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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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은 책을 좋아하고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한 분들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만화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만화로 책을 만드는 과정 중 교열이라는 일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줍니다. 오탈자를 찾아 바로잡는 일부터 글에 담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는 일까지 우리가 한 권의 책을 읽는 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교열자의 일을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책 한 권이 독자에게 오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중에서도 교열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건 처음이라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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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문장이 눈길을 끕니다. "판권 그곳에는 저자의 이름, 번역가의 이름, 발행인의 이름, 디자이너의 이름등 책을 출간하는 데 관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을 만드는데 크게 관여하면서도 이름을 알리지 못하는 일도 존재한다."라고 그것이 교열이라고 말합니다. 출판사의 '숨은 공로자'로 교열부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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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쥬 코코로는 신쵸사 교열부 문예팀 입사 10년 차로 신입사원 미즈가키가 교열에 관한 여러 가지를 배우는 이야기입니다. 교정지를 읽다가 울고 있는 미즈가키에게 교정은 작품 세계에 몰입해서 읽는 게 아니라 단어 그 자체와 마주해야 한다는 교열의 핵심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교열자는 단순히 사실 확인이나 틀린 단어 수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쿠쥬가 교열하는 과정을 통해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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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 이건 신쵸사에 교열부에만 50명이 있는 이유였습니다. 다른 출판사에는 교열부가 없는 경우도 흔한데 그만큼 신쵸사가 책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교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쵸사뿐 아니라 저희 집 책장에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도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노력과 수고가 담겼다고 생각하니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의 손길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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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가키는 쿠쥬에게 하나씩 배우며 교열자로 성장해 갑니다. 처음엔 교정지를 읽으며 작품에 몰입하던 미즈가키는 점차 교열자의 시선으로 글을 보고 그런 후배를 지켜보는 쿠쥬의 모습에서도 뿌듯함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교열자로서 10년 경력의 쿠쥬는 딱딱하고 빈틈없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미즈가키의 실수를 지적만 하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선배로서 이끌어주는 모습을 보며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열이라는 낯선 일을 알아가는 재미와 함께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교열자로 성장해 갈지 궁금해집니다. 다음 이야기는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2』에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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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과 4분의 3의 슬픔
폴커 주어만 지음, 김시형 옮김 / 삐삐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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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과 4분의 3의 슬픔』 은 죽음과 애도라는 묵직한 주제를 13세 소년들을 통해 바라봅니다. 아직은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나이의 레온과 루벤이 등장합니다. 둘은 학교 발표 수업을 위해 23세에 안타까운 사고로 죽은 루카스라는 청년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게 됩니다. 처음엔 학교 과제를 위해 시작하지만 루카스의 흔적을 따라가며 그의 죽음을 기억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남은 슬픔과 상처를 알게 됩니다. 그 과정을 함께하는 동안 자신이 왜 슬픈지 알지 못했던 레온도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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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는데 13세 아이들의 나이를 13과 4분의 3이라고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13세이지만 아직 14세는 아니고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아이들, 어린아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사춘기에 있는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도 정확히 알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13과 4분의 3'은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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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인공인 레온은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고 한번 울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추지 못하는 경증 우울증이 있는 아이입니다. 그런 레온이 죽음에 대해 조사한다니 오히려 우울한 마음이 더 깊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루카스의 죽음을 알아가며 늘 혼자였던 레온에게 루벤이라는 친구가 생겼고 둘이 함께 하며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경험도 하게 됩니다. 레온의 슬픔이 쉽게 사라지는 건 아니었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죽음과 애도와 우울증이라는 소재는 다소 무거울 수 있음에도 읽다 보면 아이의 엉뚱함과 유머가 담겨 있어 무거운 이야기가 너무 무겁게만 흘러가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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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가 시작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으로 아이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 순간이 점점 많아질 텐데 그때마다 억지로 그 마음을 말하게 하기보다 아이 마음을 이해하려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레온과 루벤과 같은 고민이 없더라도 사춘기를 지나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거나 혹은 친구의 고민을 보게 될 때 고민이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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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개미 요정 (10주년 기념 한지 특별 한정판) ㅣ 신선미 그림책
신선미 글.그림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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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중 개미요정을 다시 만난것도 이렇게 한지로 만든 작품으로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펀딩 보자마자 신청했는데 실물보니 더욱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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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 윌리엄과 호랑이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8
샤를로트 르메르 지음, 이정주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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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망원경을 든 윌리엄은 정글을 탐험하고 있었습니다. 푸른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정글에서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 윌리엄은 알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 망원경으로 정글 곳곳을 살피던 윌리엄은 호랑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탐험가 윌리엄과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정글을 열심히 탐험하던 윌리엄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호랑이와 마주하게 됩니다. 호랑이는 자신을 관찰하던 윌리엄이 못마땅한 데다 저녁에는 사냥꾼들과 싸워야 하니 힘을 보충하기 위해 윌리엄을 잡아먹겠다고 합니다. 윌리엄은 위험에 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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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윌리엄은 자신의 망원경으로 놀라운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합니다. 호랑이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망원경으로 무엇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 윌리엄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둘은 함께 정글을 탐험하게 됩니다. 과연 윌리엄은 호랑이에게 놀라운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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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잡아먹겠다고 하는 호랑이의 말에 윌리엄은 큰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커다란 호랑이와 그 앞에 선 작은 윌리엄을 보니 윌리엄이 느낀 두려움의 크기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은 두려움에 휩쓸리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습니다. 호랑이의 호기심을 이용해 시간을 벌고 함께 정글을 돌아다니며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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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을 통해 정글을 바라보던 윌리엄은 망원경 안에 들어오는 작은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새로운 것을 찾았지만 호랑이와 함께 정글을 돌아다니며 윌리엄이 보는 세상은 조금씩 넓어진 것 같습니다. 망원경으로 멀리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탐험이지만 직접 마주하고 경험하며 이전엔 보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는 일도 탐험이란 생각이 듭니다. 호랑이와 헤어진 윌리엄은 앞으로 더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탐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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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책을 읽은 후 윌리엄과 호랑이가 서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한 이야기로 이해했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탐험이란 무엇인지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을 넓혀 보았습니다.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자유롭게 답을 나누다 보니 혼자 읽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도 이야기를 나눈 뒤 이 그림책이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같은 책도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새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그림책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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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사러 갔다가 앵무새 사 왔어요! ㅣ 토토의 그림책
마이클 로젠 지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 토토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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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이 키는 그림책 『당근 사러 갔다가 앵무새 사 왔어요!』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곰 사냥을 떠나자』를 만든 마이클 로젠과 헬린 옥슨버리가 36년 만에 다시 함께 만든 그림책입니다. 『곰 사냥을 떠나자』는 아이와 함께 재밌게 읽었던 책입니다. 두 작가가 오랜만에 함께 선보이는 신간이라는 점과 당근을 사러 갔다가 어떻게 앵무새를 사 오게 된 건지 엉뚱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 기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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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을 사러 간 아이는 채소 가게에서 앵무새를 받았습니다. 이어 멋쟁이 검은 모자를 사러 갔지만 봉투에는 고양이가 들어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코트를 사러 갔지만 염소를 받은 아이입니다. 이쯤 되면 아이는 왜 원하는 걸 사지 못하고 엉뚱한 물건을 받는지 궁금해지는데 그건 바로 비슷한 소리를 가진 영어 단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당근을 뜻하는 carrot과 앵무새 parrot, 모자 hat과 고양이 cat, 코트 coat와 염소 goat처럼 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이용해 엉뚱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만 매번 다른 동물들이 등장해 지루하지 않고 영어 단어를 함께 보니 왜 이런 동물들이 등장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말놀이는 계속 반복되고 다음에는 아이가 무엇을 사러 가고 어떤 것을 받아 오게 될지 상상하며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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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놀이를 따라 그림도 엉뚱하고 재밌게 이어지는데 글에서 시작된 말놀이가 그림으로 이어집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소리 내서 읽는걸 적극 추천합니다. 책에 나오는 단어들 이외 비슷한 소리를 가진 또 다른 단어들도 찾아보며 영어를 잘 몰라도 책에 나온 단어부터 시작해 보면 아이와 게임하듯 말놀이를 이어갈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말소리를 듣고 비슷한 단어를 찾아보는 건데 아이가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잘 찾으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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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두 작가의 그림책은 역시 반가웠습니다. 작가의 유쾌한 생각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아이와 동물들의 표정과 행동이 생생해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짧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어린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 가족이 함께 읽기에도 좋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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