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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
조엘 샐러틴 지음, 유영훈 옮김, 방원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한 사회의 경제는 오직 그 사회의 농부들만큼만 건강할 수 있다.’(431쪽)
참 명언이다.
우리 사회가 건강한지, 경제가 안정적인지를 돌아보려면 농촌에 가고, 농부를 만나봐야 한다.
생산 기반이 어떻게 되는지, 물적 토대가 든든한지를 확인할 수 있기에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서 사회와 경제의 내실을 가늠하기란 어렵다.
FTA를 통하여 가장 피해보는 곳은 바로 농촌이다.
어느 나라와 FTA를 맺든, 항상 싸게 수입하는 품목은 농산물이다.
농업을 내주고, 자동차나 반도체 등 전자제품을 수출하려 한다.
큰 일이다. 기후 변화가 오는 등 식량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자급력, 자생력이 없으면 위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게 된다.
몇 해 전 친구들과 함께 시골에 귀촌하여 나는 주로 집을 짓고, 아내는 주로 밥과 농사를 짓는다.
내게 필요한 것을 내가 직접 해보자는 마음이 크다.
먹는 것도 사먹기보다 가능한 스스로 해결해보고자 한다. 갈 길은 멀지만..
처음 농촌 왔을 땐 ‘막막한 농촌에서 어떻게 살지?’ 싶었는데,
이젠 반대로 ‘탁한 도시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싶다.
농촌에서 직접 땀 흘리며 사니까 몸도 마음도 좋다.
특히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생기는 게 좋다.
정성껏 생명을 대하는 분들도 주변에 많고..
책은 잘 안 보게 됐다. 말 뿐인 책, 허전한 책이 많아서 그렇다.
그래도 가끔은 읽게 되는데, 분별력이 생긴 걸 느낀다.
이상한 책은 읽히지가 않는다. 괜찮은 책들만 읽힌다. 편식인가? 암튼 그렇다.
그런 와중에 만난 이 책은 참 반가운 책이다.
미국에 이런 농부가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하이, 샐러틴~!’
그는 거대 산업식품업계에 맞서 생명이 생명답게 살게 하려고 애쓰는 농부다.
‘동식물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인데,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근데 세상은 그런 그를 보고 미쳤다고 한다.
비좁은 공간에서 오직 돈을 위해 동식물을 사육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장호르몬으로 얼른 키워버리고, 항생제를 투여해 질병을 무마시키고, 동물의 환경에는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들.
풀을 먹어야 할 동물에게 부패한 고기를 갈아서 먹이기도 한다.
그런 그들이 자연의 방식을 따라 농사 짓는 사람을 보고 미쳤다고 한다.
누가 미친 것일까.
돈을 중요시 하는 사람과 생명을 중요시 하는 사람의 간극은 참 멀다.
결론적으로, 돈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 이 책을 보면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보길 권한다. 강력 추천!
생명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느낄 수 있을 거다.
쓰찌다 다카시 선생님이 쓰신 <공생공빈>을 기대하며 읽었다.
그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좋았다. (<공생공빈>도 훌륭한 책이니 꼭 읽어보세요. 초강력 추천!)
이런 책들, 농생활과 생명의 가치를 밝히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내가 쓰는 이 서평도 그런 밑거름이 되면 좋으련만, 오히려 해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한 가지 정말 놀란 건, 저자의 땅이 어마어마하다는 거다.
무려 67만평! 세상에. 얼마의 크기인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서로 퍽 다른 환경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생명과 교감하며 사는 것, 그게 참 좋다.
책이 500쪽이 넘는데, 값은 15000원이다.
출판사가 이런 좋은 책을 두께에 비해 저렴하게 책을 낸 이유가 뭘까?
출판사 사정은 모르지만, 그만큼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먹을거리, 건강한 밥상, 소박한 삶, 생명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