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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안성진 지음 / 타래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아빠된 지 이제 100일이 약간 넘었다.
육아를 시작하면서 육아가 힘든지, 힘들면 얼마나 힘든지 두고 보자는 마음이 있었다.
지금까지 생각은 반반이다.
힘든 부분도 있고, 별 게 아닌 부분도 있고..
내게 있어 가장 힘든 부분은 아내의 건강과 판단이다.
아기는 잘 큰다.
근데 모유 수유하는 엄마가 힘들어한다.
매일 밤, 3~4번 이상 깨서 젖 물리고 기저귀를 간다.
아빠는 깰 때도 있지만, 안 깰 때도 있다.
힘들 수밖에 없다. 나라면 감당 못했을 거다.
잠자다가 중간에 깨면 너무 피곤하기 때문이다.
아빠와 엄마가 집안일을 반반씩 한다?
그렇게 되려면 아빠가 80%쯤 한다고 마음 먹어야 한다.
아빠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것처럼, 젖을 줄 수도 없다. (그러니까 모유)
젖은 엄마만 줄 수 있기에, 아빠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생물학적인 한계가 있다.
우리집은 요즘 기준으로 보면 일반적이지 않다.
완전 모유 수유에 천 기저귀를 쓴다. (얼마전부터 밤에는 종이기저귀를 쓴다)
청소, 빨래, 요리를 아빠가 하고, 엄마는 수유와 돌보기를 주로 한다.
최근에 아내가 우울+불면증까지 생겨서 약간 바꾸려 한다.
각방을 쓰는 거다.
나와 아이가 함께 자면서, 내가 새벽에 분유를 먹인다.
아내는 그 사이에 푹 자면서 피로를 푼다.
이렇게 하면 아내가 한결 수월해질 거라 기대한다.
어떻게 육아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 가운데 <저절로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책 제목이 끌렸다.
그렇지. 저절로 되는 게 어디 있는가.
초보 아빠의 진짜 아빠 되기, 공감하는 말이다.
우리 사회 대부분은 엄마가 육아를 전담하고, 아빠가 생계를 책임진다.
이럴 경우, 아빠가 하루에 아이와 만나는 시간은?
놀랍게도 ‘6분’이라고 한다. 좀 심했다 싶은데, OECD 평균은 47분이라고 한다.
이 글을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
“나는 얼만큼 만나는 것 같나?”
아내가 “1시간?” 이라고 한다.
맘에 들지 않는 답이어서 아내는 얼마나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자신은 거의 하루 종일이라고 한다.
더 따지고 싶진 않았다.
집안일을 하는 부분도 있고, 밖에서 노동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부분도 있으니까.
외부 활동하지 않으며 집에만 있는다면,
그것도 살림이 아니라 육아를 한다면, 다를테니까.
좌우지간 아빠들은 육아하기 쉬운 조건이 아니다.
문화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생물학적, 심리학적으로도 어렵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읽으며, ‘최소 이정도는 아빠가 만나줘야 한다’는 걸 느낀다.
특히 아빠가 해줄 수 있는 몫이 있다.
몸으로 놀아주기, 책 읽어주기 등 아빠가 해주면 참 좋을 일들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되는 길인 거다.
자연스레 해나가야 할 일이다.
관습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정말 생명을 잘 만나고, 서로 잘 자라가기 위해 이 책은 적절한 지침을 준다.
저자는 자기 소개에서 ‘육아 전문 작가’라고 한다.
모든 아빠들이 육아 관련한 일기+수필을 가끔씩이라도 써보면 좋겠고,
글은 잘 안 쓰더라도 육아의 구경꾼이 되지 않고, 책임자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