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의 모든 것
이정숙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대화 전문가 이정숙의 책으로는 두 번째 만남이다.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의 모든 것>. 제목부터 풍겨오는 '이렇게 해야한다' 식의 자기계발 느낌은 마뜩치 않았지만, 이전 책에서 도움되는 여러 문구를 봤기에 주저없이 선택한 책,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여자의 사회 진출이 당연한 것을 넘어선 시대, 그러나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여자들은 여전히 약자의 위치다. 꾹꾹 참아뒀다 한바탕 쏟아내는 감정적인 말, 사회적 편견에 용기있게 하지 못하는 말 때문에 결국 모든 피해를 껴안고 뒤돌아서야 하는 그녀들에게 이 책은 좀 더 여우같이 똑똑하게 굴기를 요구한다.

 

여자들이 만나는 여러가지 상황별로 구성되어있다. 직장에서, 연애와 결혼 생활에서, 인간관계에서, 셀프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언까지. 개인적으로는 뒤에서부터 읽기를 권한다. 나로부터 시작해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는 동안 나의, 나를 둘러싼 환경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전 책에서도 느꼈지만 이정숙씨의 책이 갖는 최대의 장점은 일상적이면서 적절한 사례의 인용이다. 말로만 그치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이야기들을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한 번 더 각성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 효과는 상당해서 읽는 순간 "이건 내 모습이잖아. 아, 난 이러지 말아야지.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로 이어지는 스스로 바꾸기의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다.

 

흔히 책을 읽을 때 자신의 상황과 매치가 되면 책읽기의 즐거움이 늘어난다고 한다. 자기계발서류를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이 책을 때론 날카로운 창날이 되어, 때론 더 나은 나를 위한 채찍으로 받아들일 수 있던 건 아마 한 문장 한 문장이 절실히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특히 언제나 덤벙대느라 준비되지 않은, 군더더기 투성의 말을 하는 나에게 인상적인 건 '군더더기 없는 말하기 기술'. 이론적인 내용이야 그간의 책과 크게 다를 바 없음에도 소개된 사례의 모습이 마치 나와 같아 깜짝 놀라며 고쳐야 할 사항들을 마음에 바삐 새겨두었다. 낮고 작은 목소리 또한 대화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는걸 알면서 쉬이 고치지 못했는데 당장 오늘부터 거울보고 10분씩 연습하기를 통해 나아질 수 있다니 당장 시도해봐야겠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모든 대화법의 기초는 연습과 자신감이 아닐까. 준비없는 말하기가 유창할 수 없고, 자신감없는 목소리가 매력적일리 만무하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음은 20여년이 넘게 같은 말하기 방식을 고수하는 나만 봐도 증명이 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기에 세상은 바삐 돌아아고 남는건 미련 곰탱이같은 내 모습뿐일 것이다.

 

지금 나의 대화법은 소심하고, 덤벙거리고, 눈치 살피고, 두려움이 가득할지 모른다. 그러나 노력하는 자에게는 언제나 빛이 따라가는 법. 가이드북을 따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 속에 어느 날 미련한 곰이 아닌 똑부러지는 여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 모든 과정에 진정성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임을 절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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