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발견 -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안도현' 시인의 이름을 처음 알게된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다. 얼마전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그가 쓴 시가 넷상에 돌고있는걸 발견했고 우연히 읽게 된 그 시가 참 인상적으로 머릿속에 남게되었던것 같다. 비단 나뿐만이 아닌 많은이들이 그 시를 읽고 나면 그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들을 한다. 비단 그것만이 아닌 세상에 이치에 대해서 다른눈으로 바라볼줄도 알아야한다는것을 느끼나보다. 바로 '스며드는 것' 이라는 간장게장의 비애?를 노래하는 시였다.

꽃게에 간장이 부어질때 한움큼 품고있던 알들을 끌어안으며 버둥거리다가 버둥거리다가 마지막 가슴이 저려오게 만드는 그 구절을 이야기한다. '저녁이야, 불끄고 잘시간이야' 많은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있는것 같아서 다른이들처럼 내 마음도 먹먹해졌다. 이 글은 이 책 [안도현의 발견] 4부 '맛의발견' 중 간장게장이란 제목으로 342P에 나온다. 안도현 시인 본인은 아직도 간장게장을 아주 잘 먹는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 시가 떠올라서 못먹게하고 말이다...

짧은 이야기들이다. 그냥 버리지못할 짧은 이야기들..오며가며 보고 만지고 느껴지는것들이 모두 글이되어, 이야기가되어 책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져있다. 참 읽기편한 글귀들이 산소가되어 돌아오는듯 느껴진다. 나는 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머리가 좋지않아서 시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곤 한다. 그래서 시보다는 이런 짧은 에세이 같은 이야기들을 더 좋아하게된것 같다.

'시'는 그 짧은 글속에서 함축적인 의미를 생각해내어야 하고 어느것을 이야기하려 썼는지 작가의 의중을 파악해야만 하고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주고 사물에 빗대는것같은 정신적인 중노동때문에 사실 머리아파서 오래전에 읽기를 그만두었었다. 이 책처럼 아무런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책들, 읽기만해도 얼마든지 느낄수 있고 이해할수 있을것 같은 이런 글들이 좋다.

책은 사물이나, 사람이나 맛에 대해서 혹은 기억에 대해서, 발견이라는 단어를 갖다부쳐도 제법 잘 어울리는 짧지만 여운이 강한글, 사소하고 별볼일 없을것 같은 이야기들을 옮겨놓았다. 담백하고 나직한, 또는 시인의 시선이 닿아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누구나 길에서 마주할수 있으며 누구나 맛으로 느낄수 있는, 누구나 책을 통해 접할수 있는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작업이라고 표현을 해볼까?그렇다고 해도 아무나 그런글들을 써내려갈수는 없을것이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아무래도 속세에 쪄들어 사는 나같은 사람들의 눈하고는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것이다. 그분은 쓰고 나는 읽으면 된다. 그래서 서로의 마음에 평화를 얻으며 살면 그것으로 좋다.

잘 읽었다.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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