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책 쏜살 문고
토베 얀손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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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베 얀손의 전형적인 책을 보는 듯 했던 작품. 처음 읽었을때는 도무지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있다니 하면서, 그의 관찰력과 표현력, 그리고 문장력에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읽어 내려 갈 정도로 흥분을 하지만서도,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을 하게 된다. 뭔가 이야기가 제대로 뻗어 나가지 못하고 자꾸 제 자리에서 도는 느낌이랄까. 소용돌이 안에 갇혀서 빙글빙글 아무 목적없이 도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게 된다. 거기에 더 나쁜 것은 이야기가 다소 뜬금없이 전개 되고, 이야기의 연결 역시 번역이 잘못 된거야? 아니면 제대로 번역이 된 것인데도 이렇게 해석이 될 수밖에는 없었던 거야? 싶게 생뚱맞다. 탁월한 문장들과 나름 멋진 성격의 주인공들이지만서도, 그럼에도 굉장한 책이 못 되는 것은 어딘가 이야기가 흐지부지 떠 돈다는 느낌 때문이고, 어디로고 가지 못 하는 듯한, 내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제대로 끝을 맺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겠다. 이렇게 아쉬운 책이 있다니...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아마도 토베 얀손의 책 스타일이 이랬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렸을 적 무민을 읽으면서, 결국 나는 이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야기가 왜 산으로 가는 듯한 기분이 들지? 하면서 내가 잘못 읽은 건 아닐까 하면서 열심히 열심히 다시 읽어 보았더랬다. 그런데 이젠 알겠다.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이라는 것을. 그저 이 작가의 스타일이 그런 것이었다는 것을. 그렇게 생각하니, 이 작가가 그렇게 탁월한 문장력을 가지고도, 언제나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가야 하는지 감을 못 잡았다는 것이 재밌게 느껴진다. 아마도 그것이 그의 시그니쳐겠지.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해서 영화가 만들어 졌다고 해서 보게 된 책. 아마도 영화는 이 책보다는 훨씬 더 재밌을 거라 장담하지만서도--글렌 글로스가 할머니로 나오신단다.--그럼에도 그 영화를 보고 싶게 될지는 의문이다. 아무리 각색을 해도, 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만들어 진 이야기라면 재밌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싶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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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 2024 부커상 수상작
서맨사 하비 지음, 송예슬 옮김 / 서해문집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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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도 부커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진심으로 고대하면서 보게 된 책. 어찌 된 것이 집중되어서 보게 되는 문장들이 하나도 없다. 이게 도무지 말이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부커상을 수상했고, 오바마를 비롯하여 무수한 사람들이 칭찬해 마지 않는 책인데, 집중되어서 보게 되는 문장이 한개도 없다는 것이 도무지 말이 되는가 말이다. 더군다나 나 우주에 대해서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 보다는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가히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도무지 다시 읽어볼 엄두는 나지 않고...그저 내 취향이 아니었는가 보다 하면서 무척 아쉬울 뿐이다. 이렇게 취향이 안 맞을 수가 있는지 기가 찬다. 아니면 이제는 인내심이 없어져서, 취향이 안 맞는 책을 고분고분 읽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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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대니얼 깁스 외 지음, 정지인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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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자가 자신이 치매에 걸린 것을 알고는 그에 절망만 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고 있다는 것을 쓰고 있는 매우 유용한 책. 일단 치매의 전조 증상이 후각으로 시작되기도 한다는걸 알려 준 것이 무엇보다 대단한 성과가 아닌가 한다. 예전에 아시는 분이 환후 증상을 겪어서 주변 사람들을 애먹인 적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맡지 못하는 냄새가 자꾸 난다고 주변 사람들을 들들 볶아서 다들 노이로제에 걸린 뻔한 것. 그 당시에 나는 그분이 치매 전조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의심을 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후각이 치매의 전조 증상이었다고 하시는 설명이 매우 일리가 있으며 실제로 그것이 사실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치매가 어느날 갑자기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치매는 실제로 20여 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 된다고 한다. 어느 순간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데, 그것을 잠깐의 컨디션 난조 정도로 치부하거나, 성격이 원래 나쁜 사람이니 주변 사람들을 들들 볶으려고 한다고 생각하다가 결국 치매인 것을 몰라 보게 된다고 말이다. 후각이 치매의 전조 증상인지 알려 지지 않은건 아마도 치매가 한참 진행되고 나서야 그것이 치매인 줄 알게 되고, 그 시기쯤 되면 후각이 상실 된 것 정도는 그닥 문제가 되지 않을 시기라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닌가, 작가는 추측하고 있더라. 내 생각에도 그런 추측이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렇게 치매 진단을 받게 된 저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병에 대처해 나가고, 더 나아가 전직 뇌과학 의사 답게 미래의 세대를 위해 치료제를 찾아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 치매가 걸릴 수는 있어. 나에게만 그런 질병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렇게 오만한 사람은 아니야, 라는 이성적인 판단으로, 그는 자신의 병에 맞서고 있었는데, 그것이 참 보기 좋았다. 아마도 치매 환자의 가족들이라면 그의 자세가 무척이나 부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울 듯 싶다. 치매 환자면서 이렇게 이성적이라니, 싶은 마음때문에 말이다.

그렇게 치매 환자의 내밀한 투병 과정들을 투명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는 합격. 하지만 공저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치매 환자시다 보니, 글이라는면에서는 그닥 잘 쓰시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이는 것이 별로긴 했다. 만약 이 작가가 치매 환자가 아니라면 얼마나 더 잘 쓰실까 하는건 의문이긴 하지만서도, 그럼에도 문장들이 중복되고, 몇몇 이해가 안 가는 문장들이 나열되고 하는 것들이 가독성을 해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아마도 이 책은 정보 차원에서 읽어 주시는 것이 더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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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unning Grave : Cormoran Strike Book 7 (Paperback)
로버트 갤브레이스 / Little, Brown Book Group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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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읽으신 분들의 리뷰를 보고는 이 책이 코머론 시리즈중 최애 작이라고 선언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반신반의했었다. 설마 시리즈의 7권이 그 앞에 나온 작품들보다 가장 좋을 수가 있다고? 그게 가능할 거라고? 라는 의심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사실 다 읽기 전부터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로 이 책이 코머론 탐정 시리즈--스트라이크 탐정 시리즈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서도--중 최고였던 것이다. 처음엔 이걸 언제 다 읽어? 거기에다 왜 이렇게 등장하는 사람들은 많고 ,복잡해? 라면서 투덜투덜댔었는데, 왠걸? 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자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란 것이다. 이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또 재밌는걸 어디서 찾지 하는 무서움과 두려움 말이다. 한동안 이 책을 보느라 다른 재밌는 책에 대한 갈증이 없었는데, 줄어다는 갈피를 보면서 서서히 깨닫게 되더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 책을 읽은 시간이 별로 안 남았다는 것을.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나는 조만간 다 읽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하여 처절하게 안타까운 마음을 부여잡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지금...너무너무 만족스럽게 끝을 내주어서 진짜로 작가에게 칭찬을 아니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책을 이렇게 성실하게 내주시는지 감사의 인사를 아니할 수가 없었다. 더불어, 그녀가 건강 관리는 잘 하고 있는 지, 요즘 그녀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티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던데, 그런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살고 계신지 그런 것들이 너무 너무 걱정이 되었다. 단순히 그녀가 오래오래도록 스트라이크 책을 써주시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말이다.


한 부호의 막내 아들이 컬트 집단에 들어간 뒤 소식이 끊겼다면서, 아들을 찾아 달라는 부탁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는 컬트의 무서움과 그들의 범죄 행각을 우리가 서서히 알게 하는데 조금의 부족함이 없었다. 조앤 롤링을 보면, 이런 사람들을 까발리면서 안 사셔도 충분히 사시는데 걱정이 없으실텐데도, 이렇게 열심히 조사하고, 생각해서 이런 책을 내시는걸 보면 너무도 존경스럽다. 정의를 향한 주저함 없는 필력이 언제나 그녀를 신뢰하게 하고 감탄스럽게 만든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볼때만 해도 아동 소설을 쓰는 천재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면 볼수록 그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그녀는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몇 년 전 한국에서 유명했던 아동 살해 사건이 떠올랐다. 한 여자가 자신의 딸을 아사시켜 죽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가 사실은 그 여자의 엄마, 즉 할머니의 딸이자 아동살해자의 동생으로 밝혀져서 떠들썩했던 사건. 그 할머니가 강력한 DNA증거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무죄로 나왔다던가? 뭐, 그런...그렇다면 그 여자의 아이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라고 다들 얼굴이 햐애져서 손가락으로 셈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 여자 아이는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고, 이제는 다들 그 아이를 잊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의 추적 결과에 따르면, 그 할머니가 한 컬트 집단과 관련이 있다고....그때도 나는 별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 책을 보니, 컬트 집단에서는 아이를 파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그들에게서 팔려 나간 유아들이 어디가서 어떻게 살지, 과연 살아 있기는 할런지, 어쩌면 살아있는 것이 더 지옥인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닐지,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은 가운데, 과연 이 세상은 어디까지 지옥일 수 있는 것인가. 그런 사람들을 막기 위해 과연 우린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을까 그런 자괴감이 들었다. 

요즘 인신매매가 횡횡하다는 말에 더 그런 점이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인간의 악은. 그것이 집단으로 발현될때 더 무서운 것 같다. 그것이 종교의 광기와 결합이 되면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것일지도...


하여간 오래만에 재밌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어 맛난 독서 경험이었다. 바라건데 부디, 조앤 롤링이, 다시 말해 로버트 갈브레이스가 건강 관리를 잘 해주셔서 이런 책을 빨리 빨리 내주십사 하는 것, 다행인 것은 내가 이 책을 읽는 사이에 8권이 나와 주었다고 한다. 그 소식을 알게 되어 내가 이렇게 마음 편하게 즐겁게 리뷰를 쓰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몇 달 간은 괴로움 속에 우울감에 휩싸여 지낼 뻔 했다. 다음 책도 꽤 장편이라고 해서 더 기대하는 바이고, 그 책도 리뷰들이 거의 호의적인 것인 것도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바라건데, 조앤 롤링이 부디 부디 건강하시길....죄송한 말이지만, 그 다음 9편도 빨리 빨리 내주시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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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누나 - 남동생을 다루는 10가지 능력 미래그래픽노블 10
캐리스 메리클 하퍼 지음, 로리 루시 그림, 지민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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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나쁜 누나고, 실제로는 좋은 누나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읽어보니, 동생이 안 죽고 어른이 된 것이 다행이었다 싶을 정도로 폭력적이고 성깔 있는 나쁜 누나더라. 남동생이 두 명이나 있는 누나로써, 솔직히 읽기 버겁더라. 왜 내가 이걸 읽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드는. 꼭 읽어야 할까? 그다지 재미도 없고, 유년 시절 동생을 괴롭히던 것을 악착같이 기억해 기록하고 있는 이 책을...이란 생각을 하면서 꾸역꾸역 읽었다. 그래도 혹시 다 읽고 나면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그런 것은 없더라. 그저 동생이 너무 착하고 마음이 넓어서, 내진 누나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자신이 당하고 산 줄도 모르고 있는지도 몰라서 그런가 모르겠으나, 용서와 이해의 장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도 그닥 마음에 와 닿진 않더라. 아마도 이젠 다 큰 어른이 되어서 좋은 누나 동생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유년 시절을 지나면서 좋고 감동적이며 서로를 배려하는 그런 일도 분명히 있었을텐데, 이렇게 잔혹한 이야기만 나열해 놓은걸 보면 진짜로 이 작가는 나쁜 누나 였는가 보다. 제목이 웃기려고 과장을 한 줄 알았는데, 진짜로 나쁜 누나였어. 그러니 작가가 사기를 친 것은 아니라고 봐야 겠지. 하여간 진짜로 나쁜 누나를 만나게 되서 기분이 별로 였던 책. 누구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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