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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늦복 터졌다 - 아들과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가 함께 쓴 사람 사는 이야기
이은영 지음, 김용택 엮음, 박덕성 구술 / 푸른숲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참 독특한 에세이집을 만났다. 시어머니가 들려주고 며느리가 쓰고...아들이 다듬고...
이분을 처음 알게된건 20여년전 우연히 서점에 들렸다가 몇시간을 죽치고 앉아 정신없이 보았던 책을 만나고 나서다..이러면 안되겠지만 시리즈물인데도 앚은자리에서 거의다 읽어버렸었던 기억이 있다...물론 그 책은 바로 포스로 들고가서 계산을 하고 지금까지도 내 책장 서랍에 잘 정리되어있다..'시가 내게로 왔다' 바로 이 책들을 읽고 어느틈엔가 김용택 시인의 글은 내 가슴속에 들어왔다.
이번엔 시가 아닌 독특한 에세이집이다.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집의 장점을 꼽아보자면 에세이는 작가와 독자가 서로 공감할수 있다는데 많은 의미가 있는것 같다. 에세이집을 읽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안에서의 생활들을 함께 공유하는듯한 느낌을 갖게되고 내 현재의 생활속에서 비슷한 모습들을 찾게되는것 같다. 또한 작가의 감정을 이해하기라도 한듯한 그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것이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이 아닐까?
이 책에서의 늦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것일까..무료했던 요양원에서의 생활에서 늦은나이에 배울수 있고, 또 늦은 나이에 바느질이라는소일거리로 행복을 느끼는 주인공의 어머니..와 같은 또 며느리와 어머니와의 관계, 또는 시인 김용택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가져다주는 황혼기의 행복함, 그러한 것들이 아닐까...과연 나도 늦복이란걸 느끼며 살수 있을까 하는...
삐뚤삐뚤하게 써내려간 글귀가 정말 정감을 더해준다. 여든여덟의 연세에 박덕성님은 그렇게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고부간의 갈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수 없는 며느리 이은영님또한 어머니의 글들을 잘 받아적었다. 90인생을 살아오시면서 다시한번 되집어내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쏟아내시는 어머니는, 우리들의 어머니이시고 미래의 우리들의 모습이 되어야 할것이다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워 준 책이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던 책이었다. 또한 아직 내곁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생각을 하며 책을 접었다.
'나는 참 늦복 터졌다...어머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