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홍 모자 ㅣ 철학하는 아이 9
앤드루 조이너 지음, 서남희 옮김, 김지은 해설 / 이마주 / 2018년 1월
평점 :
아이와 함께 보려고, 이 책을 골랐다.
흔히 볼 수 있는 동화책과 비슷한 크기, 내용이다.
그런데 저자가 의도하는 만큼,
나와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해설을 읽으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은 단순하다.
이야기도 무척 쉽다.
다만 그걸 깊은 뜻과 연결시키는 어렵다.
그냥 별 생각없이 읽으면,
특별한 문제의식이 없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의도한 바를 간파하긴 무척 어려워보인다.
또한 미국에서의 ‘분홍’이 상징하는 것과 우리나라는 다르다.
문화적 차이가 있기에, ‘분홍? 그게 뭐?’ 싶은 부분이 있다.
요즘 여 검사가 성추행 피해사실을 알리며 큰 뉴스가 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여 검사가 수사외압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검찰 내부의 문제들과 자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을 쉽게 대하고 무시하는 것, 엄청나게 뿌리 깊다.
이를 뒤흔드는 사건들이 촉발하고 있다.
일명 ‘미 투’
동성 성폭행도 말이 나온다.
영화감독이 상을 받았다가 취소도 되고 그런다.
그 영화감독은 자진 공개하며 의견을 내기도 한다.
바야흐로 전환기다.
급변하고 있다.
여성들이 그동안 억눌려 왔으나,
하나씩 깨뜨리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함께 열어가고 싶고,
우리의 생명감수성이 더욱 깊어지면 좋겠다.
이러한 큰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읽었는데,
아직 충분하지는 못하다.
그러면 이 책의 의미가 없는가?
전혀 아니다.
무척 소중하고 고마운 책이다.
어린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동화에 담긴 속뜻을 전해주며 소화시킨 후,
세상을 촉촉하게 하는 생명 살림의 일꾼으로 자라가길 바란다.
아이가 어릴 적에는 뭔 말인지 잘 모를 수도 있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읽어주는 부모의 마음,
책에 새겨져 있는 저자의 뜻,
언젠가 아이에게서 꽃 피울 거다.
그때를 바라보며 읽고, 들려주는 거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다. 무척. 엄청.
그러나 빛이 보인다.
우리시대의 보배, 임은정 검사가 한 말을 기억하자.
이번 사태는 단순히 성性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권력과 구조에 대한 문제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가자, 세상이 흔들리고 있다.
함께 바꾸어나갈 동지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