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시대가 흐르고, 변해도 계속 통찰을 준다. 거의 2000년 전에 쓰인 글인데, 오늘도 유효한게 신기하다. 그러한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번에 한비자의 글을 읽으면서 생긴 질문이다.
내 나름대로 답을 해보면, 구체적인 생활과 사건을 기반으로 서술한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추상적이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을 펼쳐내며 누가 들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이야기하니 시간이 흘러도 계속 그 책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에 더해 삶을 내다보는 지혜가 한비자 글에 녹아 있다. 예를 들어 “굶어죽은 영왕”이라는 글에보면, 제후들 앞에서 무례한 모습을 보인 영왕이 신하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결국 반란이 일어나 궁에 들어가지 못하고 굶어죽게 된다. 왕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잘 말해주는 글이다.
한비자의 글은 대부분 왕과 신하의 관계를 다룬다. 왕이 충신과 간신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를 이야기로 잘 풀어낸다. 특히 [고분편]에 담긴 이야기는 한비자 자신의 삶을 그려 놓은 듯 하다.
한비자의 삶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원전 3세기, 한나라 왕의 아들로 태어났다. 모친의 신분이 낮아 왕족이긴 하지만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순자에게 학문을 배워 탁월한 재능이 있었지만 언변이 어눌했고, 고국인 한나라에서 그의 뜻이 반영되지 못했다. 자신의 이론을 받아 실천해줄 진나라로 가지만, 다른 신하의 계략으로 죽음을 맞게 된다. 이러한 한비의 출생과 사상이 간략하게 책 뒤에 정리되어 있다.
한편 고전을 만화로 풀어내는 것은 상당히 유용한 작업이다. 고전이 갖고 있는 힘이야 많이들 공감한다. 여기저기서 고전, 고전 그러니 왠지 숙제처럼 읽어야 할 것으로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읽기는 쉽지 않은 게 보통이다. 아무리 좋다고 하여도 한문이나 딱딱한 글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 책 <한비자>는 만화로 되어 있어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읽고 또 읽다보면 알게 모르게 이야기가 삶에 스며들지 않을까 싶다. 책의 대부분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중간 ‘역사오버랩’, ‘고사오버랩’, ‘고훈의 교훈’, ‘평설’ 등이 끼어 있다. 이 글들로 인해 책이 더 풍성해진다.
출판사와 저자가 이 책을 시작으로 고전 만화를 계속 출간한다고 하니 자연스레 기대가 된다. 출간 작업이 활발해지면 좋겠고, 그만큼 사람들도 많이 읽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우리도, 사회도 조금 더 성숙해질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