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파로 20년 넘게 일해 온 마사는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한 겨울 밤에 호출을 당하게 된다. 얼어버린 마을 강에서 우연히 시체를 발견했으니, 그를 검시해 달라는 것. 다른 의사가 있음에도 자신을 부른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마사는 죽은 자가 몇 달 전 강간을 저지른 자이며, 그자가 재판을 앞두고 있었기에 그와 관련이 없는 자신을 검시관으로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 그 사건과 마사는 관련이 없지는 않았는데,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목격자로 그녀가 이미 증인을 설 것이 확실시 되었기 때문이다. 여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던 1870년대에도 강간죄는 사형을 받는 죄었지만, 사실 그것이 실형되기 어려운 것이 강간은 범죄를 증명하기가 어려웠기 때문. 그 덕분에 강간 사건이 침묵속에서 묻혀지기 일쑤였던 그 당시, 그 사건을 마을을 둘쑤시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왜냐면 마을 목사 부인을 남편이 없는 사이 강간을 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2인조 강간의 다른 피의자가 마을의 판사이자 마을의 반을 소유한 노스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제 .공범의 한 명이 시체로 발견되자, 노스는 자신은 이 사건과 상관이 없다면서 자신의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그 사건으로 인해 임신을 하게 된 것을 알게 된 목사 부인은 고통이 언제 사라질 것인지 절규하게 된다. 얼어붙은 강에 떠 내려온 시체가 살해 된 것을 알게 된 마사는 그가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노스와 한 판 뜨게 되는데...
재밌다고 하여 허겁지겁 받아서 보게 된 책이다. 일단 재밌긴 하다. 한번 잡은 뒤로는 쭉 읽을 수 밖에는 없을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나다. 이야기를 엮어내는 방식도 흥미를 유발하게 끔 잘 구성이 되어 있고, 작가가 얼마나 노련하던지, 사람들이 어디서 분개하는지, 어디서 마음을 놓는지, 어떻게 해야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책 자체는 흠 잡을 것 없이 좋았다. 다만... 책을 읽고 나니, 아니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한가지 의문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당시 사람들이 진짜로 이렇게 살았다고? 라는 의문. 이 책 속에서 가장 그럴듯 하지 않는 주인공이 마사의 남편 에프라임이었는데, 아무리 봐도 이런 사람이 그 당시에 있었다고? 너무 현대적으로 미화시켜서 주인공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만의 시대에 도대체 여자들은 어떻게 살아갔을까? 라는 의문에 이 책은 오히려 혼란만 준 것 같은 느낌이다.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랄까. 이 시대에 이렇게 살았다면 좋겠네 라는 이상향을 그려낸 것이랄까. 그래서 조금은 허황되어 보인다고. 그래서 재밌게 읽었음에도 신뢰가 가지 않고, 이 책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이다. 작가가 마사라는 멋진 여성과 그보다 더 근사한 인간으로 그녀의 남편 에프라임을 만들어 냈지만, 그 어떤 것도 진실되어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것이 어느정도는 마사라는 산파의 일기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과연 그 당시는 어땠을까? 그리고 진실이란, 정의란 과연 어떻게 흘러 가는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지만, 어떤 것도 이 책이 내려놓은 것과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난 생각한다. 이 책은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왜냐면, 이건 그녀가 그려낸 세상이기 때문에. 진실은 아마도 저 어딘가 어디에 있겠지만서도, 그리고 그 진실을 내가 알고 싶은가 그것도 의문이지만서도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감탄해야 할 것은, 이 작가가보여준 놀라운 스토리텔링 능력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은 나중에 영화화 될 것이 분명한데, 그것은 이 책 자체가 그림을 그리듯 탁월한 영상 능력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영화화가 된다면 난 또 그것을 보려고 하겠지...여전한 의문을 가지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