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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제인 오스틴 - 제인의 사람과 사랑, 문학에 대한 가장 내밀한 생각을 나눈 편지들
제인 오스틴 지음, 유혜인 옮김 / 이일상 / 2026년 3월
평점 :






작년 겨울쯤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을 맞아 대표작들이 특별판으로 출간되었고 그중에서 『오만과 편견』 과 『이성과 감성』을 구입했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영화로 먼저 만났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인 오스틴은 영국의 시골마을에서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작가로 알고 있는데 그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그렇게 섬세한 감정과 관계를 그려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히고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랑을 담아, 제인 오스틴』은 그런 저의 궁금증을 풀어 준 책입니다. 제인 오스틴이 가족과 편지를 주고받은 내용을 담은 책으로 수많은 편지 중 42편을 골라 담았다고 합니다. 여러 형제자매 가운데 특히 언니와 나눈 편지가 중심을 이루고 있고 뒤쪽에는 조카들에게 보낸 편지들도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 제인 오스틴의 가계도를 보게 되었습니다. 위로는 오빠와 언니들이 있고 아래로는 남동생까지 형제자매가 많은 집안이었습니다. 조카들도 무척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이야기뿐 아니라 가족을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편지에서 곳곳에서 보게 됩니다. 요즘이라면 전화로 오래 이야기했을 법한 일상들이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앞부분에는 무도회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관찰한 경험이 소설 속 인물로, 이야기로 이어졌을 거란 생각이 들게 합니다.
편지 내용 중 언니에게 왜 같은 사람과 네 번이나 춤을 추면서 정작 언니를 관심 있게 본 사람과 춤을 추지 않았는지 타박하는 이야기는 재밌기도 하면서도 그녀의 관찰이 사뭇 진지하고 세심하구나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새언니를 잃은 후 슬픔에 잠겼을 가족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조카에게도 앞으로를 버텨낼 수 있는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책 이야기를 할 때 기쁨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모습에서는 작가로서의 면모도 느껴졌습니다. 뒤편에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조카가 쓴 글을 세심하게 살펴보며 조언해 주는 부분에서 가족을 넘어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태도를 전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랑을 담아, 제인 오스틴』은 제목처럼 제인 오스틴의 사랑이 담긴 편지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녀의 재치 있는 모습과 사람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 편지에 드러나 있어 작품 속에서 느껴졌던 분위기와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그녀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었고 그녀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뿐 아니라 작가로서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었고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면 이전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