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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이야기 8899 ㅣ 땅콩집 이야기
강성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8년 3월
평점 :
땅콩집 이야기? 무슨 건축 관련된 책인가 싶었다.
근데 철학자가 쓴 자전소설이란다.
처음에는 큰 기대하지 않았다.
‘철학의 틀 속에 집어넣을 수 없었던 한 철학교수의 실존적인 삶의 고백’
이러한 부제를 보고 좀 관심이 갔다.
그러다 저자를 보고 ‘어라, 이 사람인가?’ 싶었다.
강성률, 아는 사람은 안다.
쉬운 철학책을 여럿 집필하는 철학작가다.
그가 자전소설을 썼다는 말에 호기심을 갖고 봤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책이 첫 책이 아니었다.
8899는 3권이다. 88년부터 99년까지라는 뜻.
1권은 태어나서 중고등학교 입시 실패 이야기를 담고 있고,
2권 7080은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즉 유신정권 통치, 10.26. 5.18 등과 6.10 항쟁 등을 언급한다.
3권인 이 책에서는 88 올림픽과 노태우, 전두환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대학교수 임용되고 일어나는 일들이 서술된다.
원래는 여기서 마치려 했으나 4권도 나온단다.
저자는 한 개인의 삶이 공간적 + 시간적 제약 아래 살면서
개인과 정치사회적 환경의 다층적 구조를 밝혀보고자 했다고 한다.
확실히 그런 시도가 여럿 느껴진다.
개인이 겪는 이야기와 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이 엮어져 나온다.
그렇기에 흥미가 생기고,
또 전라도 사투리가 감칠나게 나오는 것도 재미있다.
글로 읽어서 잘 느껴지지 않거나
실감나게 읽지 못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가 실화일까 궁금하고,
소설이라 가명으로 작성한 건데, 실제 인물이 누구일지도 궁금하다.
인문학 저서라는 게 뭘까?
삶의 흐름과 고민을 드러내주고,
그걸 통해 삶의 이면을 더 깊이 바라보게 한다면
괜찮은 인문학 서적 아닐까?
상상력을 키워주고, 현실을 성찰하게 만든다면..
언제 나도 시간이 흘러,
이렇게 내 삶을 자전 소설로 정리하며,
역사적 사건과 맞물려본다면 어떨까.
특히 올해는 한반도의 큰 변화가 올 중요한 시기다.
이럴 때 나는 무얼 하며 어떤 고민을 했는지 적어놓자.
일기가 쌓여서 자서전이 되겠지.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가 자기 삶과 사회 역사의 흐름,
두 가지를 한 번에 조망하는 역량이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