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 Jo, Beth, and Amy: A Modern Graphic Retelling of Little Women (Paperback)
Rey Terciero / Little Brown & Co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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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동 도서를 보다 보면 부쩍 경계를 하게 된다. 재미 없는 것도 재미없는 것이지만, 그것보다 더 끔찍한 건 모든 갈등의 끝이 동성애자로 끝이 나기 때문이다. 서로가 미워하건 오해하건 사랑할 수 없건, 질투를 하건, 냉담을 했던 간에 마지막은 동성애자였기에, 그간의 것은 모두 오해였고, 다 이해가 된다는 식으로 끝이 난다. 뭐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이...어떤 한 책이 그런다면 뭐 그런 갑다 할 수도 있는데, 이젠 미국에서 출간된 동화책들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 지다 보니, 이젠 살짝 보기가 꺼려질 정도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작은 아씨들>의 현대적인 해석판이라는 말에 반색을 한 것과 도저히 이 책 마저 그런 식으로 끝을 맺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올바름이 얼마나 문학계를 망가뜨려 놓고 있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역시 나는 원작의 매력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하게 넘치지 않으면서 가혹한 현실의 진실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지라도. 그러면서도 선하고 친절함을 잃지 말 것이라는 명제에 <작은 아씨들>만큼 적절한 책이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 책이 비록 나온지 오래 되었을 지라도 그렇게 한결 같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책이 가진 고혹스러운 아름다움 때문이겠지. 하여 오늘도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리 올컷이 얼마나 대단한 작가였던가를 되뇌이면서 이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난 이 책을 <작은 아씨들>을 좋아하는 조카에게는 추천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고, 현대적인 해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저 이야기의 표면만 따왔을뿐, 다른 감동이나 새로운 해석은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은 아씨들>의 광팬이라면 조금은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조의 성적 취향과 통제적이고 나르시스트적인 경향이 두드러 지긴 했지만 나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한 고모 할머니를 평범한 할머니로 만들어 버리는데 분개해서 말이다. 어쩌면 조의 성적 취향은 그나마 이해할만 했지만서도--전혀 알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까놓고 말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거기에 , 로리의 사랑을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 그것 때문이라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아무리 부자고 착하다고 해도 그를 사랑할 수 없는 것이 내가 동성애자가 아님 불가능한 것이냐?--고모 할머니 마저  동성애자로 만들어 버리는 건, 정말이지....도를 넘어섰다 싶다. 


명작을 다시 재해석 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싶으면서, 원작을 훼손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 격에 맞다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여서 무척 아쉬웠다. 기대를 많이 했던 만큼 실망도 극에 달했던 책. 진짜로 이젠 미국 동화책은 읽기가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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