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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 엄마는 불안하고 아이는 억울하다
이진아 지음 / 웅진윙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중2병’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중학생들과 만나기가 까다롭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중2병이란 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이해가 됩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는 중학생 시절이 민감한 시기인데, 중1은 학교 적응하느라 바쁘고, 3학년은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기에 2학년 때 가장 감정이 분출한다고 합니다.
저의 경험을 돌아봐도 그렇습니다. 가장 심하게 아이들이 변했던 시기가 바로 중2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더 빨라졌겠지만, 그래도 몸이 가장 변하고 학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적응한 그 시기가 가장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또한 청소년의 문제는 가정과 밀접한 연관이 되지요. 요즘 부모님 세대도 많이 힘들지요. 교육비와 생활비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은 기본이고, 직업 현장에서 생존하기도 벅찬 상황입니다. 가족 간의 대화와 교제가 충분히 이뤄지기 쉽지 않지요.
여하튼 아이들은 키가 부쩍 커지고, 힘도 세지고, 목소리도 달라지며 거울 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입고 나갈 옷에 상당히 신경 쓰는 사춘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말도 또박또박 잘 해서 이제는 말로도 쉽게 상대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 사춘기 자녀와 청소년을 다루는 책이 많이 소개되는데, 이 책을 잡게 된 건 초5~중3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례 분석한 후 50가지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법한 이야기가 2~3쪽 정도 나오고, ‘아이의 머릿속’이라 하여 아이의 마음을 적은 내용이 1쪽 정도 나옵니다. 그 뒤에 해결책이 이어지지요. 사례도 공감되지만 특히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아 마저, 정말 그렇겠구나’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가사가 별로 좋지 않은 뜻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흥얼거리는 아이들, 입만 열면 연예인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 추운데도 멋 부린다고 옷 얇게 입고 다니는 아이들을 볼 때 이해가 잘 안 되지요. 그런데 이 책을 비롯하여 많은 청소년 관련 서적들은 ‘공감하라’는 해법을 제시합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데, 공감이 될 수 있을까요? 아이의 마음이 뭔지를 알아야 공감을 하든 말든 하지요.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쭉 읽어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 마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다 읽고 나서도 실전에서는 공감하지 못하고 또 실수할 수 있습니다. 공감을 해줘야하는데, 부모 감정이 앞서서 화부터 버럭 내기 일쑤지요. 화를 내진 않고 비꼴 때도 있고요. 하지만 굴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다보면 이전과는 분명 차이가 생길 것입니다. 실수가 반복되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세심하게 포착하면서 지속해야겠지요.
저도 잘 안 되고, 아이들도 잘 안 됩니다. 안 된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 책을 보는 분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작은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중에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겠지요. 진주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의 고통과 노력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진주가 맺혀지겠지요. 지금 이 순간이 버거울 순 있지만, 함께 살아가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하루하루 잘 지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