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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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 엘모흐타르, 캐나다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온타리오주 오타와시에서 레바논계 이민 2세로 태어나 스스로를 ”캐나다에서 태어난 지중해의 딸” 로 소개하는 그녀는 주로 지도, 책에 미친 여성, 아랍어 문자, 노래하는 물고기, 다마스커스의 꿈 공예가 등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2016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유리와 철의 계절’ 로 이듬해 네뷸러상과 휴고상, 로커스상의 단편 소설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며 판타지와 SF 장르의 서평을 싣곤 한다. 

맥스 글래드스턴, 미국의 소설가. ‘불멸자의 선택’ 을 비롯한 텍스트 기반 게임의 시나리오 및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인 시리얼 박스의 판타지 시리즈 ‘분서자들’ 과 ‘추운나라에서 온 마녀’의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연작 판타지 소설인 ‘크래프트 시퀸스’ 로 신인 SF 작가에게 수여하는 어스타운딩상의 최종 후보에 선정된 바 있다. 

SF 팬 모임에서 만나 손 편지를 주고받던 1984년 동갑내기 작가 둘은 서신 왕래 자체를 소설로 발전시켜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를 집필한다. 초고에서 퇴고까지 6주가 안되는 시간이 걸렸다는 이 경장편 소설은 2020년 영미권 주요 SF 문학상을 석권한다. 총 25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가든’과 ‘에이전시’가 시간을 넘나드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진영에 속한 ‘블루’ 와 ‘레드’ 가  비밀스럽게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를 닮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블루’와 ‘레드’가 주고받는 편지를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며 시간을 넘나드는 배경으로 인해 두 주인공의 감정 변화만이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서로가 주고받는 편지는 시간이 흐를 수 록 상대방을 염탐하고 도발하는 내용에서 상대를 찬미하고 갈망하는 내용으로 변화한다. 결국 사랑이야기 인 것이다.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편지에 담아 보낸다는 점이 낭만적이다. 시간을 오가는 특수 요원의 편지는 폭발하는 화산의 용암에 쓰여지고 찻잔 에서 빙빙 도는 찻잎에 기록되어 비밀스럽게 전달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이 답게 사랑 표현 또한 남다르다. -- “나는 그 꽃을 80만 년에 걸쳐 모아서 꽃다발로 만들어 너한테 주고 싶어. 우리가 함께한 그 모든 전투를, 우리가 함께 만든 그 모든 시대를 들숨 한 번에 다 음미하게끔.”  

‘편지는 시간 여행과 비슷한 구석이 있어’ 로 시작하는 ‘레드’의 편지는 작가의 손편지에 대한 애정과 철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현재의 발신자가 과거의 수신자를 떠올리며 글을 적어 다시 현재의 수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시간 여행에 빗 댄다.

남다른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궁금한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미래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는 이야기의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마구 잡이로 변화하는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유일하게 흐름을 유지하는 두 연인의 감정만이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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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 ‘외곽주의자’ 검사가 바라본 진실 너머의 풍경들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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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원, 2006년부터 지금까지 16년째 검사로 일하고 있다. 대구에 살고, 대구 인근 지역 근무를 줄기차게 희망한 결과 ‘신라검사’라고 불린다. 줄곧 형사부에서 금융, 조세, 환경, 식품, 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담을 아우르며 ‘통상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 하나 특출한 실적 없음’ 검사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자신 안에 ‘이야기꾼’ 으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국민참여재판 전문  검사로 활약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4가지 주요 요소로 책을 구성했다. ‘1장 검찰청 외곽의 기쁨과 슬픔’ 는 검사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 진실 너머의 풍경들’ 에서는 그녀를 16년 동안이나 버티게 해준 복장 터지게 다정한 민원인들에 대해 ‘3장 슬기로운 검사생활’ 에서는 검사의 필수 소지품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 다정한 외곽주의자’ 는 검사이면서 맏딸이고 엄마인 그녀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1983년의 젊은 부부의 손에 이끌려 강원도 산꼭대기 마을로 이주했던 6살 소녀는 발 아래 펼쳐진 산과 구름을 밟으며 성장해 성년이 되었다. 적성 따위 고려할 여유도 없이 얼떨떨하고 아슬아슬하게 대한민국의 검사가 되었다는 저자는 주중에는 통상 민원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검사이며 주말에는 레고를 함께 하지 못한 죄로 책상 아래 감옥에 투옥되는 엄마다. ‘검사’ 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동료들과 어려움을 나누며 하루 하루를 민원인들의 안타까운 인생사와 터무니 없는 핑계들로 울고 웃는 살가운 작품으로 그늘에서 기꺼이 존재하는 모든 ‘이끼’ 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 모두는  부모, 자식, 가족 또는 친구으로서 각자의 자리가 있고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상기하게 한다. 


% 한겨레문학상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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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존중하는 엄마의 말 - 아이의 자기긍정감을 키우는 몬테소리×레지오 에밀리아 대화법
시마무라 하나코 지음, 김은선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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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로 하나코, 몬테소리 교육과 레지오 에밀리아 교육 전문가로 일본 조치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아동발달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캐나다에 머물며 대학에서 유아교육 교원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전문분야는 동기이론, 실행기능, 사회성 및 정서 학습, 유아교육의 질평가, 몬테소리 교육, 레지오 에밀리아 교육이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별 올바른 칭찬법과 훈육법을 제안한다. ‘1장 부모의 말에 따라 아이는 달라진다’ 는 조건부 훈육의 단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무조건 훈육을 제안한다. ‘2장 스스로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칭찬하기’ 과 ‘3장 스스로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나무라기’ 에서는 각각 ‘과정 중심 칭찬’ 과 ‘4가지 원칙에 맞춘 나무라기’ 를 상황별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4장 아이와 가까워지는 듣기 습관’ 에서는 아이와 대화를 지속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액티브 리스닝’을 제안한다. ‘5장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까 Q&A’ 는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2장과 3장에서 다루지 못한 상황별 대처법을 담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하루는 수 없는 칭찬과 나무라기로 이루어진다. 도화지에 그려진 형태를 알 수 없는 그림과 귀청 떨어질 정도로 악을 쓰며 부르는 노래에 ‘멋지다!’ 라는 영혼없는 칭찬과 찬사를 보내고 집안에서 공을 차고 벽지에 스티커를 붙이는 아이에게 ‘안돼!’ 라는 비명을 지른다. 아이의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생활 규칙을 가르치기 위한 일반적인 행동이지만 저자는 이를 위한 행동을 보다 섬세하게 제안한다. 저자의 제안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결과가 아닌 과정을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칭찬하고 무조건 금지하지 말고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함으로써 아이의 동의를 구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야 하고 아이의 행동을 조금 더 유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아이에게 더 많은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아이가 있는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는 말이 있다. 아이를 칭찬하고 나무라는건 부모 뿐이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 형, 언니 또는 길에서 마주한 누구라도 가능하다. 아이에게 스치듯 건네는 인사말도 애정을 담은 것이니 조금 더 섬세함을 가해도 좋을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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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존중하는 엄마의 말 - 아이의 자기긍정감을 키우는 몬테소리×레지오 에밀리아 대화법
시마무라 하나코 지음, 김은선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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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울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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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사우루스 - 세계 자본을 거머쥔 공룡기업가들
로버트 브러스 셔 지음,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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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브루스 쇼, 예일 대학교에서 조직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영전략 컨설턴트 비즈니스 리더들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과 팀을 구축하고 장기적인 수익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넷플릭스와 픽사, 알리바바, 에어비앤비 등 첨단 기업들이 실패하기 가장 쉬운 분야에서 성공한 비결을 파헤친 ‘익스트림 팀’, 성공하는 리더가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다룬 ‘리더십의 사각지대’, 결과와 진실, 배려를 통해 성공적인 조직을 구축하는 법을 소개한 ‘균형 잡힌 신뢰’ 등이 있다. 


책은 위대한 것을 이루기 위한 필수 요소로 ‘집착’ 을  언급하며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들의 관련 일화를 들려준다. 1장과 2장은 ‘강박적 집착’ 을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필요악으로 정의하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개인적인 번아웃’, ‘윤리적 와해’, ‘터널 시야’ 등 으로 인한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 함을 경고한다. 3장은 제프 베이조스 의 ‘고객 집착’ 에 대해 언급하며 이를 위해 아마존에 도입된 다양한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4장은 ‘테슬라’ 와 ‘스페이스X’ 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제품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과 그것만으로 점철된 삶에 대해 다룬다. 5장은 실행 가능한 대체 운송 수단으로 승차 공유 시스템을 확립한 우버의 창립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의 입신과 몰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6~7장은 강박적 집착이 개인 또는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언급하는 비범한 이들의 예측가능한 결함이 흥미롭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자기 파괴적인 집착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의 소비자로서 느끼는 매력일 뿐 함께 하는 이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세계적인 성공을 이루기위해선 강박적인 집착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집중력과 인내력으로 점철된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선택해야 함을 실제 인물을 통해 이야기한다. 함께했던 팀원들조차 멋진 경험이었지만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그들의 삶은 스스로 원한 것이기에 그것대로 그들의 비범함을 보여준다. 저자는 리더의 ‘강박적인 집착’ 이 양날의 칼이며 통제할 수 있다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했지만 통제되는 강박이 과연 강박일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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