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의 시선 (반양장) -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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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이 목적어에서 주어로 바뀔 때 일어나는, 작은 변화의 순간들을 반짝이게 담아낸 소설.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민서의 『율의 시선』

청소년 소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보다 가볍고 조금은 유치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쉽게 읽히지만 진솔함이 가득하다.

강약약강, 유용성의 증명. 열여섯 중학생 율의 인간관계 방식이다. 도덕 또한 거짓말이라며, 사람은 이익 없이 남을 돕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율. 그에겐 아픈 기억이 있다. 횡단보도에서 자신을 살리고 죽은 아빠. 경악 공포 약간의 흥미가 담긴 시선들. 그 눈동자 안에서 율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울고 있는 꼴사나운 아이였다. 그 이후로 율은 결심한다. 쓸모없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고, 누군가를 돕지도 않을 것이라고.
그런 율 앞에, 울면서도 금세 일어나는 김지민, 완벽해 보이던 모습 뒤 나약함을 숨기고 있던 서진욱, 순수한 호의를 보이는 이도해가 나타난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효율과 이득을 따지던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작은 파열음’이 들린다. ‘타인의 인생과 가치관을 가감 없이 마주하’며, 그들은 ‘나아가기를 선택’한다.

이야기는 열여섯 살, 율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제한된 상황 파악과 그로 인해 제약된 사고. 그러나 열여섯 살이기에 머뭇거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 그 나아감에서 희망이 피어오른다. 청소년들이 이 정도의 해피엔딩은 꿈꾸며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아이들의 다정한 시선들이 현실에 『율의 시선』 결말 같은 일들을 만들어 낼 테니 말이다.

자신의 시선에 갇혀 살아가는 많은 어른들에게, 하늘을 올려다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파도에 휘청이며 삶의 의미를 찾는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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