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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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 일치 수상 어쩌고 저쩌고 하는 문구에 차세대 일류 작가가 등장했는가 보다 하면서 읽게 된 책. 일단 이 작가가 일본의 차세대를 상징한다면 일본 문학계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게 아니냐 하면서 읽은 책이 되겠다. 심하게 재미없고, 일단 문장 자체를 맛깔나게 쓰는 작가가 못 된다. 이 작품이 어떻게 만장 일치로 상을 수상했다는 것이지? 라면서 심하게 의문을 가지게 되던 책. 일본 문학계 수준이 이렇게 떨어졌다는 말인가? 라면서 경악을 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가 요즘 감을 잃었다는 소리를 익히 들었고, 거기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바였지만, 그럼에도 문학계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왜냐면 작가는 다분히 개인 일인이 하는 일이라서, 여러명이 뭉쳐서 해야 하고 거기에 돈 대주는 윗대가리들과 관객들에게 신경 써야 하는 영상계와는 달리 충분히 창의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보니 생각을 달리 해야 겠다 싶었다. 물론 그 해에만 유난히 괜찮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서도. 어쨌든, 만장 일치가 내 취향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작품. 곤충이 나와서만은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 난 누가 주인공이든 재밌는 책은 다 좋아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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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거기에 놓아두시면 돼요 - 2024 서울국제도서전 주관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
캉탱 쥐티옹 지음, 오승일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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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요양원에 모시게 된 후로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리 인간의 끝이란게 고작 이런 것인가 싶다고나 할까. 나야 가끔 가서 보게 되는 풍경이지만, 그걸 매일 매일 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서 아마도 이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요양원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는 주인공, 33살의 나이밖에는 안되었는데, 그동안 마주한 시체만 수백구다. 그것도 애정을 가지고 돌보던 사람들의 시신. 죽음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들이라,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우리 인간은 로봇에 아니라서, 돌보는 누군가에게는 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게 하나 하나 떠나 보내면서, 그들이 겪게 되는 상실감과 우울을 담아 낸 책이 바로 이 작품이다. 


일단 이 책은 노년을 지켜보면서 깨달음을 얻거나 하는 작품이 아니라는걸 아셔야 한다. 그저 객관적으로 보고 현실을 그대로 그린 책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 면에서 좀 한없이 우울하다. 삶의 생기나 즐거움, 기쁨, 행복, 이런 것이 빠진 채 죽음으로 향해 하는 사람들의 우울함과 슬픔만이 담겨 있다. 회한, 미치지 않기 위한 일탈 , 그것이 그렇게 끔찍하다는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무기력함까지...보고 나서 좀 우울했다. 내 생각보다 요양원에서 근무하는건 더 힘든 것이로구나 싶으면서. 이렇게까지 아무런 삶의 즐거움이나 기쁨이나 생각할 거리는 없는 것일까? 좀 지나치게 암울했다는 점이 별로다. 이것도 한편의 진실일 수는 있으나, 거기에도 사람 사는 곳이고, 무언가 인간다운 뭔가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지나치게 나이브 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제발....요양원이 이 책에 서술하는 것 같이 암울한 곳이 아니길...거기에 계시는 분이나,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말이다. 그런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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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퍼레이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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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이게 유가와 교수 시리즈라고?를 확인했는지 모른다. 유가와 교수가 미국 물을 먹고 오더니만, 사람이 달라졌다. 달라진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만한 성격이 아예 증발한 경우다. 오죽하면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본인이 쓴게 아니라, 그의 견습생이 대신 써 준 것이라고 해도 믿을 만 했다. 오히려 그게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어떻게 주인공의 성격을 아예 바꾸어 버렸는지 이해가 안 간다. 사건을 찾아 다니는 유가와 교수라....귀찮아 하지도 않고, 흥미롭다는 말도 하지 않고, 알아서 사건을 찾아 다니고, 상대를 아름답다고 칭찬도 하고...이건 거의 미국에 가서 성격 개조를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갈릴레오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리고 한 유가와 교수의 개성을 이렇게 한낱 탐정 시리즈로 전락을 시켜 버렸는지, 그것이 이 작품의 한없이 늘어지는데다, 너무 꼬아서 어거지같아 보이던 트릭 보다 더 마음에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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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구분법 - 진실을 보는 눈
이드페이퍼 지음 / 데이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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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그를 20년 넘게 하다 보니, 매일 매일 눈팅을 하게 되는 블러그 이웃이 몇 명 생겨나게 된다. 그 중 한 분이 네이버에 <돌연변이 연구소> 블러그를 운영하시는 야다님이시다. 통찰력 좋아하는 내가 거의 통찰력 만렙이라고 늘 생각하는 분으로,  나는 야다님이 블러그에 통찰력 넘치는 글을 쓰다가 이드 페이퍼를 만들고, 그리고 그 매체를 성실히 꾸준하게 성장시키는 모습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언제나 미래를 알 길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가 이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고, 그걸 유지하는걸 보면서 늘 감탄을 하곤 했다. 진짜로 그가 이렇게 해낼 것 이라고는 상상을 못했었기에도 그렇지만, 또 잘 운영을 하고 있어서도 그렇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그의 성공 역시 스노우 볼처럼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커져 버린 것일까? 하여간 한 사람의 성공을 쭉 실시간으로 지켜본 나로써는 야다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건 내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세상 보는 눈이 생겨서도 그렇다. 만약 그의 글을 20대 철 모를 때 읽었더라면, 음....아마도 지금 같은 반응은 아니었을 것이라 본다. 아무래도 세월이 주는 경험치가 있으니 말이다. 


해서 야다님이 <이드 페이퍼> 에 자신의 글을 꾸준히 연재 하는 것을 열심히 훔쳐 보고 있던 나는 그가 드디어 종이 책으로 출간을 하신다는 말에 반색을 했다. 그리고 그건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미 기성 세대라 사라질 일만 남은 사람이고, 내가 이 책을 보라고 건네 주고 싶었던 것은 바로 내 조카들이다. 그들은 아직 사회 경험이 없어 앞으로 자신이 나아 갈 곳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알지 못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 알려 준다고 이런 저런 것들을 주지 시키지만서도, 그럼에도 내가 이걸 아직 알려 주지 못 한 것은 혹시 없을까, 그런 것 때문에 함정에 빠지면 어떡하지 걱정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그들이 야다님의 책을 읽기를 원했다. 그의 책에는 우리나라 작가들에게서는 흔치 않은 통찰력과 오리지넬리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와 인간을 정확하게 보는 진실이....


그래서 마침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야다님의 <거짓말 구분법> 역시나 통찰력 하나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심리학이나 미술을 전공한 분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이 둘을 이물감없이 합체해서 이론을 만들어 내는데 아름답기 그지 없다. 내가 아름답다고 하는건 합리적으로 수긍이 간다는 말이다. 나는 감상적이기 앞서 이성적인 사람이라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에 논리적인 연결성이 떨어지면 좀 의심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야다님의 글은 논리적으로 아귀가 딱딱 맞아서 읽는데 너무 편하다. 이해도 너무 잘 되고. 거짓말 구분법을 설파하시면서 자신은 거짓말쟁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인지, 말에 중언부언도 없고, 핵심만 깊어가면서 쉬운 말로 자신의 논지를 펼쳐 나가고 있는데 문장 하나 하나가 주옥 같다. 특히나 어려운 말이 아니라 쉬운 말로 글을 써 내려 가면서도 이해를 잘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가가 글을 참 잘 쓰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용의 충실함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화가과 작가와 그외 역사적인 인물들을 예시로 들면서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방식에도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다. 이해가 팍팍 왔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걸 누구에게 사서 선물을 해야 할까 고민을 열심히 했더랬다. 왜냐면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은 비단 내 조카들 뿐만이 아닐 것 같아서 그랬다. 


그건 바로 <거짓말 구분법>이 모두가 읽어봤으면 하는 내용들이여서 그렇다. 작가가 설파했듯, 인간사에서 거짓말을 빼놓는다는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서로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듣는다. 피할 수 없기에 우리는 거짓말에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안목을 키우는게 필요하다. 반드시. 해서 이 책은 여러모로 내가 사회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데도, 내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분석하는데도 유용했다. 나르시스트나, 사기꾼, 정신병자, 범죄자등등을 겪지 않으면서 한 세상을 살아간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살아 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를 만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렇게 안목을 키우는 실용서 한 권 정도는 누구나 읽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이 책 자체에 극찬을 하고 있는 나이지만서도, 나는 이 책에 별 네 개 밖에는 주지 않았는데, 그건 이 책의 퀄리티가 안습이여서 그렇다. 내가 이 책의 진가를 알고 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이 책의 서가에서 봤다면 난 아마 그대로 지나쳤을 것이다. 웃기고 앉아 있네 라는 말을 속으로 하면서. 아무리 진실을 말하는 자는 광고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은 해도 너무 했다. 너무 날 것이다. 이건 거의 대학생이 리포트를 교수에게 제출하기 위해 만든 듯한 퀄리티다. 그리고 아마 진짜 대학생이 만든 것이라면 이것보다는 더 신경을 써서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싶은 퀄리티.  이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자라면 과연 누가 이 책에 관심을 가져 줄 지 심하게 회의하게 되는 모양새라고 보면 된다. 흠.....과연 이 책이 널리 알리고 많이 읽히게 하는 데는 작가가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일까? 일인 기회 출판물들도 이것보다는 삐까번쩍 하던데 말이다. 하니 바라건데, 제발 다음 번 다시 책을 내신다면 포장지에도 신경을 좀 써 주셨음 하는 바람이다. 통찰력 끝내주고 재밌기 까지 한 이 책이 보다 널리 널리 알려져 많이 읽혀졌음 해서 말이다. 거기에 책이 좀 얇으니, 다른 연재편들과 함께 한 권으로 묶어서 내준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한다. 요즘 책 값들을 생각하면 이 가격에 이 얇이는 좀 용서가 안 된다. 내용의 깊이를 안다고 해도 말이다. 어쨌거나 사회 생활 하면서 , 이런 저런 인간 관계에 의문을 가졌거나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바이다. 놀라운 통찰력이 담겨 있다. 책 한 권 읽으면서 남의 통찰력을 감히 배울 수 있다면 그보다 싼 배움을 없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 작가의 놀라운 작품들을 기대하고 있겠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 한 줄기 등불이 되어 주셨음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은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 되서 받은 것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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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 Jo, Beth, and Amy: A Modern Graphic Retelling of Little Women (Paperback)
Rey Terciero / Little Brown & Co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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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동 도서를 보다 보면 부쩍 경계를 하게 된다. 재미 없는 것도 재미없는 것이지만, 그것보다 더 끔찍한 건 모든 갈등의 끝이 동성애자로 끝이 나기 때문이다. 서로가 미워하건 오해하건 사랑할 수 없건, 질투를 하건, 냉담을 했던 간에 마지막은 동성애자였기에, 그간의 것은 모두 오해였고, 다 이해가 된다는 식으로 끝이 난다. 뭐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이...어떤 한 책이 그런다면 뭐 그런 갑다 할 수도 있는데, 이젠 미국에서 출간된 동화책들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 지다 보니, 이젠 살짝 보기가 꺼려질 정도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작은 아씨들>의 현대적인 해석판이라는 말에 반색을 한 것과 도저히 이 책 마저 그런 식으로 끝을 맺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올바름이 얼마나 문학계를 망가뜨려 놓고 있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역시 나는 원작의 매력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하게 넘치지 않으면서 가혹한 현실의 진실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지라도. 그러면서도 선하고 친절함을 잃지 말 것이라는 명제에 <작은 아씨들>만큼 적절한 책이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 책이 비록 나온지 오래 되었을 지라도 그렇게 한결 같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책이 가진 고혹스러운 아름다움 때문이겠지. 하여 오늘도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리 올컷이 얼마나 대단한 작가였던가를 되뇌이면서 이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난 이 책을 <작은 아씨들>을 좋아하는 조카에게는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고, 현대적인 해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저 이야기의 표면만 따왔을뿐, 다른 감동이나 새로운 해석은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은 아씨들>의 광팬이라면 조금은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조의 성적 취향과 통제적이고 나르시스트적인 경향이 두드러 지긴 했지만 나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한 고모 할머니를 평범한 할머니로 만들어 버리는데 분개해서 말이다. 어쩌면 조의 성적 취향은 그나마 이해할만 했지만서도--전혀 알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까놓고 말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거기에 , 로리의 사랑을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 그것 때문이라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아무리 부자고 착하다고 해도 그를 사랑할 수 없는 것이 내가 동성애자가 아님 불가능한 것이냐?--고모 할머니 마저  동성애자로 만들어 버리는 건, 정말이지....도를 넘어섰다 싶다. 


명작을 다시 재해석 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싶으면서, 원작을 훼손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 격에 맞다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여서 무척 아쉬웠다. 기대를 많이 했던 만큼 실망도 극에 달했던 책. 진짜로 이젠 미국 동화책은 읽기가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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