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의 슬픔

1파운드의 슬픔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8월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소설집 한권으로 묶어놓은 10편의 이야기...책을 다 읽고나서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야기의 앤딩을 조금더 해피하게 수습해주셨으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조금이나마 더 읽고난후의 보람을 느꼈었을텐데 하는 생각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가볍지않은 여운이 오히려 보이지 않는 감동을 선사해주기도 하는것 같다. 그래서 해피앤딩이 아니더라도 불만은 없다. 오히려 시작하는 커플들의 그 시작의 순간을 이야기하는것 같아서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하게되는것 같다.

책한권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그랬다. 울컥이기도 했었고...내가 스스로 겪어왔었던 이야기들인것 같아서 마음이 설레고 아팠다. 시작은 셀레고 두근거리지만 그 사랑의 끝은 언제나 슬프고 아프다. 물론 끝까지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사랑을 시작하는거겠지만...

첫번재 이야기같은 경우는 다른 매개를 통해서 사랑을 확인하게되는, 또는 두사람이 이젠 같은것을 좋아하게된다는 느낌이랄까. 동거를 하면서 서로 자기물건에 이름을 새기며 지내는 한 커플이 우연히 분양받게된 고양이의 수술로 그 벽이 허물어지는건...같은곳을 바라보게되었다? 이렇게 해석해보고싶더군.. 그런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에게 주어진 사랑이란것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는것 자체만은 아닐것이다. 내 일생 전체를 통해서 가장 기억에 남을정도의 그 강렬함..그것이 사랑이 아닐까...10커플의 사랑이야기...한번쯤은 사랑을 해봤고 슬픔도 느껴보았던 사람들의 새로운 사랑이야기라는 느낌이 묘하게 들었다. 이야기의 중간중간 나오는 뉘앙스들은 주인공들의 과거를 감히 상상하게 한다. 어쩌면 풋풋한, 아니면 서툰? 그런 이야기들..소개되고있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작가의 경험담이었거나 또는 주변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라고 한다. 모임이나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애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대기도 한단다. 실제로 책에 등장하는 커플들을 찾아가서 직접 인터뷰도 하고 이야기의 주가 되는것들을 직접 체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서툰사랑 이야기들을 감성적이고 섬세한 표현으로 한겹 더 옷을 입히는 작업으로 이렇게 좋은 작품이 탄생이 되지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전체적인 느낌은 여성에 가깝다고 본다. 작가도 여성이고 책의 주체나 문체도 여성스럽고 여성의 입장에서 많이 대변한것 같다는 느낌도 조금은 들지만 남자인 필자가 읽어도 내용이 좋은데 굳이 구분할필요는 없다고 생각해본다. 내가 괜한 짓을 한거지...

'1파운드의 슬픔' 이란 제목은 이 책의 중간에 소개되는 이야기의 제목이다. 필자는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1파운드의 슬픔보다, 여덟번째 이야기인 '데이트는 서점에서'라는 이야기가 더 여운이 진하게 남았던것같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걸 염두해서 읽지는 말고 이 책을 읽어본다면 두루두루 책에 등장하는 10커플들을 위해 힘차게 응원을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