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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교전 1 ㅣ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경악 그 자체인 기시유스케의 또 하나의 작품이다.
기시유스케의 작품들이 사실 소름끼치도록 잔인한 내용들이 많이 담고있지만 이 '악의교전'은
책을 읽는내내 몸서리가 쳐질정도였던것 같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그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참으로 섬세하게 담았내었다.
'악의 교전'은 지난해 제1회 야마다 후타로상을 받았고, '주간문춘'의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에 이름을 걸었다.
올해는 '이 미스터리가 굉장하다' 1위, 일본의 서점직원이 가장 판매하고 싶은 책을 선정하는 '일본 서점대상'을 꿰찼다.
제144회 나오키상 후보, 제3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기시 유스케의 책들은 여러가지를 접해보았던것 같다.
'유리망치'를 시작으로 '검은 집', '천사의 속삭임', '푸른불꽃' 정도..
이 작가는 국내에서도 꽤나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그 정도로 빨려드는 흡인력이 있다.
'악의 교전'의 주무대인 마치다 고등학교는 일본 도쿄 근처의 가상 학교다.
도덕이나 상식의 선이 준수되지 않는 위험한 장소다.
배경인 학교는 교육의 기능을 상실한 채 집단따돌림, 체벌, 폭력, 성추행 등으로 얼룩져 있다.
살인마 하스미는 병든 학교를 악용, 교사의 탈을 쓰고 들어가 피비린내 나는 살인을 저지른다.
기시유스케는 "학교를 무대로 한 소설은 많지만 대부분 좋은 쪽으로 결말이 나 그렇지 않은 것을 써보고 싶었다"며
"이번 소설을 쓰려고 생각해보니 학교란 결국 태생 자체가 성선설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위에 세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간이 성선설에 적합한지, 과연 환경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인지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주인공 하스미를 내세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악의 실체를 이야기한다.
섬뜩한 캐릭터, 절묘한 구성, 세밀하고 쫀쫀한 심리묘사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주인공 '하스미'는 겉으로는 능력있고 자상한 한 학교의 선생님이다
담임을 맏고 있는 2학년 4반에는 그를 열광적으로 주총하는 세력들이 있을정도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책의 앞부분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위해 잔뜩 움츠려 있다.
중간부터 쏟아내는 본격적인 이야기들은 경악 그 자체이다.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사람과 마주치면 오페라 주제가인 '모리타트'를 흥얼거리며 살기 가득한 몸짓으로 다가간다.
'모리타트'는 경쾌한 선율로 포장돼 있지만 배신과 살인이 주제인 노래다.
살인은 학생들과 동료 교사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순간 자행된다.
살인계획 또한 치밀해 어느 누구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냉혈한 살인마 하스미에게 이런 학교는 뿌리치기 힘든 먹이감이다.
그리고 조용히 엄습해 오는 서늘한 살기는 긴장의 정상에서 악의 심연으로 떨어뜨리는 묘한 쾌감도 안겨준다.
그러면 안되는데 왜 악의 전령사 '하스미'에게 동화가 되는걸까?
결말을 보면서 그가 참으로 안됐다는 생각을 하게되더라는...
이야기의 끝은 2부를 암시하는듯한 내용도 담고있다.
2부가 나온다면 아마도 더 잔인하게 그려야만 될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