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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읽는 질문 8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지비원 옮김 / 글담출판 / 2017년 11월
평점 :
참 괜찮은 책을 만났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저자 이름을 검색해봤을 정도다.
저자의 다른 책 중에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 <현대 철학 로드맵>이
최근에 국내에서 번역됐다. 세 권이 1년 내에 번역된 것이다.
얼마나 주목받고, 읽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읽을 만한 저자다.
현대철학을 쉽게 풀이한다.
이런 말은 널리 쓰이는 말이다.
특히 현대철학에 대해서는 ‘쉽다’라는 말을 수식어로 흔히 쓴다.
저자는 우선, 주제를 일상생활에서 잡는다.
그렇기에 공감대가 형성되기 더 쉽다.
고담준론으로 혼자 높은 곳에서 떠돌지 않고,
땅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호흡하는 필력이 있다.
감시사회, 언뜻 보면 굉장히 우리와 멀리 떨어진 것 같다.
우리가 무슨 감시사회야...
그런데 저자의 말을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철저한 감시사회에서 사는지,
그것도 얼마나 자발적으로 그렇게 살려고 하는지 알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CCTV다)
이에 대한 설명을 미셀 푸코를 불러와서 한다.
중간중간 <성의 역사> 등 푸코의 원문도 나온다.
물론 그 부분은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푸코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충분히 알게 된다.
그렇다고 결론을 딱 내려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질문하게 만든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그것이 정말 맞냐는 거다.
나는 정말 환경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인간중심주의? 그게 꼭 나쁜 것일까?
환경보호도 인간중심주의 맥락에서 하는 건 아닌가?
계속 질문을 이어간다.
그러면서 근거로 현대철학자들이 호출된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주제를,
현대철학자들의 담론을 통해,
새롭게 질문하게 된다.
때로는 약간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나는 ‘환경’ 부분이 그랬다.)
그럼에도 통쾌한 맛이 있다.
내가 부서지고, 확장되는 느낌?
그렇다. 제대로 공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비록 내가 그만큼 성장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좌우지간 책 읽는 맛이 있다.
저자의 질문을 들으며, 나도 질문 던지게 된다.
책 뒷표지에 ‘끊임없는 질문으로 상식이라는 편견을 깨고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그렇다.
질문을 보면서, 질문하는 방법을 보게 된다.
생각보다 훨씬 유용한 책이다.
안광복 선생님은 ‘현실이 답답하고 미래가 불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일이다’라고 추천했는데, 그 추천이 아깝지 않다.
당장은 별로 달라지는 게 없을지라도,
생각 근육이 길러지면, 우리의 현실과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