮김 / 부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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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켈시 티머먼'을 아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는

베스트셀러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

'식탁위의 세상'의 저자이자,

 


타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포트폴리오 지에

기고를 해 온 저널리스트이고,

 

 

무엇보다도,

 

궁금한 건 끝까지 알아내고야 마는

끈질긴 모험가이다.

 

 

평소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들을 동경해왔다.

나도 저널리스트가 되겠다고,

그래서 세상의 많은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다듬어내어 사람들에게

휴머니즘을 전하고 싶노라고,

그렇게 생각해왔었다.

 

 

그러던 찰나,

도서출판 부키에서 신간 '식탁 위의 세상'의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우연한 기회에 첼시 티머먼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내가 평소 개인적으로 추구하던 세계관과 굉장히

맞닿아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그래서 책을 받아 볼 기회를 얻게 된 거였다.

 

 

 

먼저, 이 책은 비문학이다. 그러니까, 그의 이야기는 전부 '사실'이다.

 

이 책을 읽은 많은 분들이 다음과 같이 생각하셨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에 이렇게 뚝심있고 호기심많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장장 375페이지에 걸친

그의 기나긴 여정과 이야기의 시작은 이러했다.

 

그가 평소와 같이

스타벅스의 콜롬비아 로스트를 내려 마시던 중,

 

문득 이 커피가 정말 콜롬비아에서 왔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나였다면 ', 그랬겠지 뭐.'라면서 넘어가 버렸을 그 질문에

그는 답을 찾기 위해서 직접 '콜롬비아'로 떠난다.

 

와우.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초콜릿을 만드는 '서아프리카'

바나나 원산지 '코스타리카'

바닷가재를 낚아올리는 '니카라과'

그리고 사과주스를 만드는 사과 생산지 '중국'

 

으로 떠나,

각 국에서 우리가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그 음식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우리의 식탁 위로 올라오는지를

정말 생생하게 기록하고 담아서

전달해준다.

 

이 과정에서 그가 가장 주목해서 보여주려고 한 것은

커피, 초콜릿, 바나나, 바닷가재, 사과주스가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고된 노동을 통해

험준한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을 거두어들이는

'노동자'들이 있었다는 것이라 생각했다.

 

*

*

*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음식들에 대한 나의 가치관은

송두리째 달라졌다.

 

*

*

*

 

일단 커피는, 그냥 아침에 잠을 깨우기 위해

재빨리 내려 마시는 흔하디 흔한 커피가 아니라,

가파른 산비탈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 매달려 커피를 따는 농부들의 결실이었다.

가장 가증스러운(?) 점은, 이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처럼

'속이는 마케팅'을 펼쳐 온 커피 판매점들의 상술이었다.

차라리 그런 말이나 하지 말지.

 

 

초콜릿은, 당분이 땡길때,

얼른 편의점에 들러 잔돈을 내고 사먹을 수 있는 간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코브라에 물려 죽을 수도 있는 우림에서

심지어 몇몇은 노예에 가까운 상태로

끝도없는 노동을 통해 만들어낸

카카오 열매로부터 얻어진 고귀한 음식이었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초콜릿 한 입에

생사를 알 수 없는 떠나간 동생을 그리워하는

아프리카 한 마을 여자의 눈물이 있었다.

 

바나나도, 내가 마트에서 들었다 놨다 하면서

비싸네 마네 생각하기만 했던 과일이 아니라,

폭우를 뚫고 출근해, 빗속에서

농약을 맞아가며 일했던(지금은 농약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농부들의 고되고 고된 노동이

제 값도 받지 못한 채 거래되는

그런 과일이었다.

그리고 그 적은 임금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아이들을 부양하며

그 아이들만큼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기를 바라는

한 아버지의 따뜻한 부정이 담긴

그런 과일이었다.

 

 

바닷가재는

많이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고급 요리라고 한다.

켈시 티머먼이 이번에도 역시 직접 잠수를 하려다

(스쿠버 다이빙을 할 줄 앎에도 불구하고)죽을 고비를 넘기는 순간을 읽으면서

역시나 이렇게 영화에나 나올법한

스펙터클한 잠수부들의 하루 하루가 모여

지금의 바닷가재 요리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다.

 

 

사과주스도, 오렌지주스와 양대산맥을 이루며

빵과 함께 정말 쉽게 먹던

그런 사과주스가 아니었다.

일단 사과주스는 '사과농축액'이 들어간 주스였고,

(난 평소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먹었다.)

이 농축액은 대게 중국에서 왔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미국 FDA도 전체 수입식품의 2.3퍼센트 정도만을 검사한다고 하니

안전하지 않은 식품이 수입될 가능성도 충분한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물론 그 사과를 만들어내는 농장의 중국인 농부들은 사과주스를 마시지 않는 역설적인 환경에 처해 있고,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이런 사실들을 밝히면서

그는 단순히 그의 체험 수기만을 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는, 단순한 데이터만으로 보여줄 수 없는 진짜 사실들을

그가 체험한 노동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대로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이성' '감성'

'데이터' '체험'의 조화가

그의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을

설득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 또한, 이건 정말 믿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 끼, 한 끼 식사를 이어나갈 때마다

이 음식은 어디에서 왔을까?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뭐든지 쉽게 구하려 하고,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도시인으로서의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켈시 티머먼!

 

그의 전작,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

도 어떤 내용일지, 꼭 사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도전정신의 모험가 켈시 티머먼,

읽기 쉬운 번역은 물론, 자세한 각주와 설명을 해 주신 번역가 문희경님,

궁금해지는 그리고 공감가는 표지 디자인의 최성경님,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기획해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해 주신 부키 출판사까지

또 한번,

모두의 소중한 노력을 통해

 

세상은 오늘도 이렇게 바뀌고 있다. :-)

 

 

 

 

***

 

 

http://whereamiwearing.com/

 

 

 

그가 지금도 글을 올리고 있는 whereamiwearing 사이트도 재미있다.

이렇게 켈시 티머먼의 팬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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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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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단 한권의 소설만을 발표했던 하퍼 리의 신간, 

'파수꾼'의 발간 소식은 지난 여름동안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치매에 걸린 하퍼 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둥, 

각종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 또한 의심 반, 기대 반으로 교보문고로 달려가 파수꾼 초판 1쇄를 구입해왔다. 


 

'파수꾼'을 읽기에 앞서, 왠지 경건한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앵무새 죽이기'를 복습하며 (집에 있던 책이 사라져서 새로 구입함 ㅠ)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의 감동을 다시금 느껴보기로 했었다.  


흑인 인권운동이 활발하던 시기 미국에서 특히 그랬겠지만, 

그 이후에도 다양한 사회에서 '앵무새 죽이기'는 교과서와도 같은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아마도, 이 책은 나를 포함한 수 많은 개인에게도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음에 틀림없다. 


다른 명작들과 함께 '앵무새 죽이기'는 

나의 마음 속 정말 소중한 책 진열장에 고이 모셔져 있는 그런 책이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파수꾼'을 읽고나서 

'애티커스 핀치'를 변절자로 만들어버렸다며 혹평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이 책을 굳이 읽은 다음에,

'앵무새 죽이기'를 소중한 책 리스트에서 파기(?)시켜야 하는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안 그래도 마음에 등불이 될 만한 책도 별로 없는 마당에, 

그나마 있던 이야기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선뜻 '파수꾼'을 읽기가 겁이 났었다.


하지만 무엇이 달고 쓴 지는 직접 먹어보아야만 알 수 있는 법.

이미 호기심이 두려움을 넘어선 뒤였기 때문에, 

나는 집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기어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고야 말았다. 




------------------------

(아래 부터는 책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째로, 이야기로부터 받은 인상은,


다 자란 진 루이즈가 철없고 패기만 가득한 지금 나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나와 다른 것을 믿는 사람들과는 이야기조차 하기 싫어하는 내 모습. 

하지만 삼촌은 끊임없이 진 루이즈를 다독인다.

그들과 대화 해야만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나이를 먹어 갈수록 전혀 성장하지 못한 고집불통 노인네가 될 뿐일 거라고.

그런 말들이 나에게 하는 말인 것만 같아 가슴을 마구 후벼팠다.


나도 진 루이즈처럼 법률적 용어나 기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지식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그냥 가슴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 신념이 되었던 것이다.


세대 갈등이든, 이념 갈등이든 어떤 것이든 간에 

그렇게 세상에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갈등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다만 그것이 내 부모님이 되었을 때는, 

정말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아이에게 커다란 사람으로 각인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부 모습을 이상화해서, 

그들의 부모가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거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갈등의 씨앗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갈등에 그저 '사랑한다'는 말로 모든 것을 덮어 버리려는 아버지의 행동은,

사실은 이것이 더 이상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좁혀지지 않을 생각의 골.


그저 그렇게,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만이

진 루이즈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을까?


책을 읽으면서 아마도 하퍼 리가 진 루이즈이고, 

또한 진 루이즈는 같은 생각을 하고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수 많은 청년들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로는, 마음에 남는 구절이 있다. 


많았지만, 특히 한 구절을 꼽는다면, 

애티커스 핀치가, 행크 때문에 화가 난 진 루이즈에게 던진 말이다.


「글쎄다, 아내를 속여서 장 볼 돈을 가로채면서도 식품점 주인을 속일 생각은 떠올리지도 못하는 남자들이 있지. 사람들은 정직을 작은 칸들에 나눠 다니는 경향이 있단다, 아가. 여러 가지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정직하면서도, 다른 점에서는 자기 자신도 속이곤 하지.」 - 335 p.


행크를 위한 변명이기도 하지만, 이는 역시 애티커스 핀치, 

자기 자신을 위한 변명이기도 한 것 같았다.


그 커다란 양심에는 절대로 견줄 수 없는 사소한 욕심에 너무도 쉽게 내어주고마는 것이 

인간의 정의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신이 아니니까.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는 우리의 작은, 또는 커다란 양심을 지켜줄 '파수꾼'이 필요한 걸지도 모른다.

우리가 한 사람의 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퍼 리는 인종차별과 갈등이 심각하던 당시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이것이 해결되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인종과 세대간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도 이런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가

사회를 더디지만 발전하도록 부추겨온 동력임은 분명한 것 같다.




세 번째로는,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선악 구도가 단순한 전작에서의 감동보다

그 경계가 불명확하고 복잡한 '파수꾼'에서의 감동이

더 오래갈지도 모르겠다.


두 작품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에서 

서로 전혀 다른 작품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이들이 연결된 작품이고 더 나아가서는

'파수꾼'이 '앵무새 죽이기'를 완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기 합리화에 빠진 나이든 애티커스 핀치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앵무새죽이기'를 통해 남겼던 교훈의 색이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포함해서 세상은 여전히,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앵무새를 죽여서는 안되는 거라는

그 교훈이 정말 필요하다.


다만, 그 이상적 교훈과 현실주의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할 지는 과제로 남아있으며

'파수꾼'은 그 일단면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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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아폴리네르 시집 : 내 사랑의 그림자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10
기욤 아폴리네르 지음, 성귀수 옮김 / 아티초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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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아티초크의 빈티지 시선 중 몇 권을 구입했다가, 지난 번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에 이어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를 읽게 됐다.

내가 선택한 표지는 아리따운 여인의 뒷모습이 그려진 표지! 처음에 책을 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단지 표지 속 여성의 표정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이 표지를 선택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어갈 때 쯤, 아니 한 중간 쯤 읽었을 때 깨달았다. 아. 이 표지가 진짜 책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표지였구나.ㅋㅋㅋㅋㅋㅎㅎㅎㅎ

정말이지 처음에는 뭣모르고 지하철에서 읽다가 약간 민망해져서 책을 좀 좁게 펴서 몰래(?) 읽기도 했을 정도였다. 푸하하.

캬. 정말 사랑꾼도 이런 사랑꾼이 없다.

아폴리네르의 사진이 책 중간 중간 인쇄되어 있는데, 눈망울이 부리부리한 그의 얼굴만 봐도 굉장히 열정적으로 사랑을 할 것 같은 인상이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사랑하고 찬미한, 이 책의 주인공 루! 루이즈 드 콜리니샤티용의 사진도 있는데, 우와 정말 지금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의 소유자였다. 그러니 아폴리네르는 얼마나 그녀가 아름답게 느껴졌을까? 이건 사진을 봐야 더 감정이입이 잘 될 것 같아서 구글링을 통해 사진을 가져와 봤다. 책에 실려있는 사진과 같은 사진이다! 사진은 아래에 있다.

사진출처: 아티초크 출판사 트위터 https://twitter.com/artichokehouse/status/658645456071692288

 

좀 민망한 구절도 다소 (아주ㅎㅎㅋㅋ) 많은데, 이게 처음에는 오잉? 이러면서 놀라면서 봤지만 뒤로 갈수록, 그 열정적인 사랑의 표현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녀의 사랑을 얻지 못한 좌절을 시적으로 승화해서 표현하고 있는데, 시인의 심경변화가 정말이지 그대로 전달이 되어 느껴졌다.

 

뭐 이 책의 앞에 보면,

'아폴리네르

프랑스의 유일한 시인'

이라고 블레즈 상드라르 라는 작가가 이야기했다고 하고,

​'그는 최전방에 자원해 죽음을 무릅씀으로서

사랑을 정당화했다.'

라고 클로드 드봉이라는 작가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요 시선을 읽으면 정말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일전에 우연히 TV프로그램을 보다가, 어떤 음악인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예전 대중가요에서는 마음 아픈 사랑이 참 많이 표현됐었는데, 요즘 대중가요의 가사를 보면 사랑까지 가지도 않고 썸만 탄다, 라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마치 그런 비슷한 생각이 들었달까? 아폴리네르의 깊고 열정적인 사랑은 요즘 시대를 사는 내가 보았을 땐 정말이지 그 어떤 것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순수하고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일단, 이렇게 많은 양의 시를, 최전방에 자원에서 포격을 하는 와중에, 사랑하는 그녀를 떠올리면서 쓸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나는 이렇게나 편하게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면서도 하루에 시 한 편도 제대로 쓸 수 없건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아폴리네르처럼 -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 조금 더 마음 속 깊이 동경하고 열망하는 그런 사랑을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다면, 메마른 요즘 사람들의 감성이 조금이나마 깊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왜, 요새는 조금만 진지하고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오글거린다'라는 말로 그 진심을 폄하해 버리는 행위가 싫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 시들을 읽고 나서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일까요?

물론, 이번에도 정말 좋은 번역가님의 번역, 인상 깊었다. 성귀수 번역가님! 이름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찾아서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시집 맨 뒤의 해설을 읽고 나서야 조금 더 시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문학을 사랑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탄생하고, 그 책이 한 사람의 가슴에 이토록 많은 영감과 열정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니....... 정말 가슴 벅찬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20세기 초반의 열정적인 사랑을 간접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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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스맨의 재즈 밀리언셀러 클럽 144
레이 셀레스틴 지음, 김은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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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엔 황금가지 출판사의 신간, 액스맨의 재즈를 읽게 됐다.

나는 책을 고를 때 상당히 신중한 편인데, 제목, 작가, 역자, 그리고 출판사까지 내 맘에 쏙 드는 책만을 골라보는 편이다. 지난번 포스팅했던 책들도 그런 이유로 고르게 됐었다. 이번엔 어릴 때부터 셜록홈즈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언니가 산, 황금가지에서 나온 검은색 표지의 전권이 본가에 있었고 자연스럽게 읽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추리소설을 좋아하게 되어서 아르센 뤼펭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었었다. 사실 셜록홈즈는 다른 출판사에서도 단편을 엮어서 내거나 하는 식으로 출판이 되기는 하는데, 그 어떤 것도 황금가지 판을 따라갈 수가 없다. 완벽한 번역은 물론이거니와 원본에 삽입됐던 그 삽화가 참 한 몫을 하는데 진짜 어두운 밤에 셜록홈즈 한 권이랑 따뜻한 차 한 잔이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을 정도였다. 그러한 이유로, 그러니까 왠지 모를 출판사에 대한 신뢰감과,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한다는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기대하면서 황금가지 페이스북을 통해 신간 액스맨의 재즈의 서평단에 신청하게 됐던 거였다. 책은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다. 좀 두껍지만 사실 뒷부분은 완전 흥미진진해서 순식간에 휘리릭~ 지나가게 된다. 추리소설은 밤마다 자기 전에 노란 불 켜놓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서 숨죽이며 읽는 게 묘미라 생각되어 그렇게 일주일을 읽었다.

20세기 초 뉴올리언스: 어떤 사건이라도 당장 일어날 것 같은, 황량한 도시!

이 소설은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미국 뉴올리언스의 특징을 정말 생생하게 재현하고, 소재로서 소설에 정말 잘 녹여냈다.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사는 도시, 그렇기에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도시, 왠지 모르게 흐리고 텁텁한 날씨가 연상되는 도시, 부패한 지배자들의 손안에 놓인 착잡함이 묻어나는 도시.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책에서 그린 20세기 초의 뉴올리언스는 딱 이런 느낌이었다. 어떤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추리소설로서는 최고의 배경이 아닌가? 액스맨 사건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 정말 납득이 된다.

나도 재작년 11월에 뉴올리언스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느낀 뉴올리언스는 이상하게 따뜻한데 이상하게 황량한, 그런 분위기였다. 전자의 이유는, 재즈의 도시답게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재즈소리가 흥을 돋우고, 사람들의 표정이나 제스처에서도 왠지 모를 정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후자의 이유는, 보는 그대로 도시의 색 자체가 날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필름 한 장 낀 것처럼 흐렸고, 재즈가 울리지 않는 골목은 부두교와 관련된 물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등 으스스했기 때문이었다. 이주민들이 모여 산다는 것, 그것도 이런 도시 분위기에 한 몫 했었겠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셜록홈즈의 발자취, 초자연적 현상이란 있을 수 없다는 과학적 신념!

다음으로 이 소설은 앞서 내가 찬양한 셜록홈즈의 광팬이 만들어낸 책이 분명한, 덕심이 묻어나는 책이라는 점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여주인공 아이다가 셜록홈즈를 좋아하며 탐정사무소에서 일한다는 설정만 본다 하더라도 고개가 끄덕여질 거다. 그 밖에 범인을 쫓고,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이 왠지 모르게 셜록홈즈를 떠올리게 한다. 아이다가 셜록홈즈를 따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겠지.

뿐만 아니라, 초자연적 현상인 것처럼 보이는 사건이 실은 과학적으로 분석 가능한 현상으로 서서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정말 셜록홈즈의 현대판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액스맨이 도끼를 들고 재즈를 연주하지 않는 집에 쳐들어가 무차별하게 사람을 죽이고 의미를 알 수 없는 타로 카드를 꽂아둔다라는 이 초자연적 현상이 어떻게 이해 가능한, 현실의 일로 밝혀지는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조건들 때문에 늘 내가 셜록홈즈가 쓰여지던 시기에 태어나지 않았으며 이제 새로운 셜록홈즈 시리즈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던 그 마음이 왠지 레이 셀레스틴의 소설을 통해 충족된 느낌도 들었다. (, 재단에서 선정한 새로운 작가가 신작을 발표를 하고 있긴 하지만, 왠지 아쉽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등장하는 인종차별문제

주요 인물 중, 범인을 쫓는 인물은 총 네 명으로 추릴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들은 인종으로 구별된다. 흑인인 루이스와 아이다, 이탈리아인인 루카와 백인인 마이클이 있다. 사실 뉴올리언스는 오랜 기간 노예제도를 비롯한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했던 남부지방의 대표격인 도시이며, 지금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이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만 해도, 청소를 해 주는 분이나 서빙해주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흑인이나 히스패닉 인종의 주민이었다. 지금은 노예제도는 존재하지 않지만 경제적, 직업적 격차로 차별의 흔적이 남아있는 듯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소설에서도 놓칠 수 없었던 문제였을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각기 다른 출신과 인종이라는 배경이 있고 그 배경이 어떤 식으로든 사건의 진행과 그들의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특히 여주인공 아이다는 흑인 치고는 밝은 피부색 때문에 흑인에게서도, 백인에게서도 이중적 차별을 받게 된다. 이 모든 상황을 이겨내며 탐정이라는 꿈에 도전하는 그녀가 정말 멋졌다. 이런 역사를 반영한 인종차별이라는 구체적인 설정은, 지금까지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에, 이 소설이 좀 더 현실적일 수 있도록 해 줌과 동시에 사회성도 잃지 않게 해 주는 것 같다.

주요 인물들에 대한 대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미리 얻고 싶지 않다면 아래 내용은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우선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루이 암스트롱이 루이스라는 이름으로 젊은 흑인 재즈 연주자로 등장한다. 솔직히 루이 암스트롱을 모르는 사람은 진짜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할 거 같다. 바로 이 점에서 여러 사람들의 공감과 몰입도를 최대로 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작가가 참 영리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튼, 고아이고 경제적으로는 힘들지만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고 재능을 발휘하는 루이스를 책 읽는 내내 응원하게 됐었다.

다음으로는 그의 오랜 친구이자 사립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며 셜록홈즈의 광팬으로 나오는, 아이다가 있다. 특히 셜록홈즈를 좋아한다는 설정이 맘에 들었다. 아이다는 피부색이 밝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차별의 대상이 되는데, 그 아픔을 견뎌내며 동시에 끈기 있게 진실을 추구하는 호기심과 노력이 정말 멋진 여성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인 마이클은 액스맨 사건을 전담하게 되는 형사이다. 흑인 여성과 가정을 이룬 백인으로서 차별의 대상이 되며 그 사실을 숨기느라 전전긍긍한다. 또 다른 인물인 루카의 죄에 대해 증언을 해서 형을 살게 한 바 있어서 그가 출소하자 자신을 해코지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루카는 감옥에서 갓 출소한 전직 부패 형사로, 일전에 몸담았던 마피아 보스 카를로의 부탁으로 범인을 쫓기 시작한다. 사실 부패 형사라고 해서 뭔가 선과 악의 대립 구도인가라는 생각을 처음엔 하게 했지만, 그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증언한 마이클을 원망하지도 않았고, 그저 돈을 모아 고향으로 떠나겠다는 생각을 하는, 어찌 보면 동정심이 가는 캐릭터다.

묘하게 끊어지는 듯한 이야기가 연결되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다. 각 장의 인물들이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서 처음에는 여러 인물의 배경과 성격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모이게 되기 때문에 나처럼 사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재미있는 건, 그 전 장이 루이스와 아이다의 이야기였다면 다음 장에서 루이스는 멀리 길가에 보이는 흑인 청년으로 등장하게 된다거나, 지난 장에 있었던 살인사건이 경관에 의해 보고되는 식으로 이어진다는 거다. 약간 느낌이 예전에 방영했던 테마극장?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추리소설의 진정한 묘미라 할 수 있는, 범인 추리하기도 흥미진진했다. 초반에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등장했던 우미글리아니가 범인일까? 이렇게 어리숙한데? 그리고 뜬금없이 어디에선가 나타나 도우미를 자청하는 초짜 형사 케리도 의심스럽다. 아이다가 추적하고 있는 모피업자 존인가? 주요 인물들이 범인을 추적하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인물이 사실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는 뒤통수를 탁! 맞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이래서 이 인물을 이렇게 심어 둔 거로구만! 뭐 그런.

이처럼 액스맨의 재즈는, 정말 쉬이 썼다고는 말할 수 없는, 입체적인 줄거리와 재미를 담고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CWA 존 크리시 대거 상을 수상했다더니, 정말 그 명성대로 추리소설로서는 정말 완벽한 구성을 갖춘 이야기였다. 레이 셀레스틴의 다음 소설에서는 어떤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질까? 정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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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 : 마리 A.의 기억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4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위대한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처음 접했던 건,


타인의 삶 이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마리 A.의 기억이라는 시를 읽으며 '타인의 삶'을, 그러니까 그 연인의 사랑을 이해하게 된 주인공.

그 장면은 정말 너무 로맨틱했다.

대체 어떤 시이기에, 그리고 시라는 것이 과연 사람의 마음을 이토록 움직이는 일이 가능한 걸까?

딱딱하게 얼어붙어있던 내 마음도 녹여줄 수 있을까.......

난 당장 컴퓨터를 집어들고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에 대해 내가 알 수 있는 정보는 너무 한정적이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그나마 마리 A.의 기억 번역본이라도 읽어보고 싶어서

이런 저런 사이트를 뒤져보며 겨우 찾아낸 번역본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책을 사서 읽고 싶다는 열망이 차올랐지만,

이렇듯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만두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티초크라는 정말 완벽한 출판사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 번역자에 대한 존중, 독자에 대한 배려로 가득함) 에서 브레히트의 시선을 출판한 적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설레는 마음에 주문을 하고, 드디어 받아보았을 때의 기쁨이란!


출판사에서 아름다운 표지 3개를 만들어서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도록 한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했고, 나는 가장 맘에드는 표지를 골랐다는 특별함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책은 정말 너무 소중한 책이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다양한 사진과 그림, 그와 관련된 설명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 시에 빠져들도록 만들었다고나 할까.

이 시는, 브레히트가 살던 그 시절, 그의 생각으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흔들리는 기차에서 읽었음에도 삽시간에 읽어제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첫 번째 시였던 (이 순서 역시 엄선된 것이겠지) '마리 파라의 신생아 살인에 관하여'라는 시부터 정말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이 시를 통해서 내가 감히 판단해온 수 많은 도덕적 가치들이 도전받았고, 축복받는 삶과 축복받지 못하는 삶이라는 것이 어떻게 다른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그 누구도 마리 파라를 비난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대했던 마리 A.의 기억을 펼치기 전, 아, 정말.

브레히트 시집을 사도록 만들었던 타인의 삶의 그 장면이, 설명과 함께 수록되어 있었다.

나는 지금 주인공 비즐러다. 그렇게 감정 이입하며 이 시를, 제대로 된 번역의 시를 읽게 됐다. 

머릿 속으로 그려지는 풍경. 그리고 사랑했던 그대의 얼굴보다는 그대를 사랑했던 사실만이 기억에 남는 추억. 그냥 뭔가 엄청나게 멋진 시라고 생각한다.


아, 그리고 내 마음을 움직인 또 하나의 시. '시에는 안 좋은 시대'다.

시의 마지막 연에 너무나 공감했다.


내 안에 서로 다투는 것이 둘 있으니, 그것은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과

페인트 공의 연설에 대한 공포다.

하지만 후자만이

나를 책상으로 가게 만든다.


_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 86p


지금도 시에는 안 좋은 시대지. 시에 좋은 시대가 오기는 올까? 

개인적 낭만이냐, 사회적 시선이냐.

내 안에도 늘 두 생각이 다툼을 벌인다.

그렇다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의 사회적 투사가 될 마음은 없다.

난 그만큼 용기가 없는 사람이니까.

그렇다고 개인적 행복에만 안주하려고 하니,

정의감이 내 발목을 잡는다.


여튼, 브레히트는 둘 다를 쓴게 아니었을까. '후자만이' 그를 책상으로 가게 만든다고는 했지만.

어떤 사상을 따랐다기 보다는 그는 본능적으로 타인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표현했던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책 첫 페이지의 브레히트 소개글에서와 같이.


이번 생에 나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큰 고민을 했었는데 어느 정도 해소가 된 느낌이랄까.

브레히트는 나처럼 고뇌하는 청춘들에게

공감을 통한 안도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애정이라는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시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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