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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에 반대한다 -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온전한 삶을 위해
아르노 그륀 지음, 김현정 옮김 / 더숲 / 2018년 1월
평점 :
# 1. 정말 놀라운 책!
가끔, 기가 막힌 책을 만나면, 어떻게 추천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부디, 이 글이 이 책의 진가를 덮는 글이 되지 않고, 알리는 글이 되면 좋겠다.
이 책은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다.
특히 요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며, 용서해주자는 사람들이 있다.
왜 박근혜씨를 봐줘야 하는가?
그 심리를 이 책은 잘 밝혀준다.
피해자는 두려울 때, 자신을 가해자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하면서 자기가 위협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복종’하게 된다.
복종하지 않으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습성이 뿌리 깊게 배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반사적으로 복종하고, 권위를 의심하지 않으며, 기존의 틀 속에서 관성적/집단적 사고를 한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다. 참 자아, 참나, 얼나가 없는 삶이다.
얼 빠진 삶!
# 2. 저자는 독일 사람 같다.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들에게 사람들의 마음이 쏠리는 이유를 간결하면서도 심도 있게 설명한다.
부럽다. 독일. 정말.
자신들의 사회 문화 역사 심리 문제를, 이렇게 잘 풀어내다니..
우리는 일제 시대를 겪었음에도,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하고 여태껏 지내왔다.
친일파가 기득권 세력이 되어 적폐가 쌓여 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정신, 철학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우리의 안타까운 사회 현실을, 치열하게 고민하여 심리+사회+문화적 통찰로 풀어내는 이가 거의 없다.
글쎄, 그나마 요즘 사람이라면 신영복 선생님과 도올 김용옥 선생님 정도가 떠오른다.
물론 김상봉, 고병권 등의 훌륭한 저자들도 있지만,
우리의 사상적 맥을 깊게 해줄 ‘사상가’가 드물고 드문 게 현실이다.
마치 류영모, 함석헌 같은 인물들이 더 솟아나길 바란다.
아니, 우리 모두가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맑고 밝은 씨알로!
# 3. 책 정말 얇다. 받고 깜짝 놀랐다.
135쪽인데, 책 크기도 작다. 빡빡하게 편집하면 100쪽도 안 될 책이다.
근데 내용의 무게는 어마어마하다.
이 책은 특히 저자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내놓은 책이다.
1923년에 태어나서 2014년에 쓴 책이니, 92세의 어르신이 쓰신 책이다.
와, 우리로 치면 문동환, 박형규 목사님이 떠오른다.
귀중한 책이다.
독일의 원로가 쓴 사자후다.
놀랍게도, 우리 사회에 딱 맞는다.
꼭 읽기를 권한다.
박근혜씨가 불쌍하니까 이제는 용서해주자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들을 보며 답답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