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디자인! - 어린이를 위한 첫 디자인 수업
이사벨 토마스 지음, 오렐리 귈르리 그림, 김선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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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사벨 토마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과학책과 어린이 책을 쓰고 있고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창의적인 워크숍을 운영한다. 지은 책으로는 <이건 쓰레기가 아니에요> <이 책은 지구를 시원하게 해줘요> 등이 있다.

그린이 오렐리 귈르리, 스트라스부르 예술 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다양한 예술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림책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두고 보라지!> <병에서 나온 형> <아빠가 성큼 성큼>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나를 찾아 온 북극곰> <우물쭈물 하다가> <빨간 코 빨간 귀> 등이 있다.

‘안녕, 디자인!’ 은 ‘어린이를 위한 첫 디자인 수업’ 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아이가 보내는 하루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가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물건들이 등장하고, 페이지마다 의자, 찻주전자, 달 착륙 신발, 연필, 공, 장난감, 침대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익숙한 물건들이 배치되어 눈길을 끈다. 그림 속에 숨겨진 실제 디자이너 작품들의 범상치 않는 형태는 의외의 즐거움을 더한다. 

주제마다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질문과 제안 및 각 물건의 역사와 디자인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다양한 부분까지 제시함으로써 디자인에 대해 조금은 깊게 사고할 수 있도록 자극하며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를 소개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디자인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알린다. 

아이에게 ‘디자인’ 을 알려주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꿈꾸는 세상이 지금보다 조금 더 알록 달록하고 경쾌해 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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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워커 - 미치지 않고 혼자 일하는 법
리베카 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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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실, 런던 <옵저버>에서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 이후 12년간 지면에 기사를 기고하며 프리랜서 작가 및 기자로 일하고 있다. <솔로 워커>는 국내에 소개되는 저자의 첫 책이며 다른 저서로는 요리책 <Happy Leons> 시리즈가 있다.


<솔로 워커>는 저자가 십수년간 조직 밖에서 혼자 일하며 1인 노동을 몸소 겪어온 노하우와 프리랜서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각종 연구 및 문헌을 한데 모은 결과물로 “1장. 어떻게 일할 것인가?”, “2장 일에 잡아먹힐 것인가, 일로 성장할 것인가”, “3장 정말로 중요한 문제” 그리고 “4장 놓치기 쉬운 문제”로 구성되어있다. 


솔로 워커, 상사도 없고 원하는 형태로 삶을 꾸릴 수 있는, 매력적인 단어다. 저자도 책의 도입부에서는 “기존의 경력 사다리에 묶여 있지 않을 때, 조직의 한계를 벗어나 자신의 경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일에 도전할 수 있다” 며 솔로 워커의 매력을 한껏 부각시킨다. 하지만 회사 밖이라는 지옥에서 먹고 살기 위해선 수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제안하는 건 단 한가지다. “절대로 일에 매몰되지 말것!”. 


작가가 제안하는 “미치지 않고 혼자 일하기 위하는 법” 은 의외로 단순하고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고립된 상황에서는 그 절망감이 절대적일 것이기에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솔로 워커들이 겪기 쉬운 정신적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고 해당 문제를 극복한 솔로 워커의 인터뷰를 첨부하여 이론을 실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협상 노하우, 네트워크 구성하는 방법 등도 제시한다.


이 책은 혼자 일하는 것의 매력과 어려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 단순히 작가의 경험담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련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를 들어 입증된 방법을 제시한다. 솔로 워커를 꿈꾸거나 현재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고립감을 느끼는 이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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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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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리드 누네즈, 195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95년 장편소설 ‘A feather on the Breath of Bod’ 을 시작으로 ‘우리가 사는 방식’, ‘친구’ 등을 발표했으며 전미도서상, 화이팅 상, 로마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는 시그리드 누네즈의 대표작 중 하나로 1960 년대 격변하는 미국 사회의 풍경을 관통하며 서로 대비되도록 다른 두 여성의 삶과 우정을 세심하게 그린다. 

1968년 가을, 나는 앤을 처음 만났다. 그는 자신이 암적인 백인종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고 끔찍하게 여겼으며 부르주아적인 안락을 혐오했다. 대학 2학년 초반, 미군이 캄보디아를 침략한 때, 대학 생활에 환멸을 느낀 나와 앤은 서로 다른 이유로 학교를 떠난다. 취업 후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던 때, 앤이 자신의 연인 ‘콰메’ 를 소개하고 나는 ‘그의 눈동자가 아름답다’고 했다는 이유로 앤의 분노를 산다. 앤과 화해하지 못한채 일상을 보내던 나는 출근길에 구입한 <타임즈> 1면에서 경찰 살인범이 된 앤을 마주한다. 

소설은 내가 ‘앤’ 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서술되며 4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나’ 는 집을 탈출하기 위해 진학한 ‘바너드’ 대학에서 ‘앤’을 만난다. 나는 소설의 주요 인물 3명의 관찰자로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행복한 인생을 보낸다. 

‘앤’은 ‘시몬 베유’를 연상시키는 인물로 표현되며 급진주의를 대표한다. “어린 앤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에 대해 알게됨과 동시에 자신이 그 악의 원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누리는 온갖 멋진 혜택들과 좋은 것들이 자신보다 운이 좋지 못한 타인들에 대한 착취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이 그가 자라난 60년대라는 시대의 가르침이었다.” 그의 이런 성향은 앤과 콰메의 집에 초대받은 날의 대화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앤’의 백인 특권층에 대한 분노가 어느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아름다운 눈 말이니? 옛날 옛적에 어떤 염병할 농장의 개새끼 같은 주인 놈이 노예였던 콰메의 조상을 강간했기 때문에 갖게 된 그 눈? 네가 하고 있는 말이 그거 니?”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마따나, 비웃음이 송곳니에서 뚝뚝 떨어졌다.“ 

‘솔랜지’는 ‘나’의 여동생으로 내가 바너드로 진학한지 얼마 후에 가출, 18살 어린나이에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급진주의와 함께 60년대를 대표하는 히피문화를 경험한다. “그로버와 팸, 그리고 그애가 사랑하게 된 명랑한 대가족 - 특히 늘 벌거숭이로 돌아다니고, 그 금발을 빗겨주거나 땋아줄 때면 풀과 마리화나 냄새를 풍기던, 솔랜지가 아는 어떤 아이들보다 행복하던 아이들 - 과의 서부 여행. 그들은 저 미친 버스에 올라 광활한 여름 하늘 아래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과 농장들과 공장들을 지나 대륙의 중심부로 달려갔다. 그게 미국이었다.”

그리고 나의 ‘엄마’, 유랑단의 창녀와 눈이 맞아 떠난 남편과 집을 끔찍하게만 여겼던 아이들 속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인물로 ‘앤’ 이 집착했던 착취당하는 타인의 삶을 산다. “물론 엄마 자신도 현관문 안쪽에 늘 자작나무 회초리를 걸어두었던 엄마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며 자랐다. (중략) 나중에는 남편에게 맞곤 했다. 엄마가 죽었을 때, 사인은 혈액질환이었고 아무도 엄마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였지만 내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올라 영영 사라지지 않았다. 맞아 죽었어. 우리 엄마는 맞아 죽었어.”

작가가 표현하는 1960년은 그 시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독자에게는 무척 비현실적이다. 급진 주의와 히피 문화 각각도 극단적인데 그 둘이 공존하는 시대라니 상상하는것조차 힘겹다. 그런데 ‘나’는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아무도 모르게,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고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시절은 어떤 시절일까? 단순히 어린날의 로맨스가 그리운 걸까? ‘우드스톡’ 과 ‘존 레논과 오노요코’ 그리고 ‘믹 재거’로 그려지는 60년대의 향기가 그리운걸까? 잘은 모르지만 그 시절은 지금과는 다르게 많은 이가 어느 성향이었던 간에 열정적이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건 분명해 보인다. 

겪어보지 못한 시절에 향수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지금 열정과 낭만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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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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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보지 못한 시절에 향수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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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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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월시,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태어나 자랐다. 첫 소설집 <The Prospect of Magie> 으로 2009년 ‘Tartt’s First Fiction Prize’ 를 수상했다. 첫 장편소설인 <마이 선샤인 어웨이> 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이자 NPR, 커커스, 북리스트에서 선정한 2015년 최고의 책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살며 뉴올리언스대학교에서 창작 워크숍을 꾸리고 있다. 


<마이 선샤인 어웨이> 는 루이지애나주의 배턴루지를 배경으로 주인공의 어린시절 사랑을 이야기한다. 중산층 가정으로 구성된 작은 마을, 중상위 계층 백인 아이들로만 구성된 사립학교, 평화롭기만 한 동네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주인공의 인생은 학교의 유명인이자 짝사랑 상대였던 육상부의 스타 린디 심프슨에게 발생한 사건을 분기점으로 뒤바뀌게 된다. 주인공을 포함한 네 명의 남성이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고, 주인공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범인을 잡고자 노력한다. 


소설 전반에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나의 짝사랑은 너무나 간절하다. 폭행의 아픔으로 인해 무너지는 모습까지도 사랑한 나는 그 아이와 내가 함께할 미래를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아이가 좋아하는 곡을 연습하고 그 아이의 스타일을 모방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내 서투른 첫사랑은 사랑과 집착사이를 오가며 그 아이의 고통을 배가시킬 뿐이다. 비록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살짝 꺼림칙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아름답다고 하고 싶다.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소개글이 딱 들어맞는 소설이다. 잡히지 않는 범인과 그로 인해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야 하는 용의자들 그리고 위탁 가정에 나타났다 어느새 사라지는 아이들은 소설 전반에 긴장감을 부가한다. 마을 전체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표현이 무색하게 삶은 끊임없이 출렁인다. 주인공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은 10년 남짓일 뿐 여대생과 바람나 가족을 떠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잊지 못하고 슬픔에 잠식되는 어머니, 결혼을 앞두고 사고로 세상을 떠난 누나 그리고 사랑하는 소녀의 아픔까지 ‘나'는 불행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소녀를 돕고 어머니를 지키고 누나를 그리워하며 소년은 어른이 된다. 


삶을 살아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아무런 인과관계없이 급작스럽게 발생한 사고는 인생을 송두리채 뒤흔든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누구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인생은 그렇게 단순함을 거부한다. 그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보듬으며 아픔을 견디며 나아간다. 삶이 나에게만 너무 가혹한듯 느껴질 때 삶은 원래 단순하지 않음을 상기시키는 슬픔 속에서도 아름다운 빛깔을 잃지않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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