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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구분법 - 진실을 보는 눈
이드페이퍼 지음 / 데이원 / 2025년 4월
평점 :
블러그를 20년 넘게 하다 보니, 매일 매일 눈팅을 하게 되는 블러그 이웃이 몇 명 생겨나게 된다. 그 중 한 분이 네이버에 <돌연변이 연구소> 블러그를 운영하시는 야다님이시다. 통찰력 좋아하는 내가 거의 통찰력 만렙이라고 늘 생각하는 분으로, 나는 야다님이 블러그에 통찰력 넘치는 글을 쓰다가 이드 페이퍼를 만들고, 그리고 그 매체를 성실히 꾸준하게 성장시키는 모습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언제나 미래를 알 길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가 이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고, 그걸 유지하는걸 보면서 늘 감탄을 하곤 했다. 진짜로 그가 이렇게 해낼 것 이라고는 상상을 못했었기에도 그렇지만, 또 잘 운영을 하고 있어서도 그렇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그의 성공 역시 스노우 볼처럼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커져 버린 것일까? 하여간 한 사람의 성공을 쭉 실시간으로 지켜본 나로써는 야다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건 내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세상 보는 눈이 생겨서도 그렇다. 만약 그의 글을 20대 철 모를 때 읽었더라면, 음....아마도 지금 같은 반응은 아니었을 것이라 본다. 아무래도 세월이 주는 경험치가 있으니 말이다.
해서 야다님이 <이드 페이퍼> 에 자신의 글을 꾸준히 연재 하는 것을 열심히 훔쳐 보고 있던 나는 그가 드디어 종이 책으로 출간을 하신다는 말에 반색을 했다. 그리고 그건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미 기성 세대라 사라질 일만 남은 사람이고, 내가 이 책을 보라고 건네 주고 싶었던 것은 바로 내 조카들이다. 그들은 아직 사회 경험이 없어 앞으로 자신이 나아 갈 곳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알지 못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 알려 준다고 이런 저런 것들을 주지 시키지만서도, 그럼에도 내가 이걸 아직 알려 주지 못 한 것은 혹시 없을까, 그런 것 때문에 함정에 빠지면 어떡하지 걱정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그들이 야다님의 책을 읽기를 원했다. 그의 책에는 우리나라 작가들에게서는 흔치 않은 통찰력과 오리지넬리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와 인간을 정확하게 보는 진실이....
그래서 마침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야다님의 <거짓말 구분법> 역시나 통찰력 하나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심리학이나 미술을 전공한 분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이 둘을 이물감없이 합체해서 이론을 만들어 내는데 아름답기 그지 없다. 내가 아름답다고 하는건 합리적으로 수긍이 간다는 말이다. 나는 감상적이기 앞서 이성적인 사람이라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에 논리적인 연결성이 떨어지면 좀 의심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야다님의 글은 논리적으로 아귀가 딱딱 맞아서 읽는데 너무 편하다. 이해도 너무 잘 되고. 거짓말 구분법을 설파하시면서 자신은 거짓말쟁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인지, 말에 중언부언도 없고, 핵심만 깊어가면서 쉬운 말로 자신의 논지를 펼쳐 나가고 있는데 문장 하나 하나가 주옥 같다. 특히나 어려운 말이 아니라 쉬운 말로 글을 써 내려 가면서도 이해를 잘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가가 글을 참 잘 쓰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용의 충실함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화가과 작가와 그외 역사적인 인물들을 예시로 들면서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방식에도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다. 이해가 팍팍 왔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걸 누구에게 사서 선물을 해야 할까 고민을 열심히 했더랬다. 왜냐면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은 비단 내 조카들 뿐만이 아닐 것 같아서 그랬다.
그건 바로 <거짓말 구분법>이 모두가 읽어봤으면 하는 내용들이여서 그렇다. 작가가 설파했듯, 인간사에서 거짓말을 빼놓는다는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서로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듣는다. 피할 수 없기에 우리는 거짓말에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안목을 키우는게 필요하다. 반드시. 해서 이 책은 여러모로 내가 사회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데도, 내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분석하는데도 유용했다. 나르시스트나, 사기꾼, 정신병자, 범죄자등등을 겪지 않으면서 한 세상을 살아간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살아 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를 만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렇게 안목을 키우는 실용서 한 권 정도는 누구나 읽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이 책 자체에 극찬을 하고 있는 나이지만서도, 나는 이 책에 별 네 개 밖에는 주지 않았는데, 그건 이 책의 퀄리티가 안습이여서 그렇다. 내가 이 책의 진가를 알고 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이 책의 서가에서 봤다면 난 아마 그대로 지나쳤을 것이다. 웃기고 앉아 있네 라는 말을 속으로 하면서. 아무리 진실을 말하는 자는 광고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은 해도 너무 했다. 너무 날 것이다. 이건 거의 대학생이 리포트를 교수에게 제출하기 위해 만든 듯한 퀄리티다. 그리고 아마 진짜 대학생이 만든 것이라면 이것보다는 더 신경을 써서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싶은 퀄리티. 이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자라면 과연 누가 이 책에 관심을 가져 줄 지 심하게 회의하게 되는 모양새라고 보면 된다. 흠.....과연 이 책이 널리 알리고 많이 읽히게 하는 데는 작가가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일까? 일인 기회 출판물들도 이것보다는 삐까번쩍 하던데 말이다. 하니 바라건데, 제발 다음 번 다시 책을 내신다면 포장지에도 신경을 좀 써 주셨음 하는 바람이다. 통찰력 끝내주고 재밌기 까지 한 이 책이 보다 널리 널리 알려져 많이 읽혀졌음 해서 말이다. 거기에 책이 좀 얇으니, 다른 연재편들과 함께 한 권으로 묶어서 내준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한다. 요즘 책 값들을 생각하면 이 가격에 이 얇이는 좀 용서가 안 된다. 내용의 깊이를 안다고 해도 말이다. 어쨌거나 사회 생활 하면서 , 이런 저런 인간 관계에 의문을 가졌거나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바이다. 놀라운 통찰력이 담겨 있다. 책 한 권 읽으면서 남의 통찰력을 감히 배울 수 있다면 그보다 싼 배움을 없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 작가의 놀라운 작품들을 기대하고 있겠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 한 줄기 등불이 되어 주셨음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은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 되서 받은 것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