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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3월
평점 :
『마흔에 읽는 니체』로 어려운 인문학을 이해하기 쉽게 독자에게 전했던 장재형 작가의 신작, 이번에는 철학자의 철학자 '플라톤'이다.
세상을 현실과 이상(이데아)으로 나누며, 철학의 관점을 '세계를 이루는 원리'에서 '가치 있는 삶'으로 옮겨온 플라톤의 사상을 『플라톤의 인생 수업』을 통해 만나본다.
서점가에 니체, 쇼펜하우어의 열풍이 여전하다. 물질적 풍요 이면의 사회적 문제들, AI의 대체 속 불안정한 인간의 지위,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의미 없는 일상…. 사람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현대 철학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기저에 ‘플라톤’이 있다.
『플라톤의 인생 수업』은 인문학 멘토 장재형이 플라톤 전집 30권을 독파하고 풀어낸, ‘더 나은 삶’을 위한 플라톤 철학 안내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은 플라톤 철학의 주요 개념들을 다루면서, 더 인간답고 행복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주제별로 묶어 설명한다. 플라톤의 철학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나, 현시대에 적용할 만한 부분들을 끌어와 저자의 스타일로 묶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자신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플라톤은 진리에의 도달은 이러한 ‘무지의 지’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에픽테토스가 말했듯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라며 세상과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잃고, 끝내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동굴 속에서 이데아의 그림자만을 보며, 부질없는 욕망에 휘둘린다. 현실에 치여 이상을 부정하면서 말이다. 그런 우리에게 플라톤은 일침을 가한다. 미덕을 갖추고, 에우다이모니아로 나아가라고.
*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행복, 좋은 삶을 뜻함.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진리를 추구함으로써 이데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동굴 속 그림자만을 바라보던 사람들에게 동굴 밖의 빛은 두려움이요, 그 길은 고통이다. 그럼에도 지성을 지니기 위해 노예처럼 수고해야 하며, 삶의 문제가 주는 고통을 직시하고 굳건하게 견뎌내야 한다.
이 책에 듣기 좋은 위로의 말은 없다. 플라톤은 끊임없이 안주와 쾌락을 경계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라 한다. 내면을 들여다보기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만큼 건강하게 체력을 관리하라 한다. 뼈 때리고 살이 되는 조언들이 가득하다.
2024년 지금도 ‘우리는 어떻게 더 인간답고 행복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유효하다. 아니,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절실한 질문이 되었다. 그 실마리를 플라톤 철학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