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지나가다
조해진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름을 지나가다]... 얼핏 들으면 여름을 떠나보내며 아쉬워하며 기록한 한편의 에세이 제목같기도 하다..표지도 진한 하늘색에 유리창엔 빗방울이 내리치고 있고 창의 안쪽으로는 한 여인이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건지 한곳을 집중적으로 응시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름에 대한 예쁜 추억들을 그여름이 끝나갈무렵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여름을 이야기하기 위한...짧고 로맨틱한 한여름 추억의 에세이...일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만...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거다. 실제 책 안을 살펴보면 이 책에서의 여름은 앞에서 이야기 한 그 여름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추억의 여름이 아닌 고통의 여름이다. 쓸쓸한 여름이고, 고독한 여름이다. 청춘들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랄수도 있겠다..이야기에서처럼 힘들고 아픈 삶을 살고있는 이들에겐 말이다. 방황하는 청춘?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문장들이 마구마구 떠오르는 젊음의 특권인 사춘기같은 이야기들...

책의 두께감은 없다 200여 페이지의 비교적 장편소설치고는 짧은 분량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절대로 짧은 분량은 아닌듯하다. 저마다 인물들의 묘사가 독특하고 그들의 일탈은 마치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일인양 생생하게 전달이 되는듯 하다.

[여름을 지나가다]... 6월로부터 시작한다. 엄마의 뱃속에서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의 '민'이에 이야기는 시작이 되고 민이와 함께 사는 '수', 그리고 또 한명의 주인공 '연주' , 이렇게 세사람의 여름나기 이야기인 셈인데,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짠한 이야기들이다.

민이의 직업은 부동산 중개사이다. 임대로 내놓은 건물에 세입자가 들어오기전 미리 들어가 자신의 집처럼 사는데 이번에 가구점건물이 임대로 나왔다. 그곳에서 수와 함께 산다. '수'는 신용불량자이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훔쳐 위조하고 그 신분증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 연주는 '수'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쇼핑센터 옥상의 놀이공원에서 만났다.

지친 젊음의 모습, 이야기는 여름을 이야기하는데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분위기는 무미건조하고 쓸쓸한 가을이다. 아님 이미 바닥에 쌓여있는 낙엽이거나 혹은 방금 나무에서 떨어지는중인 낙엽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이들의 생활은 춥다. 아니 현대인들의 사람이 정말 춥다.

도시의 그림자로 살고있는 일부 소외되어있는 젊은이들의 지친 영혼을 이야기 하는 책이다. 집에 대한 집착과 욕망, 일에 치여 일개미로 전락하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결국엔 자신이 살고싶은데로 살수있는 이들이 얼마 되지않는다는 쓸쓸함. 가진것 없는 약한자들의 이야기...이 이야기들이 정말 우리네가 처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씁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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