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밥
이복구 지음 / 문학수첩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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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무 생각하지 않고 펼쳐들었던 책...맨 밥.. 지난 주말에 더워서 지쳐보이는 아이들, 물놀이 시켜주려고 근처 계곡으로 가기로해놓고 문득 들게 된 생각이 아이들은 물에서 신나게 놀게하고 난 시원한 그늘에 돗자리 펴놓고 앉아서 부담없이 읽을수 있을만한 책 한권 들고가야겠다 하고 그저 순수하게 아무런 주변의 영향을 받지않고 그저 제목만 보고 책장에서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척 꺼내어 가방에 쑤욱 하고 집어넣었다.

하지만 이 책은 글의 앞부분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과정처럼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읽어내려갈만한 그런 책이 아니었다. 정말 시간이나 때우기 위해 술술 읽어내려가는 그런책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 복잡한 환경인 계곡에서 책 이외의 주변에 것들은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을정도로 몰입되어 책에 빠져들기를 여러차례...이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접고 아이들이 놀고있는 물속에 뛰어들어 신나게 물장구를 쳤다.

집으로 돌아와서야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워 이 책을 다시 꺼내어 들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6편의 단편..

원래 단편집을 좋아하는 편이다. 장편도 좋아하지만 단편은 어딘지 모르게 희미하게 마무리가 되는 그런종류의 소설들을 더 선호하는편이다. 사앙할수 잇는 시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이겠지.

기이하고 끔찍하고 어쩌면 우리사회에 만연되어있을 혹은 소외되어있는 사람들의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작품속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어디선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했을법한, 또는 들어본것같은, 우리들의 주변속의 이야기들을 하고있다. 텔레비젼의 뉴스 프로나 시사르뽀같은 채널을 통해서만 보고 들을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글로써 무섭고 실감나게 표현해내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것이 정말 가슴을 후벼팠던것 같다.

어찌보면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들을 연상케 하기도 했고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프랑스의 소설중에도 이책과 비슷했던 작품집을 읽어본것같은 기억이 어서리 나는것 같다. 아마도 이 책의 작가 자신에게는 마치 삶에 대한 희망이 단 하나도 없기라도 한듯이 오직 어둠만을 이야기하는것 같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인생은 정확한 길은 없는것 같다..언제나 늘 위태위태한 삶을 살고가고 있는것이 우리네 현실이고 대책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을 인간이 어찌한 도리는 없다고 본다. 각각의 단편소설을 보면서 읽을때마다 이 작품만은 조금이라도 기쁠수 있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해보지만 여지없이 결말도 없는 어둠의 이야기만 흘러간다.

내 인생은 과연 어떻게 될까라는 무건운 명제를 생각해볼수밖에 없는 시간이었고 이 책에서 등장하는 아이부터 어른들까지의 모습들이 내 모습에 투영되어 보이고 있는건 아닌가라는 무서운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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