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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다 - 대화, 듣는 것이 사람을 살린다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2월
평점 :
만남에도 때가 있다. 2월에 이 책 나오자마자 읽으려하다가 미뤘다.
그러다 소통에 관한 문제로 부대끼는 요즘, 다시 찾게 되었다.
이게 웬걸, 생각보다도, 기대보다도 더 좋구나!
잔잔한 듯 하면서도 깊은 충격을 받은 구절들이 몇 있다.
141쪽, 내가 상대의 말을 미리 마무리하는 습관.
대화하다가 내가 앞서서 상대의 말을 해버릴 때가 있다.
난 그동안 이게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의 의중을 헤아리고, 공감하기에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 듣고 나서 재정리하는 것은 좋지만,
미리 앞서 말하는 건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고 한다.
말을 빨리 하라는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아내에게 물어봤다. 어떠냐고.
그랬더니 미리 말하는 건 별로라고 한다.
아, 충격! 좋은 줄 알았던 것이 오히려 나쁜 것이었다니!
나의 잘못된 습관은 145쪽에 이어 또 나왔다.
상대방의 말에서 잘못된 부분 바로잡기.
본능적으로 말을 바로 정정하곤 한다. ‘잠깐, 그건 이건데..’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나쁜 습관이다.
‘지난 화요일에...’, ‘근데 화요일이 아니라 수요일 아니야?’
사실 수요일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화요일이든 수요일이든, 아니 목요일이든 언제든
요일은 말하려는 바와 상관없을 수 있다.
그날 벌어진 사건에 대해 말하려는데, 요일 따지다가 논점을 놓칠 수 있다.
근본적인 문제와는 멀어지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왜 지적하려는 것일까? 우월감을 느끼기 때문,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결함을 지적하고, 잘못을 수정하는 데서 쾌감을 느낀다.
밀턴 에릭슨이라는 최면 치료사는, 일부러 실수를 저질러서,
환자가 ‘지적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고,
그 효과로 몇 마디 듣지 않고도 깊은 최면 상태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심리, 남이 틀리다는 걸 지적하면서 누리는 즐거움.
아, 이걸 발견해서 기뻤다.
특히 나는 사람들과 대화하다가 이런 부분도 꼼꼼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
정말 피해야 할 습관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물론 깨닫는다고 바로 그 습관을 버리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게 다행이다.
한 가지 더, 161쪽의 ‘나는 안 지키는 조언’, 이걸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에게 ‘배부르면 그만 먹어.’ ‘꼭꼭 씹어 먹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나는 배불러도 더 먹으려 하고, 꼭꼭 씹지 않고 나도 모르게 삼켜 버리곤 한다.
내가 남들에게 조언하지만, 정작 나도 잘 지키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훌륭한 조언을 많이 하지만, 정작 자신은 1/4도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공감!
이 세 가지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부분의 ‘비언어적 경청’도 괜찮았다.
상대의 자세, 말투, 호흡(거시적), 얼굴색, 입의 움직임, 눈동자의 움직임(미시적)을
관찰하라고 권한다.
해석이 아니다. 관찰이다.
상대의 기운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는 건 알았는데,
그걸 또 거시/미시로 나눠 더 세분화 시킨 점이 좋았다.
저자는 ‘사람은 자기 중심적이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
책을 보며 많이 공감했다. 소통이 잘 안 되는 게 당연하다.
왜? 자기 중심적이니까.
하지만 본능대로 살지 않고,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를 배워 경청할 수 있다.
그러면 관계에서 조화를 이루게 된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하나? 그러면 기분 좋고 활기차게 살 수 있으니까.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으니까.
소통에 관한 수많은 책이 있을 거다.
많이 보기보다는 괜찮은 걸 골라 반복해서 익히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맨 뒤에서 반복해서 습득하길 권한다.
한 번 다 읽었지만, 계속 반복해서 보면서, 연습하면서
나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건강한 습관-경청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