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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가는 자기돌봄 - 삶이 고단하고 불안한 이들을 위한 철학 읽기
크리스티나 뮌크 지음, 박규호 옮김 / 더좋은책 / 2016년 3월
평점 :
‘철학 상담’이란 말을 듣고 눈길이 간 책이다.
나는 원래 상담을 좋아해서 그 분야의 책들을 많이 읽으려 한다.
특히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은 성경에 버금가는 책이다.
딱 그런 류의 책을 귀중하게 여긴다. 정말 훌륭한 책이다.
그러다 올해는 서양철학 공부를 하며 철학의 세계로 빠져 들었다.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는데 매우 신나게 읽고 있으며,
5번에서 10번 반복해서 읽으려 하고 근대철학도 잘 정리해나가려 한다.
이런 와중에 ‘철학 상담’이라니, 그저 지나칠 수 있겠는가?!
사실 제목과 목차를 보며 가벼운 책일 거라 짐작했다.
상담이라는 기반에 철학이란 소재를 다뤘을 거라 추측하며 책을 받았다.
표지도 말랑말랑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웬걸, 책 내용은 내 예상과 달랐다. 묵직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철학사적 논쟁을 담지 않고, 가급적 원서를 인용하려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는 그냥 철학책에 가깝다. 아니 철학책이다.
오히려 가볍게 쓰는 철학책보다도 더 철학 내용을 소개한다.
철학이 바탕이고, 철학이 소재다.
나처럼 상담이 주요 바탕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놀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상담과 상관없는 책이냐 하면, 그건 아니올시다.
철학의 진면목을 정공법으로 보여주고,
거기에서 자연스레 상담 효과가 일어나게 만든다.
아, 문득 저자가 독일 사람이라는 게 떠올랐다.
철학의 나라 독일...
사실 지금이야 독일이 선진국이니, 철학이 깊은 나라니 하고 있지만,
독일 철학의 주축을 이룬 칸트, 헤겔 시대만 해도 독일은 별 볼 일 없었다.
지적 열등감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칸트, 헤겔 등을 거치며 독일 관념론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사람들이 사유하는 힘이 많이 길러진 것 같다.
지금의 독일을 만든 건 아마도 철학하는 능력이 널리 퍼졌기 때문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새롭게 보였다.
독일은 이런 책, 주제를 가지고도 상담으로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 인문학 내공이 되는 듯 느껴진다.
하긴 우리나라도 내공 되는 철학자는 상담한다.
강신주의 다상담, 그 책 슬쩍 읽어 봤는데, 쏠쏠한 책이다.
강신주식의 독설, 특히 질문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는 화법이 압권이다.
이렇듯 깊은 철학, 진정한 철학은 상담과 맞닿아 있다.
우리 삶의 필요와 고민에 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답이 아니라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주고, 그로 인해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잘못 고른 책은 전혀 아니다.
약간 어려운 듯 하고,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잘 골랐다.
다만 아쉬운 건 출판사의 편집이다. 주석에 한글로 된 책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많다는 건 안다. 그래도 아예 없는 건 좀 심했다.
책 아래쪽이든 옆 부분이든 매쪽마다 해당 장이 어떤 주제인지 알려주면 좋겠는데, 그게 없어서 아쉽다.
쪽수가 적혀 있는 곳도 좀 더 잘 보이게 해놨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런 소소한 부분은 아쉽지만, 내용은 깊어서 맘에 들었다.
이 책으로 그냥 철학 공부한다.
결국, ‘자기 돌봄’이라는 것, 자기가 어떤 철학을 갖고 사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제목도, 주제와 소재도 제대로 잡았다.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언젠간 다 이해되겠지.
철학을 통해 삶의 맷집을 기르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보시라. 도움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