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편지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말 하나, "이미 지난 일이잖아. 잊어버려. 다음에 잘하면 되지." 누군가에게는 철딱서니없는 말로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주문은 꽤 효과가 좋다. 어쨌든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수 없으니까. 그런데 이 문장이 오롯이 나에게서 나왔느냐하면, 아니다. 대책없는 나의 긍정적 시각은 순전히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자산(!)이다. 이런 멋진 모녀(?)가 비단 우리집뿐이랴. 미국의 멘토여성 마야 안젤루에게도 초특급 멋져부려 엄마가 있었다.

 

일화 하나, 할머니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안젤루는 낯선 엄마 앞에서 무뚝뚝한 여자아이였다. 어느날 엄마는 한 번 웃어달라는 부탁을 한다. 어린 안젤루의 웃음! 엄마는 행복해했고, 그 순간의 장면을 통해 그녀는 단지 미소짓는 작은 일만으로도 타인에게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평생의 교훈을 얻는다.

 

일화 둘, 열 여섯 안젤루는 또래 소년과 단 한번의 성경험을 갖고 임신한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라면 그 결과는 아픈 상처로 남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소녀에겐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다. 아이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 무사히 태어났다. 젊은 날의 한 사건은 이렇게 아픔이 아닌 용기가 되어 그녀를 성장시켰다.

 

엄마의 가르침 안에서 바르게 자라난 안젤루가 이젠 세상에 자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마야 안젤루는 미국의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이다. 젊은 시절까지는 생고생을 했지만, 이후 삶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 태도로 작가,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문학동네.2010)에선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격려와 위로, 충고를 들려준다.

 

사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지겹도록 많다. 그럼에도 왜 이 책을 집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흥미와 진솔함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돌이켜보면 좀 창피하지만 우리 모두 한 번쯤 그래봤을 법한 경험담, 쉽게 수긍이 가진 않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건. 무엇보다 이런 사례들을 부담없이 전하는 저자의 목소리.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져 이 책은 사람들에게 편안히 다가간다.

 

이 세상 많은 엄마들은 자식이 잘 살길 바랄거다. 그러나 어떤 엄마도 자식이 삶을 즐기지 못한 채 쫓기듯 살아가는 걸 원하진 않을거다. 삶의 모양이 어떻든간에 자기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 아닐까? 독자들이 그렇게 살아가기를 온 마음으로 바라며 안젤루도 이 책을 썼으리라 생각한다. 그 마음을 헤아리며 이 책을 읽기를 권하는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