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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나를 붙잡을 때 - 큐레이터의 사심 담은 미술 에세이
조아라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작품과 가장 가까이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분의
에세이에는 어떤이야기 담겨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막연히 그림이 좋아서 전시회를 다니다 보니
미술관련 서적을 하나 둘 찾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에서 벗어나
큐레이터 분들이나 도슨트 분들의 책도 읽게
되었습니다. 작품과 가까이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에서 그분들의 취향이나 작품의 해석과
의견이 궁금했습니다.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된
조아라님의 미술에세이는 본인이 매료됐던
작품에 대해 르네상스 시대 작품부터 현재 활동
중인 예술가의 작품까지 포함해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큐레이터로서의 작품 해설이 아닌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심을 담았다는 사실이
원했던 취향의 책을 발견한거 같아 반가웠습니다.
하늘 사진을 자주 찍어 인스타에 올리신다는
작가님의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저도 하늘을 보는걸
굉장히 즐겨합니다. 구름한점 없는 파란 하늘도
웅장한 구름이 흘러갈때도 하염없이 바라 볼 때도
있구요. 바이런 킴 작가는 <선데이 페인팅> 이라는
제목으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일요일마다
자신이 본 구름사진과 그날 있었던 일과 감정등을
기록하고 남기고 있다고 합니다.
차곡차곡 쌓여지는 사소한 일상이 모여서 만드는
하나의 큰작품이라고 할까요~ 머리속 생각만으로
남기고 흘려보냈던 일상에 대한 반성도 해봅니다.
거대한 거미 작품 입니다.
위 사진은 용인 호암미술관에 전시된 <마망>으로
루이스 부르주아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거대한 거미 작품을 보고 생각난건
20대에 본 스파이더맨 영화였습니다.
엉뚱한 상상을 하는 저는 사람들을 지키는 멋진
거미여인을 살짝 꿈꾸기도 했습니다.
마망은 프랑스 어린이들이 어머니를 친근하게
부를때 쓰는 엄마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생긴모습과 다르게 아이를 지키는 엄마같은
거미라니 히어로 거미여인을 꿈꾼 저에게
마망은 그래서 친숙하게 다가왔나 봅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은 어렸을때
부터 봐 왔던 유명한 작품인데 소개 되어
반가웠습니다. 사실적으로 표현된 그림이 보여주는
이상한 세계, 불가사의한 장면들이 정말 독특합니다.
그림과 영화포스터를 비교해서 보여주신
작가님 덕분에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이 요즘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안개 바다위의 방랑자> 제목을 몰랐다면 높은 산에
오른 한 사람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을겁니다.
산이든 바다든 웅장한 자연앞에 서서 내려다
보는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안개로 인해 바다인지 조차 가늠이 안되는데
그의 뒷모습은 강한 의지가 돋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작가님은 헤어질결심 영화포스터를 보고 이 그림이
떠올랐다고 하셨는데 정말 포스터와 그림이
주는 느낌이 닮아 있습니다.
작가님의 사심이 담긴, 마음을 알아주고 질문을 던지고
생각의 전환점을 선사했던 그림들에 대한 소개와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깊이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음에 와닿고 전부터 좋아했던 그림들을 작가님과
함께 하는거 같아 좋았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미술작품들과 그 이야기를 깊이있게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는 점이
책의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여러시대를 폭 넓게 아우르는 작품의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