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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아래
야쿠마루 가쿠 지음, 양수현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왜 아무 죄도 없는 어린아이가 이런 참담한 죽음을 맞아야만 했는가. 어째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는 것인가."
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과거 같은 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이 목 없는 사체로 발견된다. 사체의 복부에 알파벳 'S'를 새기며 스스로를 사형집행인 상송이라 칭한 범인은,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 한 학살은 계속될 거라는 범행성명문을 경찰과 매스컴에 보낸다. 한편, 과거 자신의 여동생을 범죄자에게 잃은, 경찰관이자 동시에 피해자 유족인 나가세는 이번 사건에 참여하게 되는데...
여자아이를 키우기에 무서운 세상이다. 꼭 여자아이가 그런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아이들보다 더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늘도 학교에는 잘 갔는지, 어디 다른곳으로 간건 아닌지 조마조마 하는 부모들이 더 많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가 위험지대가 되고, 각 학교마다 CCTV 설치가 의무화 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거 없이도 잘 지냈는데 말이다. 어째서 이런 어린아이들이 대상이 되는 범죄가 늘어나게 됐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수가 없다. 예쁘면 그냥 예쁘구나~ 이러면서 지나가도 될것을. 학교에서 있다 보니 이런 얘기들이 가끔 귀에 들려온다. 오늘은 어떤 이상한 아저씨가 누구를 데려가려 해서 아이들이 학교로 뛰어들어온다던가, 방학에도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게 하고 싶지만 요새 너무 흉흉한 일들이 많아 그렇게 못하겠다는 부모님들.
아직 아이도 없는데 이런 얘길 들으니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다.
천사의 나이프에서도 어린 아이의 성범죄를 다루더니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전작에서는 남겨진 피해자쪽을 생각하는 느낌이 더 강했는데 이번 작품은 그것보다는 좀 약한듯 싶다.
그래도 받자마자 다 읽어버렸으니, 가독성이 무척 좋은 책은 맞다. 역시 난 다른 책들보다 이런 미스터리 소설이 잘 맞나보다. 어느 순간에 아이들이 관련된 범죄가 나올때마다 그전의 성범죄자들을 처단하러 나타난 상송. 파리에는 세습되는 사형집행인이 있었는데 특히 상송 가문은 6대에 걸쳐서 사형집행인을 맡아 온 집안이다. 특히 4대인 샤를 앙리 상송은 평생 3천명 가까이를 처형하고,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자신의 손으로 처형했다. 단두대의 발명에 관여한 것도 4대 상송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런 가문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도 못했다. 이 상송처럼 자신이 나서서 사형집행인이 되겠다라며 나타난 인물. 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똑같이 성범죄로 동생을 잃은 형사 나가세. 이런 일을 맡을때마다 피해자와 자신의 마음이 같아지는 걸 무시할수는 없다. 억울할것이다. 어째서 우리 아이가.. 어째서 이런 일을.. 누구든 피하고 싶지 않을까.
형사이면서도 범죄자를 내 손으로 처단하고 싶은 마음. 그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해 주는 상송. 피해자이기 때문에 상송에게 동조하는 것인가, 악을 처단하는 상송에게 마음이 기우는 것인가. 나가세 형사의 진짜 마음은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가면서 약간의 서술 트릭을 이용해 헷갈리게 해서 "어? 이 사람이 이 사람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으나, 그건 말 그대로 트릭이었다. 잘 읽고 있었는데 막판에 헷갈리게 하다니.. 이 싸람이!! 순간적으로 다시 앞에를 읽어봤다. 어둠 아래가 나오기 전에 허몽이라는 책을 받았는데 아직 읽지 못했으니 오늘은 그 책을 읽어봐야겠다. 이 작가도 고백의 작가처럼 한가지 주제로 나가려는 모양이다. 계속 같은 주제로 몇권의 책을 내고 있으니.. 다음에도 이런 내용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