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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논쟁과 한국 민주주의
김상태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7년 8월
평점 :
2~3년 전 여름, 처음 설악산에 가봤다.
백담사에 가보니 정말 아름다웠다.
만해와 일해가 머문 백담사.
만해 한용운의 삶이 궁금해져서 책을 보게 되었고,
동시대 인물인 신채호, 김구, 안중근 등에 대해서도 읽었다.
신채호의 삶에서도 강렬한 도전을 받았다.
일본 세력에 철저하게 저항했는데,
적당히 타협하면서 연구를 더 했다면 어땠을까 할 정도로
천재 사학자의 요절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의 학문적 업적은 잘 모르지만, 삶에서 감동받았다.
근데 올 여름, 도종환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유사 역사학’이란 말을 듣게 됐다.
뭔 말인지 찾아봐도 가물가물하고 잘 안 들어왔다.
다만 신채호의 입장을 민족주의, 국수주의로 비판한다고 느껴졌다.
언제 한 번 잘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최근 관련한 책들이 출간되어 읽어봤다.
먼저는 <매국의 역사학자, 그들만의 세상>를 봤다.
신채호 기념사업회 간사 출신도 있고, 신채호의 입장을 변호한다.
그 책만 보면 말이 다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걸로 판단 종료할 수는 없다.
그 와중에 보다 객관적으로 다룬 책이 눈에 띄었다.
그게 바로 이 책이다. <고조선 논쟁과 한국 민주주의>
저자 김상태씨는 예전에 ‘도올’ 관련 책을 통해 접한 적 있다.
당시 도올이 화제의 인물이었을 때인데,
그 책을 보며 의문을 많이 품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내가 도올 책들을 여럿 읽으며,
도올이 나름 탁월한 사상가임을 느꼈다.
그래서 이번 선택이 적절할지 의문이 들었다.
(내 기억에 저자 비판 중 하나는 고전 번역 작업이 없다는 점을 꼽았는데, 지난 10년 간 도올이 그 작업을 많이 했다. 그래서 비판할 거리가 충분해졌다. 별로 좋은 소리가 나올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그에 대한 비평도 부탁드린다)
이 책을 보면서는 그런 우려는 기우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역사에 대한 여러 자료, 입장들을 살펴보고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디에도 연고, 인맥이 없기에 저자는 객관적으로 모두 비판한다.
오로지 살아남고 추앙받는 존재가 있으니 ‘윤내현’
부당한 평가를 받고 있는 윤내현을 바로 세우는 게 이 책의 목적이기도 하다.
흥미롭긴 한데, 읽으면서 회의감도 든다.
와, 우리나라 사학계가 이 모양인가, 너무 하다 싶기 때문.
근데 언론도 마찬가지네,
보수라는 조선일보 뿐 아니라
중도라는 한국일보에 이어
진보라는 한겨레, 경향까지도 같은 입장이네 싶고,
내가 찾아보니, 내가 좋아하는 ‘프레시안’ 마저 일방적인 입장을 다루고 있었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잘 몰랐다.
그저 기사를 본 거고, 이해가 잘 안 됐던 거다.
근데 이 책을 읽고 예전 기사를 다시 보니,
공정한 기사가 아니다. 한 쪽의 입장만을 다룬다.
윤내현의 학문적 업적은 분명하다.
하지만 세력이 작아 목소리가 작다.
그렇다고 이걸 다루지 않는다면, 그게 말이 되는가!
이런 문제와 연관되어,
저자는 역사 문제가 우리나라 민주주의와도 연결시킨다.
논쟁이 잘 정리되면 좋겠다. 하지만 잘 정리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다.
적폐 청산이 어려운 건, 적폐 세력 나름의 논리와 힘이 있기 때문이다.
긴 세월이 흘러서라도, 잘 정리되면 좋겠고,
언론에서도, 시민들도 이 문제를 공정하게 지켜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