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날 - 농부라고 소문난 화가의 슬로 퀵퀵 농촌 라이프
강석문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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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신나는데 '농촌 라이프'라고 해서 이런저런 농촌의 모습이 들어있겠거니... 했는데...

진짜 제목과 잘 어울린다.

농촌에서 그림을 그리며, 농사 일도 한다.

아내와는 주말 부부를 하며, 떨어져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서운하기도 하고. 아들을 보지 못해서 그것도 좀 아쉽고. 아버지가 계시니 농삿 일을 해야는데.. 이건 뭐.. 연로하신 아버지가 다 하신다. 새벽부터 밭에서 잡초를 뽑고, 과일도 따시고, 또 장에 내다 파시기까지 한다. 시장에서는 거의 떨이로 주시다시피 하니까 상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니 요새는 그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장사가 거의 다 끝날 무렵에 떨이를 하신다나.. ㅎㅎㅎ


날이 더우면 더운대로, 비가 오면 오는대로. 그래도 할 일은 많다. 조금만 손을 놓아도 마당이나 밭에는 잡초가 가득하니 해도해도 끝이 없는 농삿일. 그래도 집에 있으니 해야지 않은가...


이렇게 하다보면 마당에 심어놓은 각종 나물들, 그리고 철마다 열리는 과일들만 보아도 배가 부르다. 이건 순전히 작가의 이야기다.


읽는 내내 즐거웠고, 더불어 통통 튀는 듯한 리듬감마저 보인다. 에세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있으면 읽는 편이라.. 이번 책은 어떻게 잘 읽나.. 하고 들었는데 그림도 소소하니 재밌고, 무엇보다 글이 재밌다. 에라이~ 이런 표현도 가끔 나오고??


부침개를 부치면 타닥타닥 소리가 나는 것처럼 글에서도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계절이 지나가는 모습, 새벽부터 밭에서 일하는 모습들, 아버지께서 사과가 가득 실린 리어커를 끌고 가시는 모습. 이런 모습들이 하나같이 다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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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가 유럽에서 일으킨 기적
켈리 최 지음 / 다산3.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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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건물이 갖고싶다.

사업을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냥 내 공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쓰고보니 필요한 건 집인가....

내 마음대로 꾸미고, 내 마음대로 뒹굴 수 있는.

우리집이 그렇지 못하다는 건 아니다. 그치만 아직 부모님과 함께다보니 자유롭지 못할 때가 있다. 나도 마음대로 자고싶고, 밥도 가끔은 안 먹고싶다. 이런 걸 내 마음대로 못하니까.. 요즘은 좀.. 답답하다.


이것과 책은 별개다. 내 경우는 그렇다는 거고.

'파리~'는 사업가의 이야기다. 그것도 한번 실패했고, 다시 일어선 여자 CEO의 이야기.

그녀가 꿈꾸었던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도시락으로 다시 일어서게 된 이야기.


파리의 마트에서 '초밥 도시락'을 판다.

이 전에는 패션을 공부해서 그곳에서 성공하겠다는 꿈을 꾸었지만, 그러려다 보니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됐고, 그때 손을 내밀어 준 친구와 동업을 하게 됐다. 그것도 자신의 전공과는 별개인 홍보로.

사업은 점차 확대되어 갔고, 그에 따라 한국에도 지점을 내게 돼서 그녀는 한국의 지사장이 되었다. 그녀가 한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 사람들은 언제라도 그녀의 부름에 응했고. 그녀도 충분히 그들의 부름에 응답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콧대'가 높아졌을지도 모르지만 기본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주변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게 영원할것만 같던 성공과 그녀의 명성은.. 경기가 침체함에 따라 같이 무너져내렸다. 더불어 사람과의 관계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이후..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던 그녀가 일어선 것은 어머니 덕분이었다. 언제나 응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사랑이 있었기에. 그녀는 다시 한번 일어설 계기를 갖게 되었다. 더불어 그전처럼 준비도 없이 시작하지는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시장 조사를 충분히 하고,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을 찾아 손을 내밀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내가 필요할 때 손을 내밀면 그 손을 거절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거절이 두려워 어떤 것을 시작하기도 전에 마음을 접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손을 거절할 사람도 있다. 그럼 거기서 좌절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점을 어필하며 그렇게 다가갈 것을 그녀는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도 꼭 그렇게 베풀것을 다짐하면서.


이렇게 사업을 일으키고, 주변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그녀. 넉넉해져서 그랬다는 건 아니다. 그동안의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기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제 만난 사람이 그랬다.

자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대부분 부정적이지만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봐야하다고 말이다. 무슨 일이든 두려워하기보다는 그만큼 충분히 준비를 하고 부딪혔을 때 좀 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거라고.. 그녀는 믿었던 것 같다.


운도 따랐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많은 사람이 아니어도, 내 일에 대한 확고함과 나에 대한 믿음을 주는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것도 없었던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와 이런 용기를 보내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vk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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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와 같은 말
임현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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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을 좋아하진 않는다. 굳이 나누자면 시리즈를 더 좋아하고, 단편도 이어지는 걸 좋아한다. 좋아하는 주인공이 계속 나오면 뭔가 기대를 하면서 계속 읽게 되니까.


이 책은.. 제목도 그렇지만, 읽다보니까 사람을 뭔가 초조하게 만드면서, 짜증을 유발한다.

어느 블로그에선가 '불편하다'라고 어떤 영화에 대한 평을 써 놓은 게 있었는데 이 책이 그 책이 아닌가 한다. 괜찮다는데도 굳이 나서서 일을 만드는, 그 편으로 인해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과 똑같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럼에도 계속 읽기는 했지만... 괜찮은건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엿보는 손'은 재밌었다.

이마저도 마지막에 가서 주인공과 똑같이 어쩌라고!!를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지만.


주인공은 소설가다. '유제호'라는 소설가가 궁금해서 나온 자리에 어쩌다 보니 그 사람의 앞에 앉게 됐고, 어쩌다보니 얘기를 나누게 됐다. 그리고 나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컴퓨터에 앉았으나 실상은 그 사람의 책을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더가 어라?? 어디선가 많이 봤다 싶어 찾아본 그 내용은 바로 내가 쓴 게 아니던가!! 모든 것이 똑같았다. 상황, 그 곳에서 나온 얘기들....

그리고 나서 그에게 불만을 터뜨리기 위해 메일을 보냈는데 나온 답변은

'안 그래도 당신과 만나고 싶었다. 나를 만나러 와 달라'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시작된 그의 이야기...

과연 마지막은 어땠을까?


저번에 어떤 책도 이런 느낌인 책이 있었는데 생각이 안 난다.

집에 가면 책장을 한번 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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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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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 떠올린 건 엉뚱하게도 '칼의 노래'였다.

이 책의 제목과 분위기가 유난히 닮아서인지 그 책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읽다 보니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는 생각에 어이없어 했지만. ㅎㅎㅎ


그리고 읽어나가면서 생각나는 책은 '별을 스치는 바람'이었다.

윤동주와 일본인 간수와의 이야기를 쓴 이 책.

친구가 알려줘서 읽은 책이고, 친구는 뒷심이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동주의 그 삶에 안타까워 하며. 또 이렇게 힘 없는 나라였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며.

그리고 이 맘때에 티비에서 '설민석의 역사'가 한참 나오던 때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예능에서도 한번 다룬 적이 있으니...


얘기가 딴 곳으로 샜는데 이 책도 '별을 스치는 바람'과 비슷한 느낌이다.

자칫 무거운 얘기를 잘 돌려서 음식이라는 소재로 버무린 글들. 그리고 요리사 첸과 모리 두 사람의 관계에 길순이라는 여인을 넣어둔 것도.  

무대는 만주. 일본이 만주를 점령했던 시기.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는 만주와 일본. 

그 속에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가 있다.

전쟁을 싫어하는 모리. 전쟁에는 관심이 없는 그는 제대로 된 음식을 맛 보지 못하는 남자란 족속들을 불쌍해하며 어릴 적 자신이 먹었던 맛있는 음식의 기억들에 갇혀 있다. 사실 사령관의 자리에 앉아있을 남자도 아니다. 제일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오죽하면 전쟁이 끝나고 돌아가면 음식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을까...


그리고 첸.

요리사로서 자부심을 가진 아버지 밑에서 요리를 배웠다. 하고 싶은 건 아니었으나 아버지의 연설을 끝내려면 얼른 요리를 익혀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날을 끝내게 된 건 아버지의 허망한 죽음 덕분이다. 그래도 그런 아버지가 있었기에 요리 하나만큼은 잘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요리사는 겉으로 보이는 직업이고, 그는 만주의 독립을 위해 일한다. 요리사로 일하면서 적장의 목을 베었고, 이제 만주로 옮겨 모리의 목을 베려 한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요리를 한다.


마지막으로 가여운 여인 길순.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준다는 오빠의 말에 집을 나섰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녀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그렇게 속았지만 그녀는 지금도 오빠의 말을 거스를 수가 없다. 자신을 구해준 첸과 함께, 그리고 오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그녀.


세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도 어색함이 없이 자연스러웠다.

읽는 내내 같은 여자라 그런지 길순이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역시 강한 건 길순이다!!!

배고플때 읽어서 자꾸만 맛있는 걸 먹고싶어지는 책이다. 위급한 상황을 읽고 있으면서 떠올리는 건 맛있는 거라니 이럼 안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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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 이미령의 위로하는 문학
이미령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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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편독이 심하다.

자기 계발서를 비롯 이런 비슷한 양식만 띄어도 손이 가질 않는다. 더불어 같은 소설이어도 뭔가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읽다가 접는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꾸역꾸역 읽기는 하지만.. 이것도 거의 드문 일이다. 일본 소설에 익숙해지다보니, 영미권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고. 그나마 읽는 건 로맨스보다는 추리물이나... 일단 뭔가 쫓고 쫓기는 게 들어가야 한다. 그것도 좀 어설프게 들어가 있음 이건 또 뭐야.. 이러면서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내게 위로를 주었다기 보다 읽고 싶은 책을 한 가득 안겨 주었다.

어쩜 이 안에 내가 읽은 책은 손에 꼽히고, 제목만 들어 본 책도 있다. 그거면 다행인데, 아예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아, 이런 내용이었구나라는 생각을... ;;;;;

진짜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포스터는 떠오르는데 책은 읽지 않았고, 영화도 보지 않아서 막연히 상상만 했을 뿐인데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심지어 마지막이 안타까운.. ㅠㅠ


다양한 얘기와, 다양한 세계와, 내가 알지 못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책이었다.

이건 정말..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책이야. 이렇게 책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들을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면 잘 없는 건지, 내가 못 찾는 건지 모르겠다.


책장에 꽂아두고 도서관에 가기 전에 한번씩 들여다 봐야겠다.

이 책에 무슨 내용이 있었더라, 내가 읽고 싶은 책은 어떤 거였지?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어떤 마음이었지? 라는 생각을 하며 기쁘게 읽을 책들을 고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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