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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ㅣ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첫 느낌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충격이라는 그 단어는 곧 접어야만 했다. 자칫 잘못 읽으면 여러가지 오해를 살수 있을법한 이야기다.
은행나무 노벨라시리즈의 7번째 작품인데 난 은행나무의 노벨라시리즈의 작품들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가마틀 스타일'과 '선화' 두 작품을 읽고
이번작품인 '구의 증명'까지 세 작품을 읽어보았는데 정말 재미있고 색다른 표현에 소름이 끼쳤지만 내용은 정말 탄탄했던것 같다. [구의증명]은
180쪽 분량의 길지 않은 내용으로 두시간정도의 시간만 할애한다면 충분히 읽을수 있다. 하지만 그 안의 내용들은 두시간자리가 아니라 아직도 쉬이
잊혀지지않는 강력한 메세지가 담겨있는듯하다. 처절한 사랑을 그림을 그려내는듯한 뼈아픈 작업이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사이였던 남친 '구'와 여친 '담' 어려서부터 늘 함께하며 시간을 공유하고 둘이 아닌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는 그들....그들중
하나가 죽었다. 부모가 물려준 빚더미에 깔려 길에서 맞아죽었다. 그리고 그들의 시간은 정지했다. 더이상 현재진행형이 아니다.
담은 구의 시신을 먹는다. 시작은 이처럼 엽기적이고 호러같고 섬뜩하고 충격적이지만 몇장을 넘기고나면 그 충격은 한 연인에 대한 측은한
마음으로 바뀌어버린다. 시신을 먹는다는 자체가 그들의 사랑을 막을수 있는 걸림돌은 되지 못한다. 읽는사람으로 하여금 그 내용을 전혀 엽기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되는것이다. 회상의 방식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둘이 만났던 8살의 시절부터 죽은 '구'와 현재진행형인 '담' 회상은 하나의
표식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어린시절 담을 괴롭히던 구, 그들은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고 연인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구가
죽었다.
이 책은 직접 읽지않는다면 이들의 사랑이 얼마나 처절한지 알지못한다. 지금도 가슴의 먹먹함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데 정말로 쉬이 잊혀지지
않을것 같은 작품이었다. 그저 '사랑' 이라는 단어 하나가 머릿속을 뱅뱅 맴돌뿐이다.
단 하나뿐이었던 내것을 무엇에게인지 뜻하지않게 빼앗겼다면 그 빼앗긴것을 어찌해야할까를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되는 책...
완성된 하나의 사랑을 느끼면서 책을 내려놓았지만 그 여운이 남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