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

은주 - 진주를 품은 여자
권비영 지음 / 청조사 / 2014년 3월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님의 작품을 참으로 오랫만에 만났다. 5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라고 하니 그도 그랬을것이다.

가정폭력과 다문화가정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이주여성들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려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을 바라보는 편견들이 얼마나 위험한 병폐인지 얼마나 사람을 위험에 삐뜨릴수 있는지에 대한 가설들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이 책에는 여러명의 주인공과 같은 비중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떻게보면 마치 여러편의 단편을 모아 하나의 장편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모든이야기들이 개연성있게 전개되며 서로가 얽히고 섥혀있는 관계들이기에 어느정도 몰입하다보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살짝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 년이 사라졌다' 로 시작하는 이 책.. 한없이 착하기만 했던 그녀, 은주가 가출을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그녀는 결국 가출을 결심을 했을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괜시리 숙연해지기도 한다. 책의 내용들의 많은 부분에서 질책아닌 질책들을 한다. 책을 다 읽고 내려놓고나면, 작가 권비영님이 이야기한 '모든 인간은 무관하며 무관하지 않다'라는 말뜻을 가슴깊이 이해할수 있게된다.

'모든 인간은 무관하며 무관하지 않다'라는 말은 정말로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간에 상관관계가 없는것처럼 보이지만 어찌보면 무관하지 않게 비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며 결국에는 무관하게만 생각했던 그들에게 소리없는 아픔을 주며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낸다는 뜻도 포함한다.그리고 실제로 그런 경우는 허다하게 많다. 지금 필자의 주면에도 다문화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가족들을 종종 보곤한다. 괜히 주눅들어잇는것같은 표정으로 돌아다니는것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이처럼 무관하면서도 무관하지 않은데 말이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진심은 통한다' 라는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이 뭉클했던 장면들을 보여준다. 그들만의 관심들은 결국 이렇게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않을줄 알고 무관했던 사람들에게 무관하지 않게 살아달라고하는 호소처럼 보인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앞에서도 잠깐 몇글자로 이야기했듯이 내용이 산만하다고 받은 느낌, 주인공 '은주'에게 집중시키지 못하고 많은 등장인물들에게 이야기의 핵심을 집중시킨다는 점때문에 전체적으로 책의 감동이 조금 떨어진다.

주인공 '은주'가 가출을 한 몇달을 조금더 집중해서 밝은면들도 부곽시켜 보여줬다면 더 좋앗을거란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나 작가님이 말하려하는 의도들은 확실히 느낌으로 전달받았으니 이 책에게도 충분한 가치를 부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