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말들
천경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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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봤을 때 '사진'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한다기에 한창 사진을 찍고 있던 나로서는(소소한 취미입니다) 정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사진' 책은 아직 접해보지 못했고, 다른 사진 작가님들의 유명한 작품이야 TV에서도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일일이 찾아다녀야 했기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다 변명이고.. 내가 찾아다니질 않았다.


그러던 차에 오~ 좀 더 다양한, 새로운 사진을 접할 수 있겠다.. 하고 시작했는데.. 으음?? 이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하던 그런 책이 아니었나보다... 부제에 '천경우 작업 노트'라고 돼 있었는데 그 말대로.. 이 분은 뭔가 미술과 예술계에서 크게.. 다른 나라와 협업을 하고 초청을 받아 작업을 진행할만큼.. 정말 큰 작가분이었던 거다. 게다가..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이 작업들이 갖고 있는 무게가 너무 무거웠어요... ㅠㅠㅠㅠ


읽는 것도 힘들었다. 단순하게 그냥 읽기만 하고 싶었는데.. 뭔가 수필 같은 걸 기대했었나 보다. 그랬는데 여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들어있다. 각각의 제목에 따른 작업의 과정과 그 작업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에 대해 나와 있는데.. 흡사 다큐멘터리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 작업의 과정을 고스란히.. 그리고 그 작업을 함께 했을 사람들의 생각을 같이 하는 건 좋았는데...

뭔가 힘들게 읽히는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사진은 항상 그 찰나의 순간, 기쁨이나.. 보면서 그때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그 순간에 어디에 있었는지를 느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주제를 가지고도 다양하게, 또 다른 방법으로 그 순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 사진을 촬영하는 일은 돌이켜보면 온통 모순투성이이다. 카메라 뒤에서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은 작가가 정작 보지도 못한 순간이며 필름 카메라 안에 맺힌 상은 늘 거꾸로이다. 어쩌면 이 시대에는 모든 것을 선명히 볼 수 없음이 다행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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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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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생각해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해도 생각은 언제나 제자리고.. 답은 보이지도 않는다.

그럴 때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 나오는 문제들 대부분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을 했을 법하고, 누구나 한번쯤 답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만한 문제들이었다.


-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해도 괜찮을까요? 뭐라도 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다음과 같은 답을 해준다.

-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요령을 부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 끝까지 즐기는 사람의 행동은 뛰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바람직한 결과란 과정을 즐겁게 치르고 남은 거스름돈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습니다.


-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면서 살고 싶어요.

- 전통적 관습과 상식에 얽매이기 쉬운 세상에 살다 보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의구심이 들어도 주변 상황과 적당히 타협하기 쉽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보며 당당히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푸코는 이렇게 말합니다. 온 힘을 다해 '게이'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게이란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표현이 아니라 당시 사회에서 억눌리고 용납되지 않았던 삶의 모습들이 게이로 총칭하여 제시한다. 라고 말한다.


현재에서 고민할 수 있는 문제들을 아리스토텔레스나 그와 비슷한 사상가들의 논리롤 들어 설명해준다. 그치만 읽다보면.. 나도 아는 얘기를 써놨냐.. 싶기도 하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할 수 없어서 그동안 미뤄뒀던 문제들. 이렇게 책으로도 또 듣다보니 정말 그 답이 맞는건가.. 하다가도 이거밖에 없나... 싶다.


답답해질 때 한번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책장에 두고 이 답이 맞지만 그래도 한번만 더... 듣고 싶을 때, 그럴 때 한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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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경비원의 일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0
정지돈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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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코딩 학교인 에콜42에 입학할 꿈을 가진 대학원생 주인공 '나'는 서울스퀘어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나'는 그곳에서 야간경비원연맹의 아시아 지부장 조지훈을 만난다. 조지훈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문학과 영화, 특히 시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대학에서 알게 된 '기한오'와 독서 모임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나'는 야간 경비원을 하면서 보냈던 하루를 블로그에 일기 형식으로 공유하기로 한다...


라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이야기가 너무 어려웠다.

책 소개에서는 '한 실패한 혁명가와 그 혁명을 계속해서 좌절시켜온 역사에 대한 이야기인 이 소설은 주인공이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2018년 1월 3일부터 2018년 3월 24일까지의 이야기를 블로그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 라고 하는데... 내게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라서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생각없이 읽었으니 속도는 괜찮았는데 읽고 나니 막상 무슨 얘기를 써야할지 모르겠어서 책 소개도 읽어보고..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들춰봤는데... 그래도 너무나 어려운 얘기였다.


핀 시리즈가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형식으로 이야기를 써 낸 여러 장르의 책을 보여줘서 좋은데...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난해해서... ㅠㅠㅠㅠ


좋은 책, 좋은 글을 쓰시는 작가분에게 힘이 되드리지 못해 왜 이래 죄송한지...

다음엔 더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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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 혼자 살아보고 싶은 이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선주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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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 아 혼자 살면 이런이런 점이 편하겠구나~ 아니면 이런 점이 좋겠구나~ 하는 내 로망을 상기시켜줄 그런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읽는 중에 혼자 살 때 이렇게 살면 안된다~ 라는 '지침서'.. 같았다고나 할까.

공감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내 기대와는 달라서 읽으면서 좀 실망하기도 했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친구들에게 얘기하면 이제 그만 독립할 때가 됐다며 나오라고 하는데, 이 얘기를 몇년 전에 부모님께 했을 때는 어차피 같은 지역, 동네에서 살 건데 나가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리시더니, 이번에 얘기를 꺼냈을 때는 너 좋을대로 해라~ 라고 하셔서 조금은 서운했다. 아니, 그렇게 나가기를 바랬으면서 막상 등을 떠미니 서운해지는 이 마음은 또 뭐고.


지금도 나가게 되면 밥은 엄마 집에서! 잠만 따로 자는거야. 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실상 독립해보면 그게 제일 어려울 것 같다. 집에 가서 쉬다가 엄마랑 밥 먹고, 다시 집. 몇번이야 괜찮을지 몰라도 그 다음은 음.. 귀찮아서 안 가겠지..


아무튼 이 책에도 혼자 살면 좋은 그런 내용만 있는 건 아니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자취를 했던 나는 밥을 해먹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분식과 술로 떼우는 경우도 많았고. 친구들을 불러서 노는 경우도 허다했다. 책에 나오는대로 살은 살대로 쪘고, 속은 속대로 안 좋아지고.. 이 책에 나오는 해결 방법은 '집 밖으로' 였다. 내 경우에 우리 집에 부른 건 아니었지만, 주위에 자취하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그곳에 모여있던 게 원인이었나 보다. 지금 생각하면 재밌기는 했는데 ㅎㅎㅎ

 

혼자 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집에서도 번호키가 있어서, 부모님이 집에 계셔서 따로 문을 잠그지는 않는데, 아빠는 항상 집에 사람이 다 들어오고 나면 자기 전에 문을 잠그신다. 어째 이 집 사람들은 저녁에 문단속을 안하냐시면서.

생각해보니 자취할 때, 복도식에 제일 마지막 집이었는데 학생들이다 보니 워낙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번은 밤에 누군가 문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가 났다. 다행히 그 집에는 위에 잠금쇠가 하나 더 있어서 밤에 늘 잠궈놓는 게 습관이었는데 그나마 그게 다행이었다 싶다. 그럼에도 무서워서 한동안은 잠을 이루질 못했다. 으으... 혼자, 게다가 여자면 이런 문제도 무시할 순 없다.

 

 

부모님과 살고, 한참을 직장과 집 밖에 모르던 나는 어느 날 동호회에 가입해서 그 사람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자연히 술자리도 늘고, 나가 있는 날도 많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도 늦어지곤 했으니 부모님의 걱정이야 뭐.. 말해봐야 뭣하랴. 그동안 놀지 못했던 걸 분풀이라도 하듯 노는 시간이 더 길어지니 부모님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전화 오는 횟수가 늘어나니 같이 있는 사람들이 이젠 일정 시간만 되면 들어가라고 먼저 얘기를 한다. 이것도 참... 그렇다.. ㅠㅠㅠㅠ

 자취할 때 제일 서러운 부분이 이 부분이다. 아플 때.. 나를 챙겨줄 이가 하나도 없을 때..

아플 때면 뭘 잘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 한명은 같은 공간에 있었으면 좋겠다.

 

 독립을 하기 전에 내 물건들은 다 갖고 가야지.. 생각하면서 방을 둘러봤는데...

음.. 그 중에 반이 책이었다. 옷이야 그렇다 치고, 책이 진짜... 빼곡하게 꽂혀 있어서 저번에 방을 정리하는데도 얼마나 오래 걸리던지!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게 책이다. 분명 몇권은 정리도 했고,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도 했는데.. 아직도 책장을 차지하고 있는 책은 넘쳐났다. 지금 생각해보건대... 집을 구하게 되면 책을 놓고 갈까?? 싶기도 하다..

 

남들과 비교를 잘하는 나는... 내가 보기에도 자존감이 낮다. 그만큼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거다. 그러다가도 가끔은.. 나도 이런 부분은 남들보다 잘하는데.. 아니면 이 부분만큼은 더 자신 있는데.. 라고 하지만 그것과 자존감은 다른거겠지..

일단 이 비교하는 이런것만이라도 없애야는데.. 이게 쉽지가 않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거. 남의 생각을 신경쓰지 않고 행동하는 거. 이렇게 하다가도 어디선가 '이기적이네' 이 한마디를 하면 그동안 했던 모든 생각이 날아가버리는 것 같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과연 나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을까.. 싶다.

잘 있기야 하겠지.. 가끔 외로울 땐 엄마한테도 가고.. 가끔 서러울 땐 혼자 집에서 울고..

이걸 잘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혼자 잘 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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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스토리콜렉터 79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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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인 유마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 아버지를 맞게 된다.

유마의 친아버지는 작가로 '순문학'을 지향하는 사람이었는데, 아버지의 작품이 실린 잡지는 유마가 초등학교 때 두세 달에 한 권 꼴로 배달되더니 어느 순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엄마는 한숨을 쉬며 소설이 실리지 않으면 원고료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지만 유마가 밥을 굶는 일은 없었다. 유마 가족 생활이 딱히 곤란해지지 않은 비밀은 조금후에 풀렸다. 순문학을 지향하던 아버지는 필명을 바꾸어 다른 내용의 책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아버지는 취재 차 나간 길에서 사고를 당했다.

이상하리만큼 빠르게 엄마의 재혼이 진행되고 '그 사람'이 아버지가 되었다.

처음에는 이해하는가 싶더니.. 둘만 있을 때는 훈계를 늘어놓는 싫은 사람이었다. 그런 유마에게 한줄기 희망이 비쳤던 건 '삼촌'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마의 얘기를 들어주고, 유마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엄마는 어쩐지 싫어하는 것 같았지만 상관없었다.


어느 날 새 아버지의 해외 장기체재가 결정되고 유마는 당분간 삼촌과 함께 숲 속 별장에서 지내기로 한다. 좋아하는 삼촌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좋기만 했는데.. 이 집... 뭔가 이상했다.

밤에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부터 시작해서..꼭 누군가가 집에서 유마를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일들.. 유마는 점점 자신을 죄어오는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예전에도 느낀 거지만 이 작가는 참.. 글로 사람을 공포에 빠뜨린다.

읽고 있으면 주인공하고 같이 무서워지는 거다. 게다가, 딱히 뭐라고 표현을 안하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명탐정 코난에 범인을 '검은 형체의 눈만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누구라고 나오지도 않고, 그저 누군가가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책을 읽는 내낸 이것 때문에 더 무서웠다. 유마가 도망다니는 내내 같이 무서웠다고!!!


귀신인가 했는데.. 귀신이 아니라고 안심시켜 놓고, 바로 내가 귀신이야!! 이러는 거랑 뭐가 달라!!


삼촌이 별장을 갖게 된 이유, 그 숲에서 발생한 사건들.

그리고 유마에게 닥쳐 온 위험들. 그 위험은.. 유마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숲에서 발생한 그 일을 당한 사람들이 어떤 일을 당했는 지를 알려주는 것이었을까.


다시 생각해도 그 장소에서 빠져나올 때가 제일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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