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낮잠
브라이언 라이스 지음, 서현정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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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자던 아기고양이의 눈에 생쥐 한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재빨리 생쥐를 뒤쫓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추격은 다양한 예술 작품 속을 넘나드는 특별한 모험으로 이어집니다. 『고양이의 낮잠』 은 고양이와 함께 세계 여러 나라의 미술과 문화를 만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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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여러 가지 작품들이 등장합니다. 처음에 작가는 가상의 예술 작품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진짜 예술품을 넣으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서 실제 작품 몇 개를 골랐고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모조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쉽게 작업할 수 있음에도 하나하나 다시 만들어 낸 과정에서 작가의 정성과 예술을 향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책 속 작품들은 생생함이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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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여기저기를 넘나들며 여러 시대의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줍니다. 고양이는 작품에 머무르지 않고 생쥐를 쫓아 튀어나옵니다. 이런 부분에서 생동감이 넘치는 듯합니다. 눈으로만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 작품 속을 함께 하는 듯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석판에서 프랑스의 기도서로 또 일본의 수묵화로 종잡을 수 없지만 아이는 예술 작품을 새롭지만 재밌게 만나게 됩니다. 시대와 나라가 계속 바뀌는데도 어렵거나 낯설게 느껴지기보단 고양이를 따라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을 따라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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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전시를 종종 다니는데 아이를 보면 때로는 관람을 지루해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엄마를 따라왔다가 어쩌다 체험이나 본인의 관심사면 즐기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잠시 걸어 다니는 것조차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의 낮잠』 같은 그림책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예술을 어려운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놀이처럼 가깝게 느껴지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공간에서만 만나는 예술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만나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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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를 쫓아 작품 사이를 뛰어다니던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이와 함께 고양이의 재밌는 모험을 따라가며 여러 시대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예술이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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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의 정원
백지혜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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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동안 감기 몸살로 집 안에만 머물렀습니다. 개나리가 피었는지 진달래가 피었는지도 모른 채 계절을 놓치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봄이 지나가 버릴까 아쉬웠는데 오랜만의 외출에서 늦은 봄꽃들을 만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시멘트 턱 갈라진 틈으로 매년 어김없이 피어나는 보랏빛 제비꽃도 다시 만났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데도 계절이 오면 잊지 않고 보여주는 모습에 반가웠습니다. 얼마 전에는 작약도 보았습니다. 겹겹의 꽃잎을 무겁게 품은 작약은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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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의 정원』에도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이 담겨 있습니다.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그려진 꽃들은 실제 정원에서 바라보던 빛깔과 모양을 그대로 담은 듯했습니다. 병풍처럼 길게 펼쳐지는 책장을 따라가다 보면 계절 전체를 느끼는 듯합니다. 뒤편에는 꽃과 곤충에 대한 정보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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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니 작은 화분 몇 개뿐이지만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두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는 직접 꽃을 심고 물을 주며 작은 싹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스쳐 지나가던 꽃들이 이제는 계절의 속도를 알려주는 존재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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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의 정원』은 아이와 함께 읽으며 계절마다 어떤 꽃을 만나는지 이야기 나누기도 좋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바쁜 일상 속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천천히 펼쳐 보다 보면 놓치고 지나가던 계절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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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ㅣ 달리 창작그림책 26
김모리 지음, 마담규 그림 / 달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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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그림책을 만나기 전 자주 듣고 있던 곡이 있습니다. Andrea Vanzo의 <Spring Nostalgia>입니다.

그림책을 읽고 나서 이 곡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봄의 기억처럼 떠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 시간들이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추억으로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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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집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그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봄날의 햇살처럼 밝았던 집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은 떠나갔고 집은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내가 문제인 걸까? 텅 빈 집은 자신이 바뀌면 다시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해 자신을 가꾸기로 합니다. 텅 빈 정원에 하나둘씩 풀이 자라고 채워졌습니다. 그러나 다시 채워진 정원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풀들은 각각 제멋대로 자라 정원의 모습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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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함께하며 웃고 울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며 각자의 계절 속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때의 마음과 관계는 다시 예전 그대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지나간 봄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는 것처럼 마음 한편에 남아 떠올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는 떠나간 시간들은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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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같은 모습은 아니더라도 다시 자라고 채워지는 마음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정원을 가꾸기 위해 남겨야 할 풀도 있고 보내야 할 풀도 있듯이 사람 마음 역시 그렇게 지나간 것들을 받아들이며 조금씩 새로운 계절로 나아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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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ㅣ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프리 메이슨 지음, 오영진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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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는 나의 엄마에게 그리고 나에게, 또 내 딸아이까지 세대를 이어 함께 쓰고 간직하고 싶은 책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책을 자서전이라고 하는데 내 인생의 이야기가 담긴 자서전을 남긴다면 어떨지 막연하게 생각만 했었는데 이 책을 만나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남기고 기록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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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단순히 필사를 하는 책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목차를 보니 나의 인생기록을 꼼꼼하게 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첫 장부터 나의 탄생에 대한 기록은 꽤 자세한 질문들이 있습니다. 생년월일, 태어난 시각, 이름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처음으로 걷게 된 때, 어떻게 보살핌을 받았는지, 내가 태어난 해에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이외 여러 질문들은 기억나지 않지만 들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적어봅니다. 그리고 첫 장을 끝내고 다시 읽어보니 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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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릴 적 꿈과 10대 시절의 이야기에서 특히 친구에 대해서 기억하고 쓰면서 단짝이었던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둘이 함께 듣던 음악과 읽었던 책, 밤늦게까지 이어지던 이야기와 주고받던 편지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자 친구가 보고 싶어 졌습니다. 어느 순간에 잊히고 추억 속 한 부분으로 남았던 친구는 소식이 끊긴 지 오래입니다. 각자 다른 인생을 선택하며 잊힌 관계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소울메이트가 있냐는 질문에 첫 번째로 생각났던 친구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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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 중에서 <10장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두 번째로 기록했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 연애 시절에 이야기, 남편과 결혼에 대한 질문들을 하나씩 읽고 적어 내려가다 보니 오래 전의 기억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지나온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쌓여 있었다는 것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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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쓰며 언젠가 나에 이야기도 한 권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을 구체적으로 꺼내 보게 되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쓰면서 좀 더 쓰고 싶은 이야기도 생각이 났고 앞으로의 이야기들도 더 추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어머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오래 남겨두고 싶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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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특별한 사건이 있어야만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평범하게 지나온 날들이지만 그 이야기들이 모이니 결국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 시간들이었다는 걸 알아갑니다. 이 기록은 아이들에게 나를 기억하는 이야기가 되어 오래 남을 것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있을 텐데 거창한 자서전이 아닌 나를 기억하는 이야기로 꺼내 글로 남겨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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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5
펠리치타 살라 지음, 김세실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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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아이가 종종 하는 말이라 함께 그림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가만히 보면 정말 할 게 없어 심심한 건지 아니면 하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차마 말은 못 하고 "심심해"를 반복하는 건지 살펴보는데 보통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단계를 밞아가는 게임을 즐기는 아이는 단계가 높아질 때마다 무척 좋아합니다. 그럴때면 엄마에게 자랑하느라 바쁜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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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처럼 최신 휴대폰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휴대폰은 꽤 가까운 친구입니다. 잠깐의 쉬는 시간에도 좋아하는 게임을 하며 몰입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루 1시간이라는 제한이 걸려 있지만 하교 후나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조금씩 하다 보면 금세 시간이 지나갑니다. 아쉬운 마음이 남은 상태에서 숙제와 공부까지 마치고 나면 아이는 "심심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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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게임의 자극은 아이들에게 정말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다행히 아이는 책 읽는 즐거움도 알고 있어 심심하다고 말할 때 『심심해』 속 리타 이야기를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자신처럼 심심해를 반복하는 리타에게 공감 가는 듯했습니다. 리타는 심심함 속에서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갑니다. 강한 자극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생각으로 이야기를 채워 가는 모습을 보며 심심한 시간도 아이에게는 필요한 시간임을 느끼게 됩니다. 책은 역시 아이의 상상력을 넓혀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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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심심한 시간은 필요합니다. 어른들 또한 휴대폰을 통해 느끼는 자극은 중독으로 이어지는데 한 번 잡으면 쉽게 놓기가 힘듭니다. 심심하게 뇌를 쉬게 해주는 시간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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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가 심심하다고 말하던 시간은 사실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멍하니 있는 듯해도 머릿속에는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고 그렇게 리타는 자라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다 보면 스스로 놀이를 찾고 생각하는 힘도 조금씩 자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리타가 심심함을 얼마나 리얼하게 온몸으로 표정으로 표현하는지 읽다 보면 웃음 짓게 되는 『심심해』는 자극에 익숙해진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가끔은 심심한 시간이 삶에 꼭 필요한 부분임을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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