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할까 - 만남과 대화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설명서
로버트 볼튼 지음, 한진영 옮김 / 페가수스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유명하다고 해서, 얼마나 알려졌는지 찾아봤다.

원서는 1979년에 출간됐다.

 

원제가 피플 스킬인데, 이미 우리나라에서 그 제목으로 출간된 적 있다.

'씨앗을뿌리는사람'이라는 출판사에서 2007년 12월에 나왔다.

중요한 사실은 역자(한진영)가 같다는 점!

 

아마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다시 새롭게 낸 것 같다.

반응을 보니 판매량이 많지 않아 보인다.

 

 

책 뒷부분을 보니 원서의 출판사는 사이먼 앤 슈스터(Simon &Schuster)다.

반가움!

내가 가장 아끼고 훌륭한 책으로 꼽는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을 펴낸 출판사다.

그 유명한 책이, 실은 한동안 거절당하며 표류했다.

그러다 겨우 한 출판사에 의해 빛을 보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사이먼 앤 슈스터다.

 

지금 검색해보니 대형출판사라고 한다.

당시 소형이었어도, <아직도 가야할 길> 단 한 권만으로도 초대형 출판사가 됐을 거다.

좌우지간 이 책도 같은 출판사이고, 출간 시기도 비슷하다. (1978년과 1979년)

이런 동질감에서 난 이 책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했다.

 

이런 이야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매우 중요하다.

책 자체에 대해 어떤 기대감을 갖고 보느냐가 그 책을 느끼고 소화하는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도 책의 시작에서 말한다.

"좋은 책은 좋은 독자가 만든다."

 

때로는 별 기대감 없이 펼쳐 들었기에, 무릎 치며 쏠쏠하게 읽어가기도 하고,

기대를 많이 했기에 실망을 더 많이 할 수도 있다.

 

반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보기에,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좋게 보기도 하고,

부정적인 마음으로 읽기에, 진부한 내용으로 여기며 읽을 가치를 못 느끼기도 한다.

 

책 자체가 주는 힘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독자의 관점도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책들은 이제 '뻔하다'.

정말 모르는 내용이라기보다, 아는데도 잘 안 되는 내용이 많다.

 

화가 날 때 조금 더 마음 다스려서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 누가 모르는가!

하지만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이걸 얼마나 설득력 있고, 탁월한 방법론을 안내하느냐가 저자의 내공이다.

한편 저자의 이야기를 얼마나 신뢰하고 직접 적용해보느냐가 독자의 믿음이다.

 

내공과 믿음의 조화로 인해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

전자보다 결국 중요한 건 후자인데, 아무리 좋은 내용을 읽어도 결국 마음이 없으면 변하는 건 없다.

의지가 약하면 책이 '성경'이라 하여도 무슨 맥을 추겠는가.

 

그런 면에서 내게 이 책 원서의 출판사는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그런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보니, 이 책을 더 좋게 보게 된다.

 

이 ‘마음’의 중요성은 책에서도 언급된다.

한 가지 정말 곤란한 질문이 있다.

“사랑해야 하는 관계의 사람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

 

저자는 이를 ‘의지’의 문제로 푼다. ‘의지적 사랑’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는 거다.

 

아, 이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가?

그 인용은 대부분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일 것이다.

 

사랑할 조건이 되어서 사랑한다? 그건 아직 미숙한 상태다.

사랑이 필요할 때는, 그 사람이 힘들어하고 좌절해있을 때, 방황하고 있을 때다.

즉 조건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 사랑하기 쉽지 않은 바로 그 때다.

 

우리의 ‘의지’, ‘마음’을 잘 모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이 책에 호감을 느꼈던 것,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의지에도 한계가 있다.

사랑에는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좋든 싫든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

 

여기서 선택과 집중, 분별의 문제가 중요해진다.

 

아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끼는 문제다.

 

일단은 갈등을 푸는 방법을 아는 것/모르는 것의 차이가 있다.

그 다음은 아는 것/하는 것의 차이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방법을 알게 되고, (이건 저자의 몫)

그 다음 하게 되길 바란다. (이건 우리의 몫)

 

 

한편 이 책은 30대 후반의 원숙한 책이다.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젊고 어린 책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그 중 자기에게 맞는 책을 찾아야 하리라.

그 가운데 이 책을 훑어보고 마음에 들면 집으시길.

기본 사항들이 잘 적혀 있으니, 이대로만 잘 따라해도, 인간 관계가 한층 나아질 수도 있다.

아직 나는 그다지 나아진 건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 보며 되새김질을 했다.

 

 

한편, 이전에 큰 도움을 받은 책이 있어서 그 책도 소개하고 싶다.

데이비드 번즈의 <관계 수업>이다. 정말 괜찮은 책이고, 유익이 컸다.

 

더불어 이제 나는 경청에 대해 말해주는 <나도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다>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관계에 대한 책들을 멀리 하려 한다.

 

이는 두 가지 전략이다.

1) 이미 많이 봤다. 더 알려고 하기보다 아는 걸 잘 실천하자.

2) 배수의 진.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뽑아낼 걸 다 뽑아내자.

 

 

결국 관계의 핵심은 마음이다. 기법은 그 도구.

책에서도 말하는 바.

 

마음 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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