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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규정 선생님의 아주 친절한 감정수업
함규정 지음, 이주희 그림 / 글담어린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1.
처음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읽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펴보니 아이들이 직접 읽는 책이었다. 이 책처럼 아이들이 읽고 감정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 또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떠오르지 않는다. 감정이 중요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감정을 알 수 있는 안내는 별로 없기에 이 책이 반갑게 느껴졌다.
‘기분이 어떠니?’라고 물었을 때, ‘좋아’ 혹은 ‘모르겠어’ 등 짧게 대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좀 더 다양하고 길게 설명해주면 좋으련만 아이들의 대답은 늘 간결하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 감정을 일러주고, 그 감정들을 파악하기 위해 표를 이용하기도 하고, 그림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양한 감정이 있다는 것, 그것이 긍정/부정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직접 책에 적어보고 표현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2.
얼마 전의 일이다. 5학년 둘째가 6학년 첫째에게 ‘짜증나!’하고 말했다. 6학년 첫째는 ‘너가 짜증낼 줄 몰랐어’하고 답한다. 여전히 둘째는 마음이 상해있다. 그런 마음이 전해지니 첫째도 마음이 썩 좋지는 않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내가 개입한다. 둘째에게 ‘짜증나!’하고 말하는 게 별로 좋은 표현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대신 ‘형이 나한테 이러이러하게 하면 내 기분이 좋지 않아’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자고 제안한다. 쉽게 안 된다. 하지만 언젠간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도전한다. 미세하게나마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이것이 자꾸 누적되다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3.
아이들에게 감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발견한 건 참 좋다. 그러나 호칭이 ‘박사님’인데, 약간 아쉽다. 선생님이라는 표현은 너무 진부하고 식상해서 그럴까? 감정선생님보다는 감정박사님이 더 똑똑해보여서 그랬던 걸까? 박사님, 박사님 하는 말이 읽는 내내 은근히 거슬렸다. 또 ‘국내 유일의 감정 코치’라고 하는데 정말 유일할까? 감정 코치에 대해 말하는 책은 이 책 말고도 많은데.. 설사 또 유일하더라도 그걸 내세워서 말해야 하는 걸까? 박사라는 호칭과 유일한 코치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뭐고, 그로 인해 느끼고 싶은 감정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말을 쓰는 내 감정은 또 무슨 감정이지? 부정적 감정임이 확실하다.)
4.
그런데 이 책을 아이들이 잘 읽을지는 모르겠다. 읽지 않더라도 내가 옆에서 계속 잘 설명해주어야겠다. 책에 나온 말을 부모가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기에 아이를 둔 부모나 교사라면 누구나 읽어볼만 한 것 같다. 아이가 읽지 않더라도 말이다.
책 표지에 ‘어린이 스스로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다스리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하는데, 분명 도움이 된다. 특히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어린이가 직접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참 좋은 책이다.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과 함께 읽어가며 감정을 나누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