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욕망하는 냉장고
KBS <과학카페> 냉장 / 애플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KBS <과학카페>는 즐겨보는 다큐멘터리 방송이다. 친환경적인 삶에 관심 많은 나로서는 유익하고 알찬 정보를 많이 소개해줘서 종종 찾아본다. <욕망하는 냉장고>는 KBS <과학카페> 냉장고 제작팀이 만든 책이다. 방송을 보진 못하고, 책만 보았는데 아마 방송보다 더 풍부하게 내용을 많이 담았을 것 같다.
특히 PD 김은주님과 작가 최희주님은 KBS <TV 책을 말하다> 연출자, 작가였다. 한 때 즐겨볼 뿐 아니라 방청하러 방송국에도 많이 갔었기에 아마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반가웠다. 벌써 5년쯤 된 것 같다. 그때 나는 냉장고에 대한 문제의식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냉장고 없이 사는 삶을 모색해보며, 현대 문명을 성찰하려 한다.
책 표지를 보면 부제로 ‘가전제품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냉장고의 진실’하면서 냉장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책을 펼쳐보면 냉장고의 역사가 나오면서 우리에게 꽤 유익을 준 것도 알려 준다. 대표적인 것이 위암 사망률을 낮춘 것이다. 옛날에는 음식을 오래 보관할 수 없었기에 소금을 써서 짜게 절여 놓는다. 하지만 냉장고의 등장으로 음식 보관이 쉬워지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음식이 싱거워졌다. 그래서 위암 사망률이 좀 감소했다는 말인데 상당히 일리 있었다. 싱겁게 먹는 나로서는 냉장고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걸 처음 발견했다.
하지만 냉장고에 균이 상당하다. 병(균)을 저장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냉장고에 있으니 괜찮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착각일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냉장고에 음식과 함께 병(균)을 저장해두고 사는 것이다.
책은 전체 9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앞 3장만 가전제품 냉장고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이후는 음식과 생산자-소비자, 로컬 푸드, 냉장고 문화, 채집 등의 이야기다. 의외로 문명과 삶에 대한 성찰이 깊었다. 하긴 냉장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으로 책이 가득하면 굳이 책을 볼 이유가 있을까 싶다.
음식은 생명이다. 하지만 상품이 되고 생명의 가치를 상실했다. 농부의 정성을 생각하기보다는 몸에 좋은지, 가격이 싼지를 주로 찾게 되는 오늘날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음식 문명 성찰은 상당히 적실하고 필요한 것 같다. 채집으로 사는 삶이 가능하냐며 너무 이상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건강한 삶에 대한 고민을 하고, 더 아름답게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지며 살려면 충분히 고민하고 시도해볼 일이다.
영상으로 만들었던 것을 책으로 엮어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다. 내용도 쏙쏙 들어오고, 정보도 다양하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책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보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