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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최인호 지음 / 씨스케이프(이맛돌)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참 읽고 싶은 책이었다.
받자마자 그날 다 읽었다. 2시간 좀 더 걸린 듯.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이재명, 하나는 저자 최인호.
이재명 시장에 대해 요즘 관심 많다. 주목해서 보고 있다.
그런 그에 대해 최인호 선생이 책을 썼다.
그러니 꼭 한 번 보고 싶어졌다.
난 최인호 선생과 인연이 있다.
그가 쓴 책 중에 <화끈하고 개운한 영문법>이 있다. 줄여서 ‘화개영’
예전에 한참 영어 공부할 때 나는 그 책으로 공부했다.
당시 곰TV에서 그가 온라인 강의를 했는데, 꽤 시간 내어 들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화끈하고 개운한’ 기질이다.
강의 중간 중간 전해지는 그의 기운이 내게 좋은 도전이 됐었다.
그런 그가, 박종철 출판사를 세우고 열심히 맑스 책을 번역했던 그가,
사회참여는 어떻게 하는 건가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자기에게 일어난 변화를 밝힌다.
2장에서 그의 옛날 운동권 회고가 나오고,
비겁하고 조용하게 세상 뒤에 살던 그가 이재명을 만나며 새롭게 깨어났다고 한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무작정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건적 지지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래서 이재명을 지지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난 떠날 거다’는 말을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 모두 그렇다.
의리 있게, 뭐라 해도 절대 떠나지 않는 게 꼭 좋은 게 아니다.
친구와 정치는 다르다.
분별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이 책의 장점이 있다.
내가 꼽는 이재명의 장점을, 저자도 비슷하게 꼽는다.
탁월한 문제설정 능력! (저자 표현으로는 ‘프레임’)
크게 3개만 정리하겠다.
#1 탄핵, 하야하면 혼란하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는가?
작년 10월 말, 11월 초, 문제가 불거질 때,
언론에서는 대통령이 탄핵되거나 하야하면 국정 혼란이 온다고 했다.
이재명의 일갈,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는가?
정말 폭발시키는 명언이다. 문제설정을 확 바꿔버렸다.
#2 내가 진짜 보수다!
진보냐 보수냐? 둘 다 중요하다.
지금은 비정상이다. 정상으로 돌려 놓는 게 필요하다.
정상적 의미의 보수가 바로 이재명. 진짜 보수.
왜? 기득권 철폐하고, 헌법 준수, 공정 사회 이루는 것, 이게 보수니까.
#2-1 중도는 허상이다
이 책에서는 간략하게만 등장하지만, 이재명 시장이 강하게 주장하는 바다.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니라 옳은 쪽으로 가야 한다.
어정쩡하게 입장 취한다고 표 얻는 거 아니다.
실력,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믿을만하네 하면서 표가 온다.
이게 이재명 시장의 지론. 역시 탁월하다.
#3 머리-몸통-뿌리. 박근혜-새누리당-재벌
정치인 중 아무도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누가 말했나? 못 들어서 미안. (생각해보면 정의당은 말 했을 수 있다)
박근혜뿐 아니라 새누리당도 책임 있다고 말한다.
일정 부분 알면서도 자기 유익을 위해 통용시킨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바른정당도 신분 세탁일 뿐이라고 갈파한다.
그럼 어떻게 하라고? 정계은퇴! 책임지고 떠나라!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재벌이 뿌리라고 한다.
문재인씨는 이 부분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한다.
살짝 언급을 하긴 하지만, 문제의식이 있긴 하지만,
이걸 정말 감당해낼 만한 역량이 느껴지진 않는다.
이게 문재인씨에게 느끼는 아쉬움이다.
이건 세월호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말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재명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한다. 나도 동의.
문재인씨는 의식은 있지만, 정말 해낼 역량이 있는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고,
안희정 지사는 대연정 등 대화하려고 한다.
정말 통 넓고 품격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방은 여전히 비합리적 의사소통을 한다는 거다.
지금의 박근혜, 새누리당을 보라. 이게 정상적, 합리적인 사람들인가?
무책임하게 계속 발 뺌하고, 자기 살 길만 찾는 이들이다.
그런 이들과 합의로 세월호 진실을 밝히겠다? 이게 가능할까?
그래서 나는 결론이 났다.
사람 좋은 건 문재인씨가 최고 훌륭. 인품이 좋다.
인간적으로 지지하는 건 안희정 지사. 훌륭한 정치인이다.
그러나 이번에 당선될 필요가 있는 건 이재명 시장.
우선 친일-수구 세력 ‘박살내고’, 그 다음 합리적으로 되면 안희정.
문재인씨는 지휘 책임을 맡기보다 다른 역할을...
한 가지, 지지자들이 비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로 존중하며 건설적인 토론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그러면서 서로 발전하리라.
안 그러면, 서로 싸우면,
누가 당선되든 상처가 크고, 좋을 게 줄어든다.
아쉬움이야 있겠지만, 적어도 세 명 안에서는 연대와 통합이 잘 이뤄지길.
그 안에서도 잘 안 되면 무슨 협치고, 연합이고, 연정이냐.
앞으로도 이재명 시장 책을 좀 더 찾아 읽어보려 한다.
한편 <안희정의 함께, 혁명> 이 책도 좋다.
충남을 배경으로 해서 역시 농업에 대한 관심과 대안, 실천이 흡족하다.
즐겁게 지켜보자. 2017년의 정치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