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읽으신 분들의 리뷰를 보고는 이 책이 코머론 시리즈중 최애 작이라고 선언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반신반의했었다. 설마 시리즈의 7권이 그 앞에 나온 작품들보다 가장 좋을 수가 있다고? 그게 가능할 거라고? 라는 의심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사실 다 읽기 전부터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로 이 책이 코머론 탐정 시리즈--스트라이크 탐정 시리즈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서도--중 최고였던 것이다. 처음엔 이걸 언제 다 읽어? 거기에다 왜 이렇게 등장하는 사람들은 많고 ,복잡해? 라면서 투덜투덜댔었는데, 왠걸? 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자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란 것이다. 이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또 재밌는걸 어디서 찾지 하는 무서움과 두려움 말이다. 한동안 이 책을 보느라 다른 재밌는 책에 대한 갈증이 없었는데, 줄어다는 갈피를 보면서 서서히 깨닫게 되더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 책을 읽은 시간이 별로 안 남았다는 것을.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나는 조만간 다 읽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하여 처절하게 안타까운 마음을 부여잡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지금...너무너무 만족스럽게 끝을 내주어서 진짜로 작가에게 칭찬을 아니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책을 이렇게 성실하게 내주시는지 감사의 인사를 아니할 수가 없었다. 더불어, 그녀가 건강 관리는 잘 하고 있는 지, 요즘 그녀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티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던데, 그런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살고 계신지 그런 것들이 너무 너무 걱정이 되었다. 단순히 그녀가 오래오래도록 스트라이크 책을 써주시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말이다.
한 부호의 막내 아들이 컬트 집단에 들어간 뒤 소식이 끊겼다면서, 아들을 찾아 달라는 부탁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는 컬트의 무서움과 그들의 범죄 행각을 우리가 서서히 알게 하는데 조금의 부족함이 없었다. 조앤 롤링을 보면, 이런 사람들을 까발리면서 안 사셔도 충분히 사시는데 걱정이 없으실텐데도, 이렇게 열심히 조사하고, 생각해서 이런 책을 내시는걸 보면 너무도 존경스럽다. 정의를 향한 주저함 없는 필력이 언제나 그녀를 신뢰하게 하고 감탄스럽게 만든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볼때만 해도 아동 소설을 쓰는 천재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면 볼수록 그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그녀는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몇 년 전 한국에서 유명했던 아동 살해 사건이 떠올랐다. 한 여자가 자신의 딸을 아사시켜 죽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가 사실은 그 여자의 엄마, 즉 할머니의 딸이자 아동살해자의 동생으로 밝혀져서 떠들썩했던 사건. 그 할머니가 강력한 DNA증거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무죄로 나왔다던가? 뭐, 그런...그렇다면 그 여자의 아이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라고 다들 얼굴이 햐애져서 손가락으로 셈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 여자 아이는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고, 이제는 다들 그 아이를 잊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의 추적 결과에 따르면, 그 할머니가 한 컬트 집단과 관련이 있다고....그때도 나는 별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 책을 보니, 컬트 집단에서는 아이를 파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그들에게서 팔려 나간 유아들이 어디가서 어떻게 살지, 과연 살아 있기는 할런지, 어쩌면 살아있는 것이 더 지옥인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닐지,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은 가운데, 과연 이 세상은 어디까지 지옥일 수 있는 것인가. 그런 사람들을 막기 위해 과연 우린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을까 그런 자괴감이 들었다.
요즘 인신매매가 횡횡하다는 말에 더 그런 점이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인간의 악은. 그것이 집단으로 발현될때 더 무서운 것 같다. 그것이 종교의 광기와 결합이 되면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것일지도...
하여간 오래만에 재밌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어 맛난 독서 경험이었다. 바라건데 부디, 조앤 롤링이, 다시 말해 로버트 갈브레이스가 건강 관리를 잘 해주셔서 이런 책을 빨리 빨리 내주십사 하는 것, 다행인 것은 내가 이 책을 읽는 사이에 8권이 나와 주었다고 한다. 그 소식을 알게 되어 내가 이렇게 마음 편하게 즐겁게 리뷰를 쓰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몇 달 간은 괴로움 속에 우울감에 휩싸여 지낼 뻔 했다. 다음 책도 꽤 장편이라고 해서 더 기대하는 바이고, 그 책도 리뷰들이 거의 호의적인 것인 것도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바라건데, 조앤 롤링이 부디 부디 건강하시길....죄송한 말이지만, 그 다음 9편도 빨리 빨리 내주시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