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어 측정기 나의 한국어 측정 1
김상규 외 지음 / GenBook(젠북)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그런 말 참 많이 한다. 매일 공기를 들이마시지만 공기 소중한 줄 모른다고. 오늘은 그 말을 조금 변형해서 이렇게 한 번 말해보자. 거, 매일 쓰는 말인데 도대체 요즘 사람들 한국어 소중한 줄을 모른다니까. 아니 뭐 소중한지 몰라도 잘 쓰기나 하면 다행이다. 그런데 요즘 길거리 돌아다녀 보면 한숨소리가 그냥 나온다. 한국어 제대로 쓰는 건 둘째치고 같지도 않은 상스러운 말에 외래어로 남발되어 좋은 우리말 듣기가 어려운 지경이니 원.

 

나부터가 고운말 바른말만 골라가며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니 같이 욕하기도 뭣하지만 요즘의 한국어 실태는 참 가관이다. 세계가 인정한 과학적인 언어라는데 왜 정작 본토에서는 이렇게 내놓은 자식마냥 이쁨을 못 받는지. 그래도 그런 와중에 한국어 잘 써보자고 나오는 책들이 있고, 또 그런 책을 보고 좋은 우리 말을 지켜내려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그리하여 내 손에 착 잡혀온 녀석은 <나의 한국어 측정기>. 내 한국어 실력은 어디쯤이나 되나 싶어 일단 집어와서 표지를 싹 넘기는 순간......! 내가 책을 사온것이었던가 문제집을 사온것이었던가. 그랬다. 책에는 온통 문제 문제 문제 뿐. 문제집이라면 중고등학교 때 질리도록 봤는데 라며 고개를 설레, 내저으려다 심심풀이로 한 번 풀기 시작했는데 요거 은근 중독성이다. 처음엔 이 정도 쯤이야, 라며 휙 풀어넘겼는데 뒤로 넘어가 답을 맞춰보니 윽. 틀렸다...... 

 

결국 오기가 발동해 아예 엉덩이 붙이고 앉아 문제 풀고 답 맞추고를 반복했다. 술레술레 풀어넘길거라 생각했는데 은근 헷갈리는 단어들도 많고 결국엔 나의 실력을 인정, 차분히 보며 몰랐던 정보들을 머리속에 쏙쏙이 집어넣으며 보기 시작했다.

 

정말 독특한 발상의 책이다. 특별히 가르치려는 내용도 없이 그저 문제로만 이루어진 책. 알아서 사람들에게 한국어 학습 동기 부여를 해주고, 심심할 때 킬링 타임용도 되주고. 이거 생각해보니 일석이조의 책이다. 저자들도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깊이와 넓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글입니다. 그냥 지나치듯이 우리말 문제를 가볍게 풀어보고, 친구와 내기하듯 즐기는 내용'이라고.

 

한국어에 대한 책이라면 흔히들 왠지 딱딱하겠지, 재미없겠지, 이론만 줄줄이겠지라며 애초에 관심도 안두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 분명히 다른 책과는 다르다. 그냥 웃고 즐기는 사이 실력이 늘어가는 책이랄까? 제목은 측정기지만 측정과 동시에 발전이 가능하다. 못 믿겠으면 직접 체험해보시길. 한국어 측정 가격은 9000원. 에누리도 가능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